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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머니와 산다

나는 할머니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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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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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474g | 153*215*20mm
ISBN13 9788992751636
ISBN10 89927516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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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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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민경
1974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다 자퇴한 뒤 문학에 대한 갈증 때문에 무작정 상경했다. 서울예대에 합격한 뒤에는 혹독한 습작기를 거쳤다. 쟁쟁한 문단의 별들이 많이 배출된 이 학교 재학 중 서울예대문학상을 받았다. 서른 세살인 2006년에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바로 그 해에 진주신문에서 주최한 가을문예 1000만원 고료 공모전에서 단편소설 「오래된 성탄」으로 당선, 등단하게 되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이성적인 생각만 하기로 한다. 영혼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모두가 다 미신일 뿐이다. 21세기에 귀신 봤다는 사람 한 명도 못 만나 봤다. 나는 이불 속에서 눈을 똑바로 뜨고 내 앞의 어둠을 노려본다. 숨이 답답했지만 차마 이불은 못 걷겠다. --- p.21

너무 놀라 심장이 배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다시 한 번 살펴봐도 할머니다. 돌아가시기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내 책상 밑에 앉아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 나는 내 볼을 세게 꼬집어 본다. 아픈 거 보니 꿈은 아니다. --- p.55

나처럼 치명적으로 반복해서 누군가로부터 거절을 당해 본 사람들은 다시는 거절 당하지 않으려고 벌버둥치기 마련이니까. 어쩌면 나는 엄마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엄마를 시험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 p.118

난 아직도 사춘기인 걸까. 왜 자꾸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거지? 살짝 슬퍼지려고 한다. 은혜가 내 기분을 눈치 챌까봐 김밥 하나를 얼른 입 속에 집어넣고 우물거린다. 버스는 어느새 터미널을 벗어나 복잡한 도심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다. --- p.181~182

할 수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막상 결정을 내리자 마음이 한결 가볍다. 싸워야 한다면 싸우는 거다. 져도 좋다. 비겁하게 회피하는 것보다는 싸우다 지는 쪽이 훨씬 덜 쪽팔리는 거니까. --- p.211

문득 고개를 돌려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다본다. 바로 거기, 내 열 여섯의 생이 저무는 곳에, 가로등이 깜박거리며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레 앞으로 한 발을 내딛는다. 저 앞에는 또 다른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p.234

아빠 말대로 무엇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믿는 쪽을 택했다. 고모가 할머니를 사랑한다고 말한 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고 말이다. 어쨌든 나는 그날 이후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모든 진실은 그것을 알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그 문을 열어 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 p.257~25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 은재는 자신이 엄마보다도 인생을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믿는다. 별 특징 없는 외모에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성적은 언제나 바닥을 기는 평범한(?) 소녀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 아픔이 있다.

자기 자신조차도. 은재가 자기 내면의 아픔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할머니 때문이다. 어느 캄캄한 밤, 은재는 한 달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귀신을 보게 된다. 귀신을 본 것만도 기절초풍할 일인데 그 할머니 귀신이 다짜고짜 은재 몸속에 들어가겠다고 난리다. 은재는 절대로 안 될 일이라며 펄쩍 뛰지만 할머니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는다.

은재에게서 이상한 조짐이 나타난 건 다음날 아침부터다. 아침 밥상에서 입맛 까다롭던 할머니처럼 반찬투정을 하고 이상하게도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된장찌개에만 숟가락이 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툭 툭 내던진 말들이 모두 다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갑자기 사람들의 미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은재는 할머니 귀신을 내쫓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보지만 할머니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결국 자기 안에 할머니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할머니가 자신을 찾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이유란 다름 아닌 은재 자신과도 연관이 있었기에 더더욱 뿌리칠 수가 없다. 비록 할머니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은재는 그렇게도 피하고 싶었던 일들과 정면대결을 할 수 있게 되고,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오는 것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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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계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심사평]

그래서 원종찬 김경연 서영은 김주연 은희경 이순원 안도현 씨 등 심사위원들은 죽은 할머니가 귀신처럼 주인공의 머릿속에 붙어살며 발생하는 여러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의 발상 자체를 ‘매력적’이라 평한다. 따라서 독자 흡입력도 뛰어나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이 없다는 것이다. 굳이 흠이라면 이야기가 너무 잘 짜여져 있는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 심사위원 : 김주연 서영은 이순원 김경연 은희경 원종찬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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