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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손가락 수호대

다섯 손가락 수호대

리뷰 총점9.3 리뷰 9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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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05g | 152*215*20mm
ISBN13 9788952237927
ISBN10 8952237927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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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으로 돌아와 주방 쪽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특별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아빠는 화장실에 들어가 먼저 피 얼룩이 진 와이셔츠를 세탁할 것이다. 그런 다음 몸을 씻고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부어오른 입술과 눈두덩에 마사지를 할 것이다.
거기에 아빠는 눈 주위의 퍼런 멍을 빼기 위해 밤새 달걀을 굴릴지도 몰랐다. 그래도 멍이 지워지지 않으면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새벽에 일찍 회사로 출근할 거다.
“요새 어떤 세상인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 당신 몸이 당신 거야? 은혁이와 내 거야. 제발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간섭하지 마.”
이렇게 엄마가 아빠에게 사정한 것은 셀 수가 없다. 가만히 있는 나까지 끌어들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어떤 날, 엄마는 아빠를 잡고 펑펑 울기까지 했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p.12

“우리는 누규?”
“다섯 손가락 수사대!”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척척 받았다. 이어 예성이가 방송 유세에서 써먹지도 못한 선거 연설문을 자연스럽게 재활용했다.
엄지손가락 강은혁, 다른 사람을 칭찬하겠습니다.
집게손가락 박준형,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가운뎃손가락 고문도, 다른 사람을 욕하지 않겠습니다.
약손가락 오해서, 다른 사람의 약이 되겠습니다.
새끼손가락 최예성,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순서대로 다섯 손가락에 각자의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예성이가 읊어 주는 재활용 연설문을 들으며 낄낄거렸다. 그런데 참 묘하게 잘 어울렸다. 특히 해서 부분에서는 모두 머리까지 끄덕였다.
---pp.102~103

“내가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한참 만에 이준범 형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너희가 ‘다섯 손가락 수사대’는 아닌 것 같다.”
이준범 형사의 말이 맞다. 지금 상태로는 다섯 손가락 수사대라는 이름이 아까웠다. 이쯤에서 다섯 손가락 수사대도, 명예 경찰도 다 그만두고 싶었다. 이준범 형사가 벌써 생각하고 있는 일일지 몰랐다.
“이름을 ‘다섯 손가락 수호대’로 해라. 수사와 수호는 다른 거야. 수사는 경찰들이 하는 것이고 수호는 누구든지 할 수 있지. 너희는 먼저 너희 자신을 지키고 너희 주변을 지켜야 해.”
이준범 형사가 말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그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았다. 나도 너무 어려워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pp.163~164

나는 눈물을 닦고 예성이를 향해 엄지를 척 세워 주었다. 진심이었다.
그때였다. 휴대 전화가 거침없이 울렸다. 엄마였다. 아빠가 다치고 나서 엄마의 전화는 처음이었다. 나는 손이 떨려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대신 예성이가 눌러 주었다. 하필 스피커 버튼을 말이다.
“은혁아, 아빠가 깨어나셨다.”
엄마는 그 말만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거실에는 아직도 엄마의 목소리가 둥둥 떠다녔다. 어느새 방에서 나온 담임 선생님이 내 어깨를 꼭 안아 주었다.
---p.17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본인이 위험해지든 말든 다른 사람을 돕는 은혁이 아빠에게 엄마는 늘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 제발 가족들 생각해서라도 간섭하지 마.”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날도 거리에서 싸움을 말리던 아빠가 도리어 폭행을 당하고,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속에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의식 불명에 빠진다. 은혁이는 가해자보다도 도움을 받은 그 누군가가 나서 주지 않는 현실, 그리고 사건을 방관하는 어른들에 실망을 느끼며 직접 범죄 지도를 그리고 수사에 나서 본다.

※ 한 줄 소개 : 회피 대신 정의를 택한 너와 나, 다섯 손가락 수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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