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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10 제8회 올해의 책 후보도서
순수 박물관 1

순수 박물관 1

모던 클래식-027이동
리뷰 총점8.4 리뷰 70건 | 판매지수 12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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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40*210*30mm
ISBN13 9788937490279
ISBN10 893749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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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2 샹젤리제 부티크
3 먼 친척들
4 사무실에서의 밀회
5 푸아예 레스토랑
6 퓌순의 눈물
7 멜하메트 아파트
8 최초의 터키산 과일 사이다
9 F
10 도시의 불빛과 행복
11 희생절
12 입맞춤
13 사랑, 용기, 현대성
14 이스탄불의 거리, 다리, 비탈길, 광장
15 언짢은 인류학적 사실 몇 가지
16 질투
17 이제 내 인생은 당신과 결부되어 있어
18 벨크스
19 장례식에서
20 퓌순의 두 가지 조건
21 아버지의 이야기 : 진주 귀걸이
22 라흐미 씨의 손
23 침묵
24 약혼식
25 기다림의 고통
26 해부도 : 사랑의 고통
27 몸을 뒤로 젖히지 마, 떨어지겠어
28 물건들이 주는 위로
29 그녀를 생각하지 않는 순간은 없었다
30 퓌순은 이제 여기 살지 않아요
31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거리들
32 퓌순인 줄 알았던 그림자와 환영
33 저속한 소일거리
34 우주의 개처럼
35 내 수집품의 첫 씨앗
36 사랑의 고통을 달래 줄 작은 희망
37 빈집
38 여름의 끝을 장식하는 파티
39 고백
40 해안 저택이 가져다준 위안
41 배영
42 가을의 우울
43 춥고 외로운 11월
44 파티흐 호텔
45 울루 산에서의 휴가
46 약혼녀를 두고 가 버리는 게 정상이야?
47 아버지의 죽음
48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는 거야
49 그녀에게 청혼할 참이었다
50 이번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는 거야
51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것만이 행복이다
52 삶과 고통에 대한 영화는 진솔해야 돼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거울 앞에 있는 작은 선반에서 퓌순의 립스틱을 보았다.
그것을 집어 냄새를 맡고는 주머니에 넣었다.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하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과 집착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첫 장편소설
“나는 이 소설로 기억될 것이다.” ─오르한 파묵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장편소설 『순수 박물관』(전2권)이 민음사 모던 클래식(27·28)으로 출간되었다. 오르한 파묵은 『내 이름은 빨강』, 『검은 책』 등으로 이미 한국에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순수 박물관』은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터키에서는 출간(2008년 8월) 당시, 초판 10만 부가 2주 만에 소진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고, 이탈리아에서도 출간 2주 만에 5만 부가 판매되는 등, 출간되는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왔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오르한 파묵은 『순수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다.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책에서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30년간 계속된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과 집착
-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1975년 터키 이스탄불. 부유한 집안, 잘나가는 회사, 아름답고 교양 있는 애인, 이 모든 것을 가진 남자 케말이 있다. 그는 아무것도 부러운 것 없이 삼십 년을 살아왔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그럴 것이었다. 사랑하는 연인 시벨과의 약혼식 준비로 바쁘던 어느 날, 케말 앞에 가난한 먼 친척의 딸인 퓌순이 나타난다. 그녀는 시벨의 선물을 사러 갔던 부티크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퓌순은 얼마 전 18세가 되었으며, 미인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다. 케말은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녀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그래서 어머니 소유로 되어 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아파트로 퓌순을 끌어들이는데, 무슨 생각인지 그녀도 적극적으로 그의 제안에 따른다. 그녀와의 밀회가 거듭될수록 케말은 점점 더 행복해지고 삶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만 같다. 자신과 비슷한 집안 출신인 시벨과 약혼하고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한편으로, 퓌순과도 계속 만나면서 삶을 즐길 생각이었다. 어느 날, 퓌순은 문득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그 역시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케말은 시벨과 헤어지고 퓌순과 결혼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지금처럼, 약혼 후에도, 아마도 결혼 후에도, 계속 그렇게 퓌순과 만날 생각이었던 것이다.
친척과 친구를 모두 초대한 성대한 약혼식. 행복해하던 케말은 퓌순이 하객으로 온 것을 보고도 그저 반갑기만 했다. 그러나 약혼식 다음 날, 만나기로 했던 시간에 그녀는 오지 않았고, 그 후 어디서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케말은 퓌순이 사라진 후에야 그녀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고통스러워 하며, 그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사랑을 잃은 고통은 마음이 아니라 육체마저 병들게 하고, 그는 퓌순과 사랑을 나누었던 아파트에서 그녀가 남기고 간 물건들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결국 케말은 약혼녀 시벨에게 퓌순의 일을 고백한다. 시벨은 그것이 그저 지나가는 일이라 생각하며, 자신과 시간을 보내면 케말의 병(퓌순을 향한 사랑)이 나을 거라 여겨, 둘은 결혼도 하기 전에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퓌순을 향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 간다. 결국 둘은 파혼하고, 케말은 본격적으로 퓌순을 찾아다니는데, 마침내 어느 날 퓌순에게서 그를 초대하는 편지를 받는다. 그리고 8년간의 긴 기다림이 시작된다.

내게 있어 행복은 이처럼 잊히지 않는 어떤 순간을 다시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 삶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처럼 선이 아니라, 이런 감정적인 순간들을 하나하나 놓고 생각하는 것임을 알면, 연인의 식탁에서 팔 년을 기다린 것이 조롱거리나 기행이나 강박관념처럼 보이지 않고, 그저 퓌순 가족의 식탁에서 보냈던 행복한 1593일의 밤으로 보일 것이다. 추쿠르주마에 있는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던 모든 날들을 - 가장 힘들고, 가장 절망적이고, 가장 자존심 상하는 날조차 - 지금은 크나큰 행복으로 기억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물건들이 주는 위로, 그리고 박물관
- “모든 사람들이 낭비했다고 생각하는 나의 삶을, 퓌순이 남겨 놓은 것들과 나의 이야기들과 함께 박물관에 전시해 설명할 수 있을 얰라고 상상하며 행복해했다.”

『순수 박물관』은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 케말은 사랑하는 퓌순과 관련된 모든 물건을 모으고, 전 세계 박물관 5,723군데를 다니며 자신의 박물관을 어떤 형태로 만들지 고민한다. 또한 퓌순이 살았으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자신이 8년 동안 드나들었던 집을 사서 그곳을 박물관으로 개조한다. 그리고 그곳에 전시될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 책을 쓸 결심을 한 후, 그 책을써 줄 작가를 만난다. 바로 이 박물관의 이름이 ‘순수 박물관’이며, 이 책의 제목이 ‘순수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수 박물관』은 ‘순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을 독자들이 보고 있다는 설정하에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를 들면 “퓌순은 내가 박물관 입구에 한 짝을 전시해 놓은 그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와 같이 소설 중간중간에 박물관 전시품에 대한 언급이 계속된다.

달빛 아래, 물건들 하나하나는 빈 공간의 일부인 양 그림자 속에 잠겨 있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나뉠 수 없는 분자처럼, 나뉠 수 없는 어떤 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순간들로 이루어진 선이 시간이라고 했던 것처럼, 물건들이 모여 선을 이루면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임을 깨달았다. 그러니 작가라면 내 박물관의 카탈로그를 한 편의 소설처럼 쓸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케말이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은 그것에서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 여인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녀의 머리카락과 손수건, 머리핀 등 그녀가 가졌던 모든 물건을 숨겨 놓고, 오랫동안 그것에서 위안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이 담겨 있고 그 사람의 손이 닿았던 물건들을 바라보고 또 만지면, 마치 그 물건에 어떤 위안의 힘이 있는 듯 사랑의 고통이 줄어들 뿐 아니라, 그 안에 쌓여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나의 박물관은 퓌순과 나의 모든 인생이고, 우리의 모든 경험입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물건들을 보는 나의 시선은 수집가가 아니라 약을 바라보는 환자의 시선이었다. 퓌순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필요했을 뿐 아니라, 고통이 잦아든 후에는 다시 나의 병을 떠올리게 하여 이 물건들과 그 집에서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기 때문에, 나의 고통이 가벼워졌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소설 속 그 작가의 이름이 바로 ‘오르한 파묵’이라는 점이다. 소설 속 오르한 파묵은 몰락해 가는 집안의 아들로, 세상 물정도 모른 채 소설가가 된답시고 혼자 틀어박혀 글만 쓰는 남자로 묘사되는데, 실제 오르한 파묵과 완전히 일치되는 모습이다. 또한 오르한 파묵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의 박물관을 찾아다녔고, 『순수 박물관』의 주인공 케말이 돌아다녔다고 하는 박물관도 모두 오르한 파묵이 직접 가 본 곳들이다. 2008년 방한했던 오르한 파묵은 서울에서도 ‘리움 미술관’을 포함하여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에 들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오르한 파묵은 주인공이 수집했다는 물건들을 직접 모아 집필실에 그 물건들을 놓아두고,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물건들과 박물관의 의미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오르한 파묵은 현재 터키 이스탄불에 직접 ‘순수 박물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소설 속 케말이 ‘순수 박물관’을 만드는 바로 그 자리에, 바로 그 형태의 박물관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는 이 박물관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2권 386쪽)이 들어 있으며, 박물관 지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 케말이 꿈꾸던 박물관이 실제로 문을 열고, 『순수 박물관』을 읽은 독자들은 ‘순수 박물관’을 방문해 그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물건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이다. ‘순수 박물관’은 2010년 8월말에 개관할 예정으로,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리뷰 (70건) 리뷰 총점8.4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한 남자의 지독한 집착이 만들어낸 순수의 공간《순수박물관1,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청* | 2014.01.29 | 추천11 | 댓글0 리뷰제목
오르한 파묵의 작품은 세계 문학과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친근감을 주곤 한다. 아무래도 오르한 파묵의 작품에서 펼쳐지는 공간적 배경이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이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동서양 문화의 충돌지점으로서의 이스탄불은 오르한 파묵의 모든 작품을;
리뷰제목

오르한 파묵의 작품은 세계 문학과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친근감을 주곤 한다. 아무래도 오르한 파묵의 작품에서 펼쳐지는 공간적 배경이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이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동서양 문화의 충돌지점으로서의 이스탄불은 오르한 파묵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내이름은 빨강]에서 오스만 투르크 족의 전통 설화와 페르시안 문학과 서구문명과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문화적 갈등을 로맨스와 추리로 풀어내는 솜씨에 반해 오르한 파묵의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순수박물관》은 오르한 파묵이 노벨상 수상 이후 첫 발표한 책으로 작품을 이루고 있는 주요 뼈대는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지만, 남녀간의 사랑을 통해 서구 성문화와 충돌하게 된 이슬람 사회의 혼란을 작가 특유의 서사로 들려주고 있다.

 

1975년, 이스탄불에서 아쉬울 것 하나 없는 남자 케말은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재원이다. 아버지의 회사에서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스무 살이나 서른 살 정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부하직원으로 둔 케말은 상류층의 신분으로  ‘공무원의 딸’인 완벽한 상류여자 시벨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시벨은 그 자체로 기품있고 상류층에 어울리는 우아한 여자로 그려진다. 가난한 여성이 결혼에 대한 선택폭이 좁은데다가 가난한 노동자계급의 여성들의 불행들을 잘 알고 있는 케말은 혼전 성관계에 대하여 보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혼전 성관계를 맺는 것은 곧 결혼이라는 의미이기에 시벨과의 결혼을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는 케말은 부와 명예, 아름다운 약혼자까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끽한다. 적어도 시벨에게 가방선물을 하기 위해 들린 ‘세나이의 가게’에서 퓌순을 만나게 전까지는 그랬다. 가게에서 먼 친척뻘인 어린 퓌순과 우연히 재회 한 후,  어머니가 투자목적으로 사놓았던 멜하메트 아파트를 둘만의 은밀한 밀회장소로 사용한다. 둘의 사랑이 격정에 이를수록 퓌순과 케말의 사랑이 비극을 암시하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세나이의 가게에 자주 들렸던 이스탄불의 한 여성이 가난하단 이유로 남성에게 버림받은 이야기라든지 케말의 돈많은 친구 자임의 바람둥이 기질과 쌍벽을 이루는 시벨의 여자친구들은 서양의 개방적인 성문화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면서도 혼전 순결을 여성에게 강요하는 1970년대의 터키의 성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혼전 성관계를 하였다는 이유로 평생 결혼하지 못한 채 수많은 남자들의 노리개로 전락한 여인의 불행과 아버지가 젊은 날 너무 사랑했던 애인의 비극적인 죽음은 모두 '퓌순'의 미래를 예견해주는 장치이다. 시벨과의 아름다운, 상류층다운 사치스러운 약혼식이 끝난 후 퓌순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케말에게서 퓌순의 사랑을 듣게 된 시벨도 떠나버린다.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하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과 집착.

 

그러나, 퓌순을 다시 만났을때는 이미 퓌순은 결혼한 상태였고 케말은 퓌순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퓌순의 영화제작자라는 명분으로 퓌순곁을 맴돈다. 8년을 같은 자리에 앉아 퓌순만을 해바라기 하며 퓌순이 버린 담배꽁초까지 소중하게 보관하는 케말. 이렇게 해서 수집된 물건들은 그대로 순수박물관에 전시된다. 

 

이 작품은 떠나버린 퓌순을 위해서 퓌순과 함께 한 모든 물건들을 '멜하메트'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전시 보관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케말이 죽어가면서 부탁한 퓌순의 사랑이야기를 작가에게 의뢰하였는데 이 소설가의 이름이 바로 '오르한 파묵'이다.(물론 픽션)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인 터키에서 서구의 자유연애 사상을 경험한 젊은이들이 보수적인 터키에서 겪는 문화충돌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사랑이 지배층과 피지배층이라는 계급의 소유물로 변질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불행한 터키여성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난하고 어린 퓌순을 첫 눈에 반해 애인으로 삼고는 시벨과 약혼하기 까지의 케말은 사랑에 대하여 보편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여성으로서의 퓌순은 가난한 집안의 여성이 혼전 성관계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끝까지 떨쳐내지 못하는 것으로 불행해진다. 70년대의 터키는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작품에서 보여지는 젊은 세대들이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을 케말과 퓌순의 사랑이야기와 직조하여 짜낸 박물관은 욕망과 문화의 혼종성이 혼재되어 있는 시대에 한 여자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지독한 집착이 만들어낸 '순수의 공간'이다. 한 여자를 향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이 살아 숨쉬는 곳, 그곳이 바로 순수박물관이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0
기억하는 모든 것은 사랑이 된다 - 오르한 파묵의 순수박물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2*****h | 2010.07.19 | 추천8 | 댓글2 리뷰제목
 사랑은 때로 절망적인 균열과 상처를 기꺼이 자처하게 만든다. 당사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 상처들은 사랑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상처가 더 깊은 사랑을 가늠하는 잣대는 되지 못한다. 우리는 상처를 기꺼이 선택하며 다가올 허무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다해 삶을 밀고 나가는 자들을 문학 속에서 종종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서;
리뷰제목

 사랑은 때로 절망적인 균열과 상처를 기꺼이 자처하게 만든다. 당사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 상처들은 사랑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상처가 더 깊은 사랑을 가늠하는 잣대는 되지 못한다. 우리는 상처를 기꺼이 선택하며 다가올 허무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다해 삶을 밀고 나가는 자들을 문학 속에서 종종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서기 위해서 삶을 탕진한 '위대한' 개츠비와 유령이 되어서라도 연인에게 다가서고자 했던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 같은 자들. 하지만 그들의 사랑과 거기에 연루된 어리석은 열정을 목도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얻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낭만에 대한 환상을 품으면서도 안정된 사랑을 갈구하는데서 파생되는 기묘한 불안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쉽게도 문학 속에 나타난 불꽃 같은 사랑은 우리의 환상을 자극하면서 어떤 상징으로만 머문다. 연인을 위해 미친듯이 부를 쌓는 게츠비의 모습과 목숨을 건 사랑을 했던 히스클리프의 모습은 오늘날 TV 드라마 안에서 오글거리는 대사를 남발하며 순정을 간직한 '재벌 2세 훈남'으로 우스꽝스럽게 변모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며 환상을 품지만, 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현실에서 그렇지 못한 우리들을 대리만족시키는 순간의 유희라는 사실을. 드라마는 곧 끝나고, 배경과 인물의 배치만 살짝 바꾼 또다른 환상상품이 기다린다. 그것을 소비하면서, 우리는 서서히 시간을 죽인다. 그리고 불안은 더욱 단단해진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묵의 신작 <순수박물관>은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다. 1,2권 합쳐서 800페이지를 훌쩍 넘어가는 이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기록이다. 그러나 이것은 개츠비와 히스클리프의 그것처럼, 짧은 기간의 사랑이 아니다.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을 두고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발랄하다.

 

 재벌 2세이며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청년 카멜은 연인 시벨과 약혼을 앞두고 들떠 있다. 어지러운 터키 국내 정치상황 속에서도 사업은 번창하고 있으며, 곧 아름다운 신부를 맞이하게 된다. 밤마다 친구들과 비싼 술을 마시며 노닥거리는 이스탄불의 부르주아 카멜에게 고민 따위는 없다. 수도 이스탄불은 민족주의자와 분리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이 뒤섞여 연일 서로에게 테러를 일삼고 군사쿠데타가 일어나는 등 혼돈 그 자체이지만 상류층 유학파들로 구성된 카멜과 그의 친구들은 연일 호화로운 파티에 열중한다.

 

 그러던 어느날 카멜은 연인 시벨에게 줄 핸드백을 사러 가게에 갔다가 18세의 사촌동생 퓌순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곧 서로에게 끌리고, 이 불가능해보이는 사랑은 마침내 사건을 만들게 된다. 그렇다. 그것은 사고로 보이는 사건이다. 사고가 '해결'과 '은폐'를 지향하는데 반해서 사건은 그것에 대한 나름의 '반응'과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카멜은 할아버지가 남겨준 멜하메트의 아파트에서 퓌순과 날마다 만나 섹스에 몰입한다.

 

 보스포로스 해협을 가운데 두고 유럽과 연결되어 있는 터키의 70년대는, 그러니까 소설의 주인공 카멜처럼 이중적인 위선이 지배했다. 유럽의 자유분방함이 유입되고 있었지만 이슬람 사회의 전통은 얼룩처럼 남아 있었고, 대다수 젊은이들은 유럽과 미국의 자유주의를 선호했지만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함을 제어했다. 카멜과 같이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자들은 극소수였으며 빈부격차는 심각했다. 무엇보다도 유럽과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시행하기에는,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르메니아 인과 투르크인들의 분리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서 군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군부 독재와 혼란스러운 정치상황, 세대 간의 인식 차이, 빈부격차, 부폐한 관리들. 1970년대말 터키는 그 시기의 우리처럼 가난과 부폐와 억압과 저항이 뒤섞인 혼란의 도가니와도 같았다.

 

 <순수박물관>에서 1970년대 터키의 정치 상황은 모두 몇 줄의 언급으로만 그친다. 카멜에게 중요한 것은 정치적 입장이나 국가와 사회가 아니라 오직 사랑이었으니까. 44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멜하메트의 아파트에서 카멜과 사랑을 나누던 퓌순은 카멜의 약혼식 다음날 사라지고 만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진보적이며 똑똑한 아내와 젊고 섹시한 정부를 동시에 가지려던 카멜은 퓌순이 실종된 후에야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339일 동안 퓌순을 찾아 헤매던 카멜은 마침내 퓌순을 만나지만 339일 동안 상황은 바뀌어 버렸다. 퓌순은 22세의 젊은 시나리오 작가와 이미 결혼한 상태였던 것이다. 퓌순 때문에 시벨과 파혼까지 감행했던 카멜은 낙담하지만 결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 카멜을 향해 약혼녀 시벨은 냉소적으로 말한다.

 

 "우리 관계에서처럼, 사랑은 끼리끼리의 예술이야. 부유한 처녀가 단지 잘생겼다고 관리인 아흐메트 씨나 건설 노동자 하산 씨를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을 터키 영화 말고 다른 데서 본 적 있어?"

 "나는 터키 영화를 믿어."

 

 시벨과의 파혼 이후로 카멜은 날마다 네시베 고모(퓌순의 어머니)댁으로 찾아나서 저녁을 먹고 그 집 식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무려 2864일 동안! 유부녀가 된 퓌순은 여전히 냉담하고 동네 사람들은 수근거리지만 카멜은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핑계를 만들며 고모댁에서 저녁을 함께 먹는다. 퓌순에게 다가서기 위해서 퓌순의 남편 페리둔의 시나리오로 만들 영화 제작비를 지원하고 네시베 고모댁의 생활비를 대주는 등 카멜은 2864일동안 거의 그 집 식구가 되어간다. 이 시간 동안 카멜은 퓌순과 관련된 물건들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퓌순이 버린 담배꽁초, 수건, 귀걸이, 빈 향수통, 퓌순이 그린 그림, 단추, 립스틱, 그녀와 봤던 영화의 포스터 등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이 카멜의 수집대상이 된다. 카멜은 그렇게 모은 물건들을 그들이 44일 동안 사랑을 나누었던 멜하메트의 빈 아파트에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그리고 퓌순이 보고 싶을 때면 아파트의 침대에 누워 수집품들 사이에서 그녀의 체취를 느끼며 안정을 찾는다.

 

 부르주아 친구들과 멀어지고, 마흔이 넘어서도 카멜의 열정은 온통 퓌순에게만 머문다. 퓌순의 남편 페리둔이 영화계에서 만난 여배우 파파트야와 불륜에 빠지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된다. 퓌순이 마침내 페리둔과 이혼한 것이다. 카멜은 다시 퓌순을 안으며 다시 얻은 연인을 결코 놓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다. 그러나, 운명은 카멜의 오랜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다. 퓌순과 함께 약혼식을 대신한 여행을 떠난 카멜은 여행지에서 퓌순을 잃고 만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카멜은 홀로 여행을 떠난다. 페테르스부르크, 베를린, 파리, 로마, 런던, 마드라스 등 무려 273군데의 박물관을 돌아보는 '박물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카멜은 자신만의 박물관을 건립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설가 '오르한 파묵'씨에게 자신의 31살(퓌순을 만난 나이)이후 30여년의 삶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만든 박물관에 대해 기록해줄 것을 부탁한다. 

 

 "나의 박물관에서는, 전시실 어디에서도 모든 수집품들과 진열장들, 그 모든 것이 보인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오르한 씨. 모든 곳에서 동시에 모든 물건들, 그러니까 내 모든 이야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잊을 겁니다. 삶에서 가장 커다란 위안은 바로 이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본능으로 만들어지고 정렬된 시적인 박물관에서 사랑하는 옛날 물건들을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위안을 얻는 겁니다." (2권, 386쪽)

 

 

 소설가 오르한 파묵씨는 "객관적인 기록"을 위해서 카멜의 주변 친구들을 인터뷰하려는 계획을 포기한다. 사랑에 있어서 객관적인 사실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케말의 사랑은, 사고가 아닌 한 사람이 자처해서 휘말린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주관적인 경험을, 어긋날지라도 밀고 나가는 열정의 다른 이름이다. 누군가는 케말의 행위들을, 단순한 집착이라고 폄하하리라.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맹목적인 집착이며 정신병적인 수집증일 뿐이라고. 그러나 케말의 사랑은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 세상의 가장 큰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머무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것을 버리는 용기는 흔하지 않다. 그 말은 영화 속의 대사나 고객의 주머니를 노린 광고카피의 한 줄로 소비될 뿐이다. 케말이 버린 가장 큰 것은 돈이나 열정이 아니라, 바로 시간이다. 그러나 케말은 그것을 이렇게 기억한다.

 

 내가 살았던 삶은, '시간' 즉 아리스토텔레스가 지금이라는 순간들이 결합한 선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순간들을 결합시켜 선을 만들거나, 우리 박물관에서처럼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는 물건들을 결합시켜 선을 만들면, 결국 선은 끝에 다다르고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사람들은나이가 들수록, 선 그 자체에 별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깨닫고 슬퍼한다. (2권 36쪽)

 

 순간에 충실하기보다는 '선'으로 결합된 시간을 계산하고 낭비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자들이 가득한 세계에서, 사랑은 끝이 예정된 삶 속에서의 유희로 그친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인간에게 감정마저 빠르게 소모하고 빨리 잊기를 종용한다. 기억이 강렬할수록 삶은 느려지고, 비효율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잊고 빠르게 정리하는'쿨'한 자세를 흉내내면서 우리는 중요한 것들을 상실하는데 익숙해지며 늙어간다. 기억하지 않는다면, 사랑은 소비와 유희로 전락하고 만다.

 

 세속의 관점에서는 케말의 삶이 무모한 낭비와 집착으로 점철된 기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열정과 기억이 없었다면 삶은 건너기 어려운 한낱 장애물일 따름이다. 케말의 박물관에 전시될 마지막 물품은 오르한 파묵씨가 입수한 34년전 퓌순의 사진이다.

 

 "케말 씨, 이 사진을 박물관에 전시하세요."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나의 마지막 말은 이것입니다. 오르한 씨, 잊지 말아주세요."

 "잊지 않겠습니다."

 그는 퓌순의 사진에 사랑을 다해 입을 맞추고는, 재킷의 가슴 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습니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승리한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2권, 403쪽)

 

 

 맨하튼 섬의 불빛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던 게츠비처럼, 우리는 불멸의 사랑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인물을 알게 되었다. 이스탄불의 케말이라는 사내를 말이다. 사랑을 믿는다면, 그리고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기억하라. 기억하는 모든 것은 사랑이 될지니.

 

 

 

 덧붙여 이 매혹적인 소설을 읽고도 집착이냐 질병이냐의 관점에서 케말의 사랑을 의심하는 자들은 부디 깔끔하고 안정적이며 낭만적이면서도 상처 없는 사랑을 계속 갈구하며 늙어가길 권한다.

 

  케말 씨의 박물관은 실제로 올해 8월, 이스탄불에서 개장한다. 소설 속에는 그 박불관의 약도와 입장권이 들어있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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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이처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참* | 2014.06.19 | 추천6 | 댓글2 리뷰제목
터키어로 된, 터키가 배경이 된 소설은 처음이다. 옮긴이의 번역 솜씨가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도 했다. 재미있다는 말로 평을 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본격소설>이란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정말 깊고도 끈질긴, 질병과도 같은 사랑을 표현한 소설이란 생각을 했었다. <순수박물관>은 그 소설 보다 더 미쳤다. 난 아직 사랑의 감정을 그렇게 길게 끝없이 표현한 소설;
리뷰제목

터키어로 된, 터키가 배경이 된 소설은 처음이다.

옮긴이의 번역 솜씨가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도 했다.

재미있다는 말로 평을 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본격소설이란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정말 깊고도 끈질긴, 질병과도 같은 사랑을 표현한 소설이란 생각을 했었다. <순수박물관은 그 소설 보다 더 미쳤다.

난 아직 사랑의 감정을 그렇게 길게 끝없이 표현한 소설은 보지 못했다.

2권이나 되는 두꺼운 책.

 한 호흡도 그냥 두지 않고 사랑을 파헤치고 노래하고 아파한다.

한 여자를 만나 44일 동안 사랑하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매고,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으며, 30년 동안 그리워하고 추모하고 산 남자의 이야기.

숫자의 나열이 말해주듯, 이 남자의 시간은 오직 그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찾는 것에만 의미가 있었다.

우연히 만난 한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게 되고, 찾아 헤매고, 드디어 찾았지만 이미 결혼을 한 몸이었고, 그래도 못보 는 걸 견딜 수 없어 8년을 그 집을 드나들고, 드디어 결혼을 할 수 있게 된 그 날, 사랑을 나누고 난 다음날, 교통사고로 그녀를 잃는다.

그녀를 잊을 수 없고,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박물관을 찾고, 그녀에 관한 모든 걸 전시할 박물관을 세울 결심을 한다. 박물관의 도록이 될 그들의 사랑이야길 써줄 소설가를 찾아 글을 부탁하고 그 이야기가 바로 순수박물관이 된다.

이정도 이면 그녀는 그에게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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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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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읽고 싶었던 책. 좋아요 여운이 오래 가네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 | 2018.02.19
평점5점
정말 읽고 싶었습니다. 읽는 내내 행복할 거 같아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 | 2017.11.20
구매 평점5점
좋아요 읽고 싶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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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강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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