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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에게
리뷰 총점9.2 리뷰 19건 | 판매지수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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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54위 | 소설/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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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25*190*20mm
ISBN13 9791189467067
ISBN10 1189467062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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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두려움 없이 말하는 자의 두려움을 그린 시] 『수학자의 아침』 이후 5년, 반가운 김소연 시집.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시인”(유희경)이란 소개답게 애틋하고 단단한 언어로 마음의 수채화를 그립니다. 우리 바깥의 우리들 모습을요. 표정은 숨기면서도 곁에는 있고 싶어 서로의 뒤쪽에 있으려 하는 우리의 시간들이 펼쳐집니다. - 문학MD 김도훈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 그 좋았던 시간에 대하여
다른 이야기
코핀 베이
경배
손아귀
바깥
누군가
꿈에서처럼
편향나무
출구
냉장고의 나날들
사갈시
기나긴 복도
i에게
쉐프렐라

2부 | 동그란 보풀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노는 동안
동그란 흙
우산
너머의 여름
있다
뭇국
유쾌한 얼굴
남은 시간
새장
돌이 말할 때까지
지금은 없는 피아노 위에
스웨터의 나날

3부 | 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 고장 간격
가방 같은 방
제로
너의 포인세티아
관족
밀고
과수원
우리 바깥의 우리
내 방에서 하는 연설
MTBF
방법들
대개
유월 오후의 우유

발문 | 잠잠이 이야기―유희경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
백 년은 살아야겠지
미치지 않고서 그럴 자신이 있겠니
---「편향나무」중에서


어느 과학자는
태양의 흑점을 너무 오래 쳐다보았다고 했다

무려 25초 동안이나

그래서 눈이 멀었다고 했다
그래도 좋았다고 했다
---「사갈시」중에서


유충을 박멸해야 목화가 자란다
들끓는 것들을 제거해야 소원을 이루는
무더운 여름의 무서움에 대해 생각한다
---「너머의 여름」중에서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들과 우정을 나눌 차례가 왔고 아침이 왔다
주워온 조약돌 하나를 꺼내어 마주했다 돌이 말을 할 때까지
---「돌이 말할 때까지」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없는 당신의, 없는 팔베개 속에서 느껴지는
혼자라는 감각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우리를 우리라고 불렀던/마지막 시간이” 끝나는 곳으로 흘러간다. 시집이 펼쳐지는 순간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이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시간을 경험한다.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 그곳에서 “손을 꼭 잡은 채로 영원히 삭아”가는 모습이 된다.

처음 만났던 날에 너는 매일매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어떤 용기를 내어 서로 손을 잡았는지 손을 꼭 잡고 혹한의 공원에 앉아 밤을 지샜는지. 나는 다소곳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우리가 우리를 우리를 되뇌고 되뇌며 그때의 표정이 되어서. 나는 언제고 듣고 또 들었다. 곰을 무서워하면서도 곰인형을 안고 좋아했듯이. (…)
―「다른 이야기」 부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은 아마도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가 아니었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우리가 아니게 된다.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마다 우리는 점점 닳아 사라진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을 겪거나, 혹은 그저 시간이 흐르는 탓에.

결국 언젠가는 이렇게 말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당신과 친했던 적이 있었어요. 당신에 대해 아주 잘 알았습니다. 열 손가락에 각인된 지문을 살펴보며 낄낄댔던 장면이 기억나요. 실은 그것만 기억이 납니다. 당신을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못 믿겠어요.” 우리가 언제까지나 우리일 수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는 시의 옷을 입고 더 진리에 가까운 모습으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다. 선연하고 낯선 감각, 그 ‘혼자인 감각’이 아니고서야 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를 감각하면서, 혼자를 감각한 뒤에야 혼자인 나는 소리 없이 웃을 수 있다. “없는 나무 그늘 속에 앉아, 없는 당신의, 없는 팔베개 속에서.”

공포를 아는 얼굴이 되어갈 때

모든 게 끔찍한데
가장 끔찍한 게 너라는 사실 때문에
너는 누워 잠을 자버리지
다음 생애에 깨어날 수 있도록
―「경배」 부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온갖 두려움과 맞닥뜨린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 혼자가 되는 두려움, 성장에 대한 두려움, 차별에 대한 두려움, 진실을 마주하는 두려움, 생존 위협에 따른 두려움…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일이 두려움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소연의 이번 시집에는 두려움, 공포와 죽음을 환기하는 말과 이미지들이 자주 등장한다. “들끓는 것들을 제거해야 소원을 이루는/무더운 여름의 무서움”에 대해, “버려지면 좋았을 내가 남몰래 조금씩 미쳐”가는 일에 대해, “사나운 꿈”이 “이마를 열어젖히는” 일에 대해, “해일처럼 거대하고 끔찍한 내가” 나를 덮쳐오길 기다리는 일에 대해 김소연은 쓰고 있다. 그러한 끔찍함에 대한 인식들은 김소연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서늘한 목소리와 맞물려 한층 더 무서운 것들로 변모한다.

하지만 한편 김소연은 그러한 두려움들을 피하거나 진정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소연은 “귀여운 병아리들이 무서운 닭이 되어 제멋대로 마당을 뛰어다니다 도살”되는 풍경을 “좋았다”의 직유로 사용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김소연은 말한다. “공포를 아는 얼굴”이 “가장 원하던 얼굴”이라고. 그러한 의미에서 김소연은 무서운 것들로부터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귀한 미감을 가진 시인이다. 마침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아름다움을 다하여 나는 시를 쓰는 중이다./죽이는 소리에 죽는 소리를 입혀서.”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에 대하여

『i에게』의 뒤편에는 후배 시인 유희경이 쓴 「잠잠이 이야기」라는 발문이 실려 있다. 유희경이 보고 겪은 김소연의 초상 스케치 및 유년 시절부터 등단 이후 오늘날까지의 연보를 겸하는 글이다. 유희경이 바라본 김소연은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또한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하고, 우리가 이따금 모습을 바꾸는 와중에도 여전히 시인인 사람이다. 가까운 후배가 쓴 애정 어린 산문을 통해 독자들은 인간 김소연의 일면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9.2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매력을 알아보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 김소연 『i에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C*****C | 2018.11.24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그럴 리 없겠지만 시를 이제 그만 읽어야 되나 종종 생각한다. 시집을 300권 넘게 읽다 보니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 없다. 각각의 시집 간 차이, 문장 작법에서 묘미를 찾는 조금 서글픈 감상 상태다. 그래서 새로운 시를 발견하기 위해 시집을 더 열심히 읽는 것이기도 하지만.      시작법도 있듯 시를 쓸 줄 알게 되면 시인들은 자신만의 패턴으로 시를 쓰기 시작;
리뷰제목

그럴 리 없겠지만 시를 이제 그만 읽어야 되나 종종 생각한다. 시집을 300권 넘게 읽다 보니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 없다. 각각의 시집 간 차이, 문장 작법에서 묘미를 찾는 조금 서글픈 감상 상태다. 그래서 새로운 시를 발견하기 위해 시집을 더 열심히 읽는 것이기도 하지만.
    
시작법도 있듯 시를 쓸 줄 알게 되면 시인들은 자신만의 패턴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수술대 위에서의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이란 로트레아몽의 시구처럼 일상적인 것을 생소한 곳에 배치(데페이즈망 기법)하면 재밌는 효과가 나온다. 의미 거리가 멀 것 같은 것들을 연결해보라. 이 시집에서 ‘자신’과 ‘흉터’를 연결한 문장도 한 예가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거대한 흉터라는 걸 알아챈다면/진짜로 미칠 수 있겠니”(「편향나무」) 
    
질문이 될 거 같지 않은 것들을 질문으로 바꿔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병이 멈추어버린 병은 어떻게 아픈 척을 해야 할까”(「경배」)
“얼굴은 어째서 사람의 바깥이 되어버렸을까”(「바깥」)
“방법이 없는 것과 방법은 있지만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얼만큼 다릅니까”(「대개」)
“이제 전부가 죄인이 되었는데 앞으로 벌은 누구에게 받나”(「우리 바깥의 우리」)
    
문장을 부정적으로 바꿔보라.
“내 생각을 나보다 더 잘 읽는 자는 모두 적이 되어 있었다”(「편향나무」) 
    
반복의 반복을 거듭해보라.  
“빗방울이 만든 웅덩이에/빗방울이 모이고 있다”(「빗방울」)
“우리를 우리라고 불렀던/마지막 시간이 끝났다”(「유월 오후의 우유」)
“햇볕이 햇볕을 향해 몸을 낮추다가/햇볕이 순식간에 잡아먹은 걸 바라본다”(「누군가」)
“죽을힘을 다하다 죽어버리는 사람은 있지만/죽을힘을 다한 시는 이 세상에 없었다/죽을힘을 다하다가 죽어가는 화분이 하나 둘 세엣 네엣……”(「밀고」)
“사과를 구하면서/사과로부터 하염없이 하염없이 멀어져가는 사람들”(「과수원」)
“방법은 오늘 아침에 자살을 한다 다른 방법도 같은 방법으로 죽을 수 있다 같은 방법이 반복되는 것 만한 방법은 없다 이 방법이 널리 퍼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방법들」)

정서적인 걸 다루는 시에서는 공감할 문장이 많았지만 이 시집에서 내가 느낀 큰 단점은 사회적인 것을 말하는 진술 시들의 시적 미학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노동자를 다룬 「MTBF」를 비롯해 「뭇국」 등의 시에서 진부한 표현과 시어들이 많이 아쉬웠다. 이건 기성 시인 시에서 내가 자주 느끼는 단점이다.
“솥을 들고/내 나라를 삶아/새로운 친분을 도모한다/불법체류자와 함께 나누어 먹는 두부조림/발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레바논 여자와 함께 나누어 먹는 생수”(「가방 같은 방」)
“심각한 표정은 지식인과 걸인들의 전유물이에요/시인들은 그래서 유쾌한 얼굴을 애써 만들어야 합니다//사나운 개만이 목줄을 차는 나라에서 나는 말해주었다/내 나라에선 주인 있는 개들이 목줄을 차요”(「유쾌한 얼굴」)
    
이렇게 분석하고 있지만 시 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연애도 그렇듯 시의 문법이 보이기 시작하면 시의 매력은 확 사그라든다. 그런 문법이 보여도 관심을 끄는 원심력이 시 속에서 계속 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 쓰기는 더욱 어렵다. 시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명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시인은 하늘이 내린다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한 편의 시를 새롭게 쓴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2
구매 나에게 쓰는 편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민* | 2022.10.09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나에게 쓰는 편지 시집 『i에게』 (아침달, 2022)를 읽고   있잖아, 자기한테 쓴 편지 같은 글을 세상 사람들한테 펼쳐 보인 시인이 있더라고, 김소연 시인이라고 너도 알잖아. 『어금니 깨물기』라는 에세이집 읽었지? 시 쓰기에 대해 어찌나 다부진 소회를 밝히는 부분들이 많았던지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잖아. “시는 온갖 실패를 겪어가며 끝장을 본, 한 줌 재인 샘;
리뷰제목

나에게 쓰는 편지

  • 시집 i에게(아침달, 2022)를 읽고

 

있잖아, 자기한테 쓴 편지 같은 글을 세상 사람들한테 펼쳐 보인 시인이 있더라고, 김소연 시인이라고 너도 알잖아. 어금니 깨물기라는 에세이집 읽었지? 시 쓰기에 대해 어찌나 다부진 소회를 밝히는 부분들이 많았던지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잖아.

시는 온갖 실패를 겪어가며 끝장을 본, 한 줌 재인 샘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여 그 불꽃같이 타오른 생각이 한 줌 재로 남을 때 비로소 시가 된다.” 핵심은 이거구나! 생각했지.

 

그래서 i에게의 시들을 찬찬히 들여다봤어. 시인은 자신에게 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든 게 끔찍한데/ 가장 끔찍한 게 너라는 사실 때문에/ 너는 누워 잠을 자버리지/ 다른 생애에 깨어날 수 있도록”(경배) 이렇게 쓰고 있더라고. 아예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이야. 너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고 했잖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을 항변하는/ 함성처럼 웅장하게 큰 소리를 냈다”(손아귀)고 적었더라고. 사실은, 자기가 항변하고 싶었을 거야. 너도 그랬잖아 살면서 힘들 때마다 주저앉고 싶었잖아. 시인은 탁상시계를 던졌고, 고백의 편지와 맹세가 적힌 종이를 찢었다고 했어. 그 시에는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보여서 안심했어.

나의 말투가 다정할수록/ 너는 역겨워한다”(누군가) 이렇게 말하잖아. 결국은 자기에게 하는 말일 텐데 여기도 너무 날카로워. “할 말이 많아져 입을 다물면서세상을 향한 불평불만을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속으로 삼킨다고 하잖아. 참고 또 참고, 눈물은 혼자만, 아무도 모르게, 벼르고 벼른 마음들을 시로 써낸 시인은 참 멋지더라고!

 

편향나무의 말미에는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거대한 흉터라고 썼더라고. 자기만큼 자신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알 거야. 스스로 상처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i에게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 말들을 묻고 답하고 그렇더라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았어. 그래서 시인들은 저렇게 노는가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사실은 젊은이돌멩이도 모두 자기 자신 아니겠어? 이미 경지에 오른 시인은 말 한 마디가 모두 시가 되는 것 같았어.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

너는 고개를 젖히며 웃는다

머쓱해진 얼굴로 신이 우리 곁을 떠난다

- 쉐프렐라

 

발만 따뜻해도 살 것 같아라고 첫 행에 썼더라니까, 가난하고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도 저렇게 훤히 웃어 재끼는데 신이라고 별수 있겠어? 운명의 무게에 짓눌려 울음보라도 터트려야 그 알량한 신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텐데 시인은 오히려 목젖이 훤히 보이도록웃어 버렸다잖아. 절대로 질 수 없다고 말이야.

 

두 팔을 휘저어 공기를 헝클며 나는

앞으로 앞으로만 걷는다 이제 앞이 알고 싶다

뒤 같은 건 궁금하지 않다

- 남은 시간

 

이 시는 나는 아직도/ 멋대로 듣고 멋대로 본다로 시작해서 나는 아직도 씩씩하고 아직도 아름답다로 끝을 냈더라고. 이 시,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그렇지? 무슨 덧붙일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 자기한테 날카롭고, 불친절한 것 같던 시인이 이젠 아직도 아름답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꾼 것 같아서 나도 그래 보고 싶었어.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보자고.

 

MTBF, 내 방에서 하는 연설, 제로, 있다등의 시에서 관심이 필요한 대상들을 외면하지 않고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따듯한 시선을 부르는 시로 썼잖아. 그의 시 쓰기가 시인으로서 마땅히 써야 할 것을 써 준 것 같아서 무척 고맙더라고! 어금니 깨물기에서도 문제적 장소, 헐벗은 장소에 애착이 간다고 밝혔을 때, 참 마음이 따듯했거든! 이런 선한 마음, 네게도 보낼게. 이제 안녕!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구매 i에게 : 김소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아*********다 | 2018.11.1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시집을 펼치고 처음 만난 다른 이야기 라는 시의 첫번째 문장'처음 만났던 날에 대해 너는 매일매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와 벌써부터 정말 좋지요? *다른 이야기꿈에서처럼스웨터의 나날 *유희경 시인이 쓴 발문도 좋다시집의 생김도 귀엽고 예쁘다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백 년은 살아야겠지미치지 않고서 그럴 자신 있겠니 *십일월에 오월을 생;
리뷰제목

*

시집을 펼치고 처음 만난 다른 이야기 라는 시의 첫번째 문장

'처음 만났던 날에 대해 너는 매일매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와 벌써부터 정말 좋지요?

 

*

다른 이야기

꿈에서처럼

스웨터의 나날

 

*

유희경 시인이 쓴 발문도 좋다

시집의 생김도 귀엽고 예쁘다

 

*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이 세계에서

백 년은 살아야겠지

미치지 않고서 그럴 자신 있겠니

 

*

십일월에 오월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한줄평 (29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재밌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티*****면 | 2022.05.10
평점3점
그냥저냥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히* | 2019.07.17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김*현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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