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7년 10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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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9쪽 | 492g | 136*196*30mm |
ISBN13 | 9788954603904 |
ISBN10 | 8954603904 |
발행일 | 2007년 10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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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9쪽 | 492g | 136*196*30mm |
ISBN13 | 9788954603904 |
ISBN10 | 8954603904 |
문득 다음 장으로 페이지를 넘기기가 두려워졌다. <데미안>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 흡사한 감정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니 다소 결말이 허망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라는 껍질을 깨고 새로운 나를 탄생시키는 것도 물론 어렵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린 그 과정의 첫발을 이제 막 내디뎠을 뿐이라는…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는 그 이름이 주는 무언가가 있다. 그의 신작이 예약판매 중이라는 보도를 접하자마자 나는 마치 무엇에라도 홀린 듯 결제 버튼을 누르고야 말았다. 하지만 즉각적인 구입에 비해 그의 책을 읽기 위해 집어 드는 건 나날이 추후로 미루어졌다. 지금까지의 그의 작품들이, 쉽게 읽히는 반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야만 비로소 ‘읽었다’는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는 신의 여성성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득 여성의 모습을 한 신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스나 로마의 신화에 등장하는 몇몇 신들이 아마도 여성이었지? 그리고 다산을 상징하는 풍만한 몸매의 조각상들이 몇몇 고대 문화권에서 출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이들이 믿는 가톨릭이나 개신교, 이슬람교 등 소위 고등 종교라 불리는 종교들에서 여성의 위치는 부차적일 때가 많다. 마치 마리아가 예수를 낳은 어머니로서의 존경은 받을 수 있으나 신은 아닌 것처럼… 그렇기에, 읽는 사람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겠지만, 소설 속 등장 인물인 헤런 라이언의 ‘어머니’의 깨어남에 관한 연재기사가 받았다는 ‘이교도적인 것을 부추긴다’는 비난으로부터 이번 작품이 자유롭지 않을 수도 있다. 이언 벅 목사와 같은 관점을 취한 사람이 우리 세상엔 꽤나 많기에…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는 여성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남성인 작가에게 여성성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성성/여성성은 생물학적인 남성, 여성의 문제와는 조금 다르다. 오늘날 주목 받고 있는 관계에 기초한 여성적인 리더십이 꼭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어야만 체득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남성이라 하여도 귀를 기울이면 자기 안에 존재하는 여성성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인위적인 가공 아닌 자연, 본능에 충실한 삶 등을 여성적인 것이라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배꼽’이었다. 아기와 어머니를 이어주는, 탯줄을 끊음으로써 우리는 독립된 하나의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탯줄을 끊는 행위는 우리의 몸에 ‘배꼽’이라는 상처를 남긴다. 내가 누군인지를 물을 때 어쩌면 가장 먼저 주목해야 되는, 우리 존재의 근원성을 담고 있는…
하지만 작가의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일종의 한계를 남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억압해왔던 여성성을 향해 걷던 아테나가 가시적인 행보를 멈춘 까닭은 그녀의 아들 때문이었다. 또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어머니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자칫하면 여성에게 가치 있는 것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가부장적 가치관으로의 회귀로, 더 나아가 여성성의 발현을 위해 여성은 꼭 결혼해야만 한다는 식의 강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이는 아테나의 한계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앤드리아’ 라는 인물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있었다. (비록 이 소설을 통해 그녀에 의해 세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에 아테나가 걸었던 길을 아테나 대신 걷고 있는 앤드리아에 의해 극복되어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중세 시대에 많은 이들이 마녀의 오명을 쓰고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누군가를 살리고 죽이는 극단적인 형태에선 많이 벗어났을지도 모르나, 주류와 다르다는 이유로 오늘날 쉬이 행해지는 차별로 이는 이어지고 있다. 지금껏 억압해온 여성성을 되찾기 위한 시도 역시 마찬가지의 잣대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의 여성은 이기적이다는 비난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 고유의 전통이 파괴된다는 우려에 이르기까지… 그렇기에 아테나는 마녀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결말이 허무하게까지 느껴질 수밖에 없나 보다.
지하철이며 하두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길래
주문해서 봤던 책
지금 2007년 가을동안 읽은 책만 지금까지 약 80여권정도되는데
이 책은 단 10페이지를 읽고 덮어버린 책...
왜 샀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음.
이 책을 주문하기전에 반드시 서점가서 읽어보고
자기에게 맞는 책이라고 판단하면 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