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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 슈퍼 전담

박남희 글 / 최정인 그림 | 샘터 | 2024년 02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4건 | 판매지수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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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92쪽 | 210g | 150*210*7mm
ISBN13 9788946474390
ISBN10 894647439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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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복이, 즉 강오복으로 말하면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오복 슈퍼’ 아들이다. 나는 깡복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난 척 대마왕에 좀스럽기까지 하다. 과자를 책가방보다 더 큰 봉지에 담아 학교에 온다. 그러면 오복이 주위에 아이들이 오글오글 몰린다.
--- 본문 중에서

요즈음 할머니의 폐박스 수거 사업은 약간 내리막길이다. 경쟁자가 갑자기 늘었다. 할머니 또래의 어떤 할아버지는 리어카에 폐지를 산더미처럼 쌓고도 끄떡없다. 할머니의 폐지운반 도구는 유아차다. 유아차에 폐지를 가득 실으면 앞에서 할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할머니는 집에 폐지를 모아 두었다가 리어카를 빌려서 고물상에 가지고 간다. 이런 상황에 전담 가게가 생기는 건 횡재나 다름없다. 오복이 말이라 좀 꺼림칙하지만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신하라고? 나보고 네 신하를 하라고?” 나는 오복이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물었다. 무슨 개똥 같은 소리냐고 화를 버럭 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할머니 사업과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뭐, 계속하는 건 아니고 인턴처럼 일주일만 해.” 언젠가 친척 형이 직장에서 인턴을 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인턴을 해야 정식 직원이 된다고 했다. 그럼 내가 할머니 대신 인턴을 하는 건가?
--- 본문 중에서

“오복이가 친구 데리고 온 건 처음이네. 뭐 맛있는 거 해 줄까?” 오복이 엄마가 방문을 열고 말했다. “아니요. 친구가 아니고 신…….” “친, 친구야. 우리가 알아서 할게. 엄마는 그만 나가.” 친구 아니고 신하라고 말하려 하자 오복이가 입을 막았다. “야, 너하고 무슨 친구냐. 친구가 어떻게 신하가 돼.” 나는 두 눈을 치켜떴다. “엄마한테 어떻게 신하라고 해. 그냥 넘어가. 명령이야.”
--- 본문 중에서

오복이는 할 수 없이 가방을 돌려받아 맸다. “야, 너네 아빠 안 보이면 내가 맬게.” 나는 오복이 옆에서 소곤거렸다. “됐어. 사람들이 나를 나쁜 놈으로 보는 건 싫어.” “맞아, 넌 나쁜 놈이 아니니까.” 나는 오복이가 진짜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좀 욕심이 많고 싸가지가 없고 속이 좁을 뿐이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오복이가 한 것보다 더 심하게 신하를 시킬 자신이 있다. 하지만 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신하를 해 본 사람만이 아는 마음이 있다. 친구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사람이 사람을 낮추어 보고 마음대로 하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한 가지다. 오복이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이 시간 이후로 오복이의 치명적인 약점을 영원히 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친구의 약점은 감춰 주는 게 예의니까. 오복이는 더 이상 찌질하지도, 좀스럽지도 않은 친구니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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