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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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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 모던 클래식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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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44g | 140*217*30mm
ISBN13 9788961706193
ISBN10 896170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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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누군가 숫자를 여덟까지 세고, 파이프로 난간을 두드려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릴 때까지 황소 위에서 버텼다. 그러고는 풀쩍 뛰어 두 발로 착지한 다음, 고꾸라질 것처럼 비틀거리긴 했지만 끝까지 넘어지지 않고 난간을 향해 달렸다. 마침내 멈춰 선 다음에도 그는 격렬한 움직임과 강렬한 흥분으로 인해 숨을 헐떡였다. 마치 대포에서 쏘아져 나온 느낌이었다. 난폭한 몸놀림에서 전해지던 그 충격 그리고 번개처럼 맞춰지던 몸의 균형, 소 위에 올라탔다기보다 자신이 소 자체가 된 것 같은, 그 강렬했던 힘의 감각은 어떤 두려움도 그리고 미처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자신 안의 탐욕스러운 육체적 허기도 가득히 채워 주었다. 그건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하고 참을 수 없이 은밀한 경험이었다. ---「진흙탕 인생」중에서

이 땅은 위험하고도 무심하다. 이 꼼짝도 않는 거대한 대지 위에서는, 제아무리 사방에서 불행한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대도, 인간사의 비극이라는 건 한없이 보잘것없어 보일 뿐이다. 작은 목장에서, 주민이 고작 세 명에서 열일곱 명에 지나지 않는 외딴 교차로에서, 무모하고 난폭한 광산촌의 트레일러 캠프장에서, 그 어떤 종류의 살육이 나 잔혹한 일이 벌어진대도, 그 어떤 사고나 살인이 일어난대도, 하늘에 떠오르는 여명의 빛을 늦출 수 있는 것은 없다. 울타리, 가축, 도로, 정제소, 탄광, 자갈 채굴장, 교통 신호, 육상 경기의 승리를 축하하는 육교 위의 요란한 낙서, 월마트 하역장의 말라붙은 핏자국, 고속도로 사상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볕에 바랜 조화 화환, 이 모두가 덧없는 하루살이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만든 것은 뭐든 유한의 시간 동안만 머물렀다 사라질 뿐이다. 중요한 건 오로지 대지와 하늘이다. 매일 끝없이 되풀이되는 아침의 여명이다. 그렇게 당신은 그 이상 신이 우리에게 베풀어야 할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중에서

새카만 한밤 중, 평원 위에서 모든 걸 완전히 태워 없애 버릴 기세로 치솟는 불길에 둘러싸인 집을 본 적 있는가? 당신 차에서 비추는 헤드라이트 불빛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방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밤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말이다. 그런 거대한 어둠 속에서, 엄지손톱만 한 환한 불꽃이 파르르 흔들린다. 집이 연소해 버리기까지 혹은 당신이 지쳐 떨어질 때까지, 그 광경을 보면서 당신은 그저 앞으로 계속 운전해 나아가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나 차를 길가에 세워 놓고 눈을 지그시 감거나 총알이 총총 뚫어 놓은 듯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 당신은 불타는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들이 계단을 찾아 허둥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볼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은 그들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다른 모든 것들처럼.
내가 크레이지우먼크리크 유역에 있는 폐물 같은 트레일러에 살던 그해, 조제너 스카일즈가 딱 그런 경우라고 생각했다. 단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불타는 한밤중의 집 말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아마도, 술 취하고 마약에 찌든 그 지역 풍토에 보통 사람들이라면 대게 스스로 사그라지게 둘 만한 것들도 통제 불가능한 대재앙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 마음속 잔디에 붙은 작은 불씨가 합해져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외딴 해변」중에서

잭에게 그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굳게 자리 잡은, 너무도 갈망하는 기억이 하나 있다면, 까마득한 그해 여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에니스가 가만히 등 뒤로 다가와 그를 끌어안던 그 순간이었다. 욕망을 초월해 서로 간에 공유된, 허기짐을 채워 주었던 그 침묵 속 포옹.
그들은 그 상태로 모닥불 앞에서 꽤 오랫동안을 서 있었다. 붉은 파편을 내뿜으며 타오르는 불빛을 받은 그들의 그림자가 바위 표면 위에서 하나의 기둥으로 비추었다. 에니스의 주머니 안에 있는 회중시계에서 그리고 불에 타 숯이 되어 가는 장작개비에서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갔다. 별들은 모닥불 위에서 넘실대는 불줄기 사이를 비집고 반짝거렸다. 에니스의 숨결이 천천히 조용하게 다가왔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불꽃의 장단에 맞추어 몸을 좌우로 가볍게 흔들었고, 잭은 그 규칙적인 심장박동 소리와 희미한 전기 같은 콧노래의 진동에 취해, 선 채로 잠은 아니지만 일종의 몽환적이고 나른한 가수면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에니스가 옛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그가 어린아이였을 때 자주 들었던, 녹슬었지만 아직 쓸 만한 구절을 들먹이며 그를 깨웠다.
“이젠 잠자리에 들 시간이야, 카우보이. 난 슬슬 가야겠다. 자 어서, 말처럼 이렇게 서서 자면 안 되어요.”
그는 잭을 가볍게 흔들어 앞으로 살짝 밀어내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잭의 귀로 에니스가 말에 오르며 박차가 흔들리는 소리가, 그리고 ‘내일 보자’ 하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말이 몸을 털며 코를 힝힝거리는 소리, 발굽이 돌에 갈리는 소리.
훗날 따로 헤어져 고된 삶을 살아가는 동안 그때의 그 몽환적인 포옹은 그의 기억 속에서 마법 같은 행복의 결정체로 굳게 자리 잡았다. 그 기억만은 감히 어떤 것도 해칠 수 없었다. 에니스가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고 포옹하지 못한 이유가 그가 안고 있는 상대가 잭이라는 사실을 보거나 느끼고 싶지 않아서였을 거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고 그는 어쩌면, 그들 사이가 그 이상 크게 발전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허나, 그렇다 할지라도 뭐 어쩌랴. 그렇다 할지라도.
---「브로크백 마운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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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강렬하다. 절대적 진실성과 서부 사람들의 언어로 인생의 고통과 고독을 시적으로 비틀어 냈다. -[뉴욕타임스]

오직 소수의 작가들만이 단편과 장편 모두를 편하게 쓸 수 있다. 부싯돌처럼 거칠고 때로는 숨을 멎게 만드는 이 단편들은 퓰리처상 수상작과 함께 애니 프루의 최고 작품으로 우뚝 섰다. -[보스턴글로브]

애니 프루는 미국 서부에 대한 낭만적 이미지를 벗겨 내며 우리 중 어느 누가 인간의 본성을 넘어설 수 있는지 묻는다. 숨 막힐 듯한 이 작품은 그 질문에 대한 그녀의 치명적인 대답이다. -[피플]

정교하면서도 마음 깊숙한 곳에 호소하는 풍부한 문체의 향연, 명확한 이야기와 내면을 드러내는 방식은 미국 소설에서의 주요한 성취이다. -[아웃사이드]

마지막에 이르러 눈물이 가득 고였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는 알았다. 이 이야기를 놓쳐버린다면 남은 생애 내내 후회하게 될 거라는 것을. -리안(영화감독)

사랑과 상실, 그리고 그 후의 결과까지 포함한 거칠고 억압적인 이야기들.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쓴 적이 없으며, 애니 프루보다 잘 쓴 적도 없다.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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