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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3 제1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내 생애의 아이들

내 생애의 아이들

: MBC ! 느낌표 선정도서

[ 보급판 ] 바깥의 소설-25이동
리뷰 총점8.1 리뷰 67건 | 판매지수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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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386g | 140*205*30mm
ISBN13 9788972752646
ISBN10 897275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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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빈센토
2. 성탄절의 아이
3. 종달새
4. 드미트리오프
5. 집 보는 아이
6. 찬물 속의 송어

작품 해설-고요하고 광막한 모험, 가브리엘 루아 - 김화영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마치 고양이가 나무에 기어오르듯이 무릎으로 내 허리와 몸통을 차례로 감고 툭툭 밀며 내게로 기어올라왔다. 목에까지 이르자 그는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꼭 껴안았다. 그는 내 얼굴에 온통 마늘과 라비올리와 감초 냄새가 마구 풍기는 축축한 키스를 정신없이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내 뺨은 그의 침으로 뒤덮였다. 숨이 컥컥 막혀서 "자, 그만 해, 빈센토…" 하고 애원해보아야 소용없었다. 그토록 조그만 아이치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으로 그는 나를 꼭 껴안았다…. 그가 나를 놓아주도록 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내 쪽에서 그를 꼭 껴안고 등을 정답게 토닥거려주면서, 내가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듯이 그 역시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지만 애정이 서린 어조로 그에게 말을 하면서 차츰 차츰 그를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제는 나를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가슴 찢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그를 안심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빈센토」중에서

나는 클레르 앞으로 갔다. 그의 속눈썹은 울음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나는 그의 두 어깨를 꼭 잡아주었다.
"너 나한테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을 해주지 않으련?"
클레르는 내가 또 뭘 더 요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선물이 뭔가 하면 말이지, 요 어린 학생이 나한테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선물이야."
아이는 그의 슬픔 저 밑바닥으로부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두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떨어지는데 그의 두 입술에는 다정하고 아주 참한 미소가 피어났다.
―「성탄절의 아이」중에서

그때 나는 파라스코비아 갈라이다가 닐에게 보낸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입을 꼭 다문 채 그녀는 그 아이 자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그에게 음을 리드해주었다. 목구멍으로 내는 미묘한 음의 진동이 한동안 실처럼 흘러나왔다. 이윽고 그들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한쪽이 처음에는 약간 망설이는 듯하더니 곧 좀더 자신있는 다른 쪽에 이끌려 따라갔다. 그러자 두 목소리가 높아지며 기이하고 아름아운 노래 속에 담겨 날아오르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었다. 그 노래는 실제로 겪는 삶과 꿈속의 삶의 노래였다. 광막한 하늘 아래서 그 노래는 그 어떤 손길처럼 가슴을 움켜잡아 이리 돌리고 또 저리 돌리다가 마침내 잠시 동안 자유로운 대기 속으로 조심스럽게 놓아주는 것이었다.
―「종달새」중에서

그런데 바로 이때 아버지 드미트리오프가 그 과장된 필체의 글씨들 중 한 글자의 밑에 굵은 손가락을 갖다대고는 꼬마의 등을 떠밀었다. 막내둥이 드미트리오프는 즉시 실시했다. 아버지가 그 중 아무것이나 또 다른 글자 하나를 선택하자 이번에도 아이는 글씨를 썼다. 그러나 더욱 순수하고 소박하여 어딘가 고전적인 그 무엇이 느껴지는 그 나름의 독특한 글씨체였다.
서투른 손으로 그는 어린 아이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거칠게 그 어깨를 한동안 주물러대더니 너무 난폭하게 다루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아이의 머리를 자신의 두 팔 쪽으로 끌어당겼다. 꼬마는 아직도 채 긴장이 누그러지지 않았는지 뻗대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는 겁에 질린 작은 얼굴을 아버지의 옷소매에 묻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겁에 질린 두 눈을 아버지에게로 쳐들었다. 그러자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미소가 오갔다. 너무나 짧고 너무나 서투르고 너무나 망설이는 미소여서 아무래도 그 두 얼굴 사이에서 오가는 것으로는 정말 생전 처음인 것 같았다.
―「드미트리오프」중에서

나는 한 줄기 작은 오르막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 아이들이 하늘 저 밑으로 가벼운 꽃장식 띠 같은 모양을 그리며 하나씩 하나씩, 혹은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매번 나는 그런 광경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는 광대하고 텅 빈 들판에 그 조그만 실루엣들이 점처럼 찍혀지는 것을 볼 때면 이 세상에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상처받기 쉽고 약한 것인가를, 그러면서도 우리들이 우리의 어긋나버린 희망과 영원한 새 시작의 짐을 지워놓는 곳은 바로 저 연약한 어깨 위라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절감하는 것이었다."
―「집 보는 아이」 중에서

메데릭은 눈으로 정신없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그 시절, 기차를 탄 사람들은 때가 여름이었는지라 차창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여행하곤 했다. 메데릭은 반쯤 창밖으로 내민 내 얼굴을 재빨리 알아보았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것을 공중으로 높이 쳐들더니 탄력을 받도록 두세 번 휘휘 돌리다가 이윽고 확실한 동작으로 나를 향하여 창문을 통해서 곧장 내 무릎 위로 집어던졌다. 그것은 엄청나게 큰 들꽃 다발이었다…. 나는 무릎 위에 얹어놓은 꽃다발에 눈길을 던졌다. 보드라운 풀줄기가 리본처럼 주위를 둘러 묶고 있어서 아직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내 뺨에 가져다 댔다. 섬세한 향기가 배어들었다. 그것은 태어나자마자 벌써 죽어가기 시작하는 젊고 연약한 여름을 말해주고 있었다.
―「찬물 속의 송어」중에서

『내 생애의 아이들』은 일견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풋내기 여교사와 초등학교의 어린이들 사이의 소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듯하지만, 실은 67세의 원숙한 대가가 쓴 감동적인 성장소설인 동시에 인생에 대한 찬미의 대서사시다.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특징짓는 환기력과 문체의 질감, 그리고 거기서 솟구쳐오르는 고즈넉한 감동이 어떤 것인가를 어느 작품보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젊은 시절 마니토바에서 여교사로 지내던 시절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들을 여섯 편의 중·단편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중·단편들을 단순히 한데 묶어 내놓은 흔한 단편집이 아니라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교한 구조와 통일성을 갖춘 소설이다.
소설에서는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18세의 젊은 여교사가 화자로 등장하여 언뜻 보기에는 산만하게 분리된 듯한 여러 중·단편 전체를 관통하며 일관된 목소리로 조율한다. 여섯 편의 이야기들은 각각 빈센토, 클레르, 닐, 드미트리오프, 앙드레, 메데릭 등 한 명씩의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이 각각의 인물들은 어린 시절의 초상인 동시에 인간과 인생 전체의 초상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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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캐나다 문학의 큰 부인'이라 불리며, 세 번의 캐나다 총독상 수상, 캐나다 작가 최초의 페미나상 수상 등의 화려한 수상 경력과 깊이와 감동을 겸비한 문학으로 캐나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영미문학권, 유럽문학권, 제3세계 문학권에서도 그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가브리엘 루아의 대표작 『내 생애의 아이들』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외국문학을 소개하는 데 지역적, 또는 문화적 편중이 심한 상황에서, 풍요로운 과실을 지닌 한 낯선 문학과의 만남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반갑고 유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빈약한 일상과 자아를 하릴없이 긁어대는 건조하고 메마른 많은 외국소설들에 절은 입맛에, 그 첫 만남은 맑고 찬 샘물처럼 시원하고 감미롭기 그지없고, 감동의 울림과 의미 또한 두툼하고 크다.

『내 생애의 아이들』은 비평의 찬사와 대중의 열광을 동시에 얻은, 가브리엘 루아 만년의 걸작으로, 캐나다의 빈한한 소읍과 작은 시골마을들을 전전하며 8년 동안 교사로 일했던 젊은 날의 체험을 토대로 씌어진 것이다. 여섯 편의 중단편을 묶은 이 소설집에서 특히, 마지막 편인 「찬물 속의 송어」는 그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그러한 평가가 빈말이 아니다.

광활한 평원에 둘러싸인 가난한 이민자들의 마을에 18세의 앳된 여교사가 부임해온다. 부모를 따라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아이들은 평원에 방목해놓은 듯 거칠지만 그만큼 길들여지지 않아 순수하고, 이 떠들썩한 천사 무리와 여교사 간에 일대 아름다운 난장이 벌어진다. 고양이처럼 선생님에게 매달리며 학교라는 낯선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막무가내의 사랑과 기쁨을 호소하는 꼬마 빈센토, 선생님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눈보라 속을 헤치며 손수건을 들고 찾아오는 곱고 어린 영혼 클레르, 감미롭고도 우수에 찬 아름다운 노래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지친 영혼을 위무하는 어린 천사 닐, 검은 불덩어리 같은 열정으로 글씨쓰기에 몰두하는 엉뚱한 아이 드미트리오프, 먼 곳으로 오래 일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어린 동생과 만삭의 어머니를 돌보는 애어른 앙드레, 앳된 여선생님에게 연정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수줍고 야성적인 소년 메데릭.

이 사랑스럽고 때로는 어른보다 더 성숙하고 사랑이 깊은 아이들과 여교사 사이에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구분을 넘어 깊고 애틋한 교감이 오가고, 여교사는 이 아이들에게서 성장의 고통과 강인한 고독, 용기와 헌신의 미덕, 예술과 아름다움이 지닌 놀라운 치유의 힘, 사춘기 특유의 감각적 떨림, 그리고 저항할 수 없는 사랑의 힘과 고통을 발견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여교사의 이러한 통찰을 통해, 소설은 단순하고 소박한 외면을 넘어서고, 아이들은 인간과 삶 전체의 초상으로 화한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이야기인 「찬물 속의 송어」는 각별히 감동적이다. 자연과 야성의 고집스러운 대변자인 메데릭과 어떻게든 질서와 이성을 옹호하려는 여교사 사이에 오가는 미묘하고 애틋한 교감을 기조로, 이 소설은 어린 시절에서 성년으로 옮아가는 시기의 고뇌와 수줍은 마음의 떨림을 이를 데 없이 섬세하고 여운이 긴 필치로 그려 보이고 있다.

이 소설의 고즈넉한 감동은 각기 다른 개성과 심성을 지닌, 그러나 한결같이 선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도 오지만,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작중화자인 여교사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에서도 온다. 그 자신 이제 방금 '청소년기의 몽상에서 벗어나 아직 성년의 삶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 어린 여교사는 아이들에게서 자신이 막 지나온 고통과 혼란을 느끼고 아울러 그들의 어린 야성을 길들여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종종 회의에 빠진다. "이른 아침 교실에 서서 내 어린 학생들이 세상의 새벽인 양, 신선한 들판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학교라는 함정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로 달려가서 영원히 그들의 편이 되어야 옳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었다."

여교사는 아이들 입장에 서서 학교를 '함정'으로까지 느끼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이러한 그녀의 시선 때문에, 평원 곳곳에 있는 아이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아이들의 가난과 시련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어떻게든 아이들을 보호하고 구하려는 그녀의 헌신 덕분에, 학교는 비로소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오가는 자리, 새로운 인식의 터전, 각기 다른 문화와 빈부, 신분 등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는 모든 차이가 화합을 이루는 참된 의미의 '교실'이 된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이 소설은, '감동'이라는 문학의 상수를 훌륭하게 복원한 미덕 외에,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에 많은 시사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을 거느리게 된다.

작가 나이 67세인 1977년에 씌어진 소설이니, 이 소설도 제법 나이를 먹었다. 소설에 등장했던 아이들은 어느새 중년의 고달픈 어른들이 되어 있겠지만, 손에 쥐어도 움직이지 않는, 의심을 모르는 저 '찬물 속의 송어'는 야성과 순결 외에는 알지 못하는 우리 삶의 한 시기에 대한 선연한 상징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회원리뷰 (67건) 리뷰 총점8.1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내 어린 날도 티없었다고 생각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하* | 2011.04.10 | 추천12 | 댓글29 리뷰제목
언제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되고 싶어서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고 어린 날의 나는 생각했었다. 학교 다니는 일이 두려웠고 수업시간에 이해 못하는 내용을 지적받을까 봐 겁냈다. 이해 못하는 것에 대해서 질문할 용기가 없었고 뭘 질문해야 할 지도 모르던 터라 그때 그때 눈치만 보다가 대강 넘어가고 시험을 치루면 보통 점수보다 못하게 나오는 과목들에 대해선 불안을 넘어선 공;
리뷰제목

언제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되고 싶어서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고 어린 날의 나는 생각했었다. 학교 다니는 일이 두려웠고 수업시간에 이해 못하는 내용을 지적받을까 봐 겁냈다. 이해 못하는 것에 대해서 질문할 용기가 없었고 뭘 질문해야 할 지도 모르던 터라 그때 그때 눈치만 보다가 대강 넘어가고 시험을 치루면 보통 점수보다 못하게 나오는 과목들에 대해선 불안을 넘어선 공포감이 내 안의 모든 걸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그런 수업시간과 상냥하지 못한 선생님은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 어린 날의 내 운명이라 여겼다. 선생님에 대한 공포감! 아니 나중에 대인기피증과도 약간 관계가 있을 그런 어린 날의 트라우마가 내겐 분명히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가끔씩 생각나는 선생님들이 계신다. 왜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선생님들이 내겐 없는지, 하필 그 시기의 나에겐 어려운 일이기만 했던 말하기와 제대로 이해하기가 안되어 약간 덜떨어진 아이로 인식되었는지, 왜 성적표의 학교생활란에는 나도 모를 나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는지 당황스러워했다. 그걸 받아보는 어머니는 내게 되물으셨고 덜떨어진 나는 제대로 변명도 못하고 고개 숙이고 입만 삐죽대고 속으로 가슴만 졸였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무척 활달하고 똑똑하다 여긴 어머니는 다른 아이들보다 한살 어린 나이의 나를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유치원도 건너 뛰고 그저 동네 흙밭에서 뒹굴고 노는 목소리 크고 걸음 빠른 아이였을 뿐인데 그걸 대견하게 여기신 건지 학교에 집어넣고 보니깐 엉망이어서 아차 싶으신거다. 정말 그 당시의 나는 엉망이었다. 지금도 그 때가 잊혀지질 않은 걸로 보아 아마도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어린 날에 가질 소중한 마음들이 이래저래 망가져서 고스란히 남아 가끔씩 나를 건드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바뀌는 담임선생님, 지금도 학년 올라갈 때마다 담임이 바뀌는지 궁금하다. 어린 아이의 학습성장과 더불어 또래집단에서 각자 사회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판단과 감성의 짜임새있는 구성력을 인지하게 하고 한 아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에  일년이란 시간은 담임선생님에게 짧지 않나 싶다. 장단점이 분명 있겠지만 한 선생님이 초등교육동안 한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독일식 얘기하면 국내시스템상 안맞겠지만 초등학교 4년동안 담임선생님은 한 분이시다. (지금은 초등학교가 6년으로 개편되었다) 거기에 부담임선생님이 한 분 더 계시거나 두 분일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를 떠나 김나지움(인문계)이나 레알슐레(실업계)등 7~8년의 기간동안 두 번 담임이 바뀐다. 아이들을 최소한 4~5년동안 한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과 관계지어 바라보는 입장이 되고 이는 집의 부모들보다 아이들을 더 확실하게 파악하게 되는 대단한 특징이자 장점이다. 과목별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이동해서 학습성적에 관하여 상담시 아이의 발달상황을 한 눈에 그리고 부모들과 학기에 한두번씩 이루어지는 공식 만남속에서 편안한 대화와 학생의 발달상황을 서로 깊이있게 이해하고 공감한다.

<내 생애의 아이들>은 오래 전 소개되었던 책인데 어른들의 궁색한 삶속에서 어렵지만 생생하게 기억되는 아이들의 티없이 맑은 모습에 내 어린 날의 비극들이 투영되었고 진정한 선생님이란, 진정한 가르침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담담하고도 사랑스러운 글이다. 요즘 교육에 관한 책들이 물밀듯이 밀려나오는 추세이지만 자극적인 제목과  어른들의 장단에 아이들은 그저 따라 춤을 춰야만 할 그런 허망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자기계발서의 목적이 자기실천에 있듯이 많은 교육서들을 읽고 응용하고 참고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이 양갈래로 나뉜 작금의 현실에서는 가당치도 않겠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그 어린 날을 추억할 때 내게도 좋은 선생님이 계셨다는 걸, 나를 정말로 위해 주는 그런 분이 계셨다는 걸 기억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29
파워문화리뷰 교사로서 처음 만난 학생들과의 추억!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22.11.10 | 추천11 | 댓글0 리뷰제목
20세기 초반 캐나다의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시골 마을에 교사로 처음 재직하면서, 저자가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형상화한 소설들이 바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6편의 작품에는 저자가 처음 부임했던 시기로부터 그곳을 떠날 때까지의 교사 생활, 그리고 같은 교실에서 생활했던 아이들과의 추억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 소개 항목에 오랜 시간이 흘러 저자가 67세(1977)되던 해에;
리뷰제목

20세기 초반 캐나다의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시골 마을에 교사로 처음 재직하면서, 저자가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형상화한 소설들이 바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6편의 작품에는 저자가 처음 부임했던 시기로부터 그곳을 떠날 때까지의 교사 생활, 그리고 같은 교실에서 생활했던 아이들과의 추억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 소개 항목에 오랜 시간이 흘러 저자가 67(1977)되던 해에 자신의 젊은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썼다고 하는데, 아마도 처음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당시의 기억이 그만큼 생생하게 기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부임해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눈물을 흘리며 억지로 등교했던 빈센토와의 만남과 추억을 담은 빈센토가 첫 번째에 수록된 작품이다. 저자가 어린 사내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냈던 젊은 신참내기 여고사 시절을 추억하며, 가장 먼저 생각났던 아이가 바로 빈센토였던 것이다지금은 의무교육이라는 제도로 인해서 중학교까지 국가가 교육비를 부담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1950년부터 시작되었지만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세기 초반 캐나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의 배경은 광대한 평원에 위치한 작은 초등학교이다. 아이들의 교육보다는 당장의 생계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사회적 조건, 그리고 먼 길을 걸어서 학교를 오가는 어린 아이들의 현실이 충분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1시간 정도를 걸어 등교해야만 했던 나의 까마득한 중학교 시절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저자에게도 그 시절 아이들과의 만남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겨져 있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그 서절을 회상하는 작품을 남겼을 것이라 여겨진다. <성탄절의 아이들에서는 성탄절을 맞이하여 선생님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건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닐의 사연을 담은 종달새라는 작품 또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피혁공장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들과 그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낸 드미트리오프>, 병든 어머니를 돌보느라 학교에 올 수 없었던 아이의 집을 찾아나서는 교사의 모습이 그려진 집 보는 아이등의 작품을 통해서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떠올려볼 수 있도록 만든다.

 

마지막 작품인 찬 물 속의 송어에서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메데릭과 괴팍한 성격의 그의 아버지와의 일화를 길게 형상화하면서, 첫 직장이었던 학교를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특히 나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학생 메데릭이 자신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마지막 작품은 젊은 여교사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메데릭과의 헤어짐의 순간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기차를 타고 떠나가는 선생님에게 차창 밖에서 꽃다발을 던져주는 메데릭의 모습은 저자에게도, 그리고 독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을 안겨주고 있는 장면이라고 하겠다. 여전히 대학 교단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기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잘 기억나지 않는 초임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애써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의 청춘은 소중하기에, 저자 역시 그 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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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내 교실과 너무 닮은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매**음 | 2007.06.27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과의 첫만남은 수 해전 주말, J와의 약속날이었다.  약속장소는 서점.  서점에 볼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서점 로비가 넓고 또 냉방으로 시원하기도 하고 그리고 책들도 한 번 둘러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일석삼조는 족히 될 만한 약속장소이다.  그러다가 눈에 띄 이 책.  '이제 막 청춘의 꽃가지를 교단에 올려놓는 모든 풋내기 교사들에게....(;
리뷰제목
  이 책과의 첫만남은 수 해전 주말, J와의 약속날이었다.  약속장소는 서점.  서점에 볼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서점 로비가 넓고 또 냉방으로 시원하기도 하고 그리고 책들도 한 번 둘러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일석삼조는 족히 될 만한 약속장소이다.  그러다가 눈에 띄 이 책.  '이제 막 청춘의 꽃가지를 교단에 올려놓는 모든 풋내기 교사들에게....(이하생략)' 책 뒷면에 적혀있던 소갯글에 냉큼 이 책을 집어들었다.  우리는 '이제 막' 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는 여전히 터지지 않은 봉오리를 간직한 신참내기 교사였으니까. 
 
  이 책은 J에게 주었다.  그런데 J가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걸 보면 읽지 않았나보다.  가끔 나는 책을 선물하며 아주 작은 포스트잇에 "XX야, 이 책 어떠니?  이 부분 읽을즈음엔 내 생각도 한 번 해주고....  쭈욱~ 열심히 읽어~" 뭐 이런 따위의 메모를 붙이곤 한다.  그러면 책을 선물하고 얼마지 않아 "책 너무 좋다, 야" 라던가 "요즘 뭐하니?" 하며 문자나 전화가 오기 마련이다.  어떤 책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연락이 오기도 하고, 더러 아무 연락이 없기도 하다.  이런 장난질(?)은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끔 스케치북에 "사랑하는 XX야, 여기 그림을 그리려고 펼쳤겠지?  그림 그리기 전에 선생님께 와서 뽀뽀 한 방 날려줘" 이런 알콩달콩한 메모들을 적어둔다.  그리고 내게 달려와 느닷없이(?) "선생님 사랑해요" 하며 뽀뽀를 쪽 해주기도 한다.
 
  (가끔 나는 지나친 한담을 늘어놓는게 문제다.)  그러면 책 이야기를 해보자.  이 책은 '빈센토' '성탄절의 아이' '종달새' '드미트리오프' '집 보는 아이' '찬물 속의 송어' 이렇게 6편의 중단편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있는 곳, 교실 공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풍경을 자아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을 펼치며 가장 처음 만난 '빈센토' 에는 완전 100% 공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작가가 필시 교사시절을 가졌으리라 생각했는데 끝 부분 작가과 작품 소개를 보니 역시 그랬다.  '빈센토'는 아이들의 첫 등원을 그린 책인데 입학식이 있는 3월 한 달간의 교실 모습이 꼭 이러하다.  우는 아이들,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아이들, 경기하듯 드러눕는 아이들.  7세반은 덜하지만 5세반은 그야말로 여기 저기 곡(哭)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과 일과를 마치고 나면 교무실에서 의례 하는 이야기가 '아, 누가 보면 우리가 애들을 잡아먹는 줄 알꺼야' 하며 한 숨을 내쉰다.  이 '빈센토'는 그런 첫등원의 풍경이 얼마나 잘 살아있었는지. 
 
  그리고 두 번째 '성탄절의 아이' 역시 우리 아이들 그리고 내 교실의 이야기다.  물론 이야기속처럼 교사와 아이들간의 물질적인 교류가 많지는 않다.  이를테면, 학부모님의 선물같은 것은 대개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무어든 주고 싶어 한다.  이걸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솔직한지 알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이다.  '이걸 주면 날 더 좋아하겠지?' 하는 배후의 계산이 전혀 깔려있지 않은 솔직한 감정이다.  그런 아이들이 가져오는 것이 편지, 색종이로 접은 것, 그림, 스티커, 학종이 같은 것들이지만 말이다.  '성탄절의 아이' 역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생님께 무언가 주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었다.
 
  세번째 '종달새'는 지금의 우리 반 아이와 참 닮았다.  이 아이 역시 정말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하는 아이인데 가끔 교실에서 노래를 할 때면 정말 소름이 돋으면서 머리칼을 쭈뼛하게 만드는 아이다.  '종달새' 역시 노래를 잘 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아이들의 노랫소리란 해맑기 그지 없다.  피아노를 치는 나는 슬쩍슬쩍 눈물을 흘리는 졸업식 노래마져 그들의 입에서는 경쾌하고 밝기만 하다.  "얘들아~ 감정을 담아서~" 해보면 아이들은 목소리만 작아질 뿐 슬픈 곡조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노라면 동요는 희망차야 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한없이 즐거워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네번째 '드미트리오프'는 아이의 부모가 촛점이다.  교사를 곤혹스럽게 하는 학부모들.  그 분들에게는 교사란 그저 반나절 내 아이를 잘 봐주는 사람 정도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다.  메모나 전화나 편지나 면담의 과정은 필요치도 않은 듯 다이렉트콜을 날린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원장실 더 나아가 교육청의 수화기에는 담임교사에게 불만이 넘쳐나는 그들의 볼멘소리로 귀가 따갑다.  물론 원성을 쏟아놓는 그들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는 친절과 사랑으로, 학부모들에게도 이 못지 않은 정성을 쏟아주어야 하고 '내가 당신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는 느낌을 가슴판에 아로새겨주면 어떤 문제도 문제 삼지 않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상 아이들과 학부모를(또 교장, 원장을 ^^) 동시에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드미트리오프' 에서는 이미 교사들에게는 피해가고픈 대상이 되어버린 이런 학부모에게 지레 겁내지 않고 그 아이의 장점을 발견해주고 용기있게 나아가는 교사의 모습도 담고 있다.  그래, 학부모님이나 아이들이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사랑' 이다.  그것일 뿐이다.
 
  다섯번째, '집보는 아이' 는 몇 해전이 떠올랐다.  우리 반에는 해마다 고아원에서 오는 아이들이 서넛 있었다.  시설에 보호중인 7세 유아들에게는 유치원 교육비가 전액 무상이다.  7세반 담임인 나는 버려졌거나 부모가 없거나 혹은 부모가 보호하고 있지 못한 아이들을 많이 맡아왔다.  '집보는 아이'는 내가 맡아온 아이들처럼 고아는 아니지만 가정 형편이 몹시 어려워 학교를 더 다니지 못하고 집을 보아야 하는 딱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교사라면 그들을 정말 품어주어야 하고 부모의 따뜻한 가슴을 나눠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때 우리 반 아이가 한 가슴 아픈 이야기에 나는 울고 말았다.  그래서는 안되었는데....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전요...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까 엄마가 없더라고요.  아빠가 엄마는 집나간거래요.  근데 백밤을 자도 아빠는 일어나니까 계속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라는 말에 나는 정말 울고 말았다.  그러나 결손가정의 아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아서는 안되지만 역시 적지않은 문제들을 일으키는 건 사실이다.  과격하고 폭력적이거나 거짓말이나 도벽을 보일 확률이 높다.  이 말에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것은 물론 누구나 그럴 수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조금 높은 확률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 번은 교실에서 자지러지는듯한 울음소리가 나서 그 곳으로 가보았더니 바늘로 아이를 마구 찌르고 있는 그 아이를 발견했다.  그 바늘은 교실 환경판에서 빼낸 시침핀.  그 아이를 호되게 야단쳤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하면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라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졸업을 하고 나서는 그 어떤 졸업생보다 인사를 잘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교사의 사랑이 부모의 사랑을 넘을 수는 없겠지만 반드시 그 사랑을 흉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찬물 속의 송어'는 젊은 여교사에게 연정을 품게 되는 한 어린 소년이 등장한다.  첫사랑을 말하라면(짝사랑도 첫사랑이 된다는 전제하에) 학창시절 선생님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런 기억이 있고. ^^  여교사가 다른 곳으로 발령받아 떠나는 기차를 자전거로 쫓아오며 그 무릎위에 들꽃으로 묶어만든 꽃다발을 던져주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젊은 시절 피끓는 연인에 대한 사랑에 비할 수야 있겠냐만은 사제지간의 사랑은 항상 포근하고 따사로운 것인가 보다.
 
  교사는 한 없는 기쁨과 설레임을 가져다 주는 이들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해야 할 것이며 그 만큼의 사랑으로 화답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유난히 까만 빛의 눈동자 아이들에게 '솔직한 사랑'을 이토록 누리는 직업이 몇이나 되겠는가?  책을 덮으며 아이들 앞에서 허둥대던 초년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름과 동시에 조금은 그들의 사랑에 안일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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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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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예전에 읽었던 기억에 다시 두고두고 읽고 싶어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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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뿡* | 2022.09.17
평점5점
잘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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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w****o | 2018.07.17
평점5점
교사를 꿈꾸는 제자에게 선물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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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2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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