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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웨이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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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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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86g | 145*210*22mm
ISBN13 9791189932312
ISBN10 118993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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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는 ‘모두 내려놓고 싶다’는 말을 여섯 가지 문장으로 바꿔 표현했다. 그런데도 무수한 관점에서 바라본 죽음에 대한 질문은 형태만 바뀌어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질문에 답하는 테디를 세 시간쯤 지켜보고 있자니 테디가 진정 내려놓길 바라는 고통이 사실은 평가 자체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다.
--- p.17

규정에는 어시스턴트도 함께 슬픔을 표현해도 좋다고 되어 있었다.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공감의 표시로 조용히 눈물을 흘려도 되며, 오히려 그것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나는 ‘사랑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는지 속으로 셌다. 그리고 스물하나를 세다 말고 그만 목이 메어 작게 꺽꺽 소리를 내고 말았다.
--- p.31~32

안락사 추천은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961법안의 주요 골자대로라면 환자가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안락사 논의를 시작하려면 반드시 각기 다른 상황에서 구두로 두 번 이상 안락사를 요청한 기록이 있어야 했고, 요청이 자발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기록이 전산이 입력되면 병원에서는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에게 이 프로그램의 추천서를 보내게 되어 있었다. (중략) 가능한 치료를 모두 시도했는데도 불구하고 건강이 회복될 희망이 없고 환자의 고통을 완화시킬 만한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리고 예상되는 고통의 정도가 법에서 정한 기준 안에 포함되면, 그때부터 합법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환자와 상담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 p.104

“죽어가는 사람에게 강제로 치료를 받게 하다니.”
“강제가 아닐 수도 있죠. 엄마, 끝까지 환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보호자들이 의외로 많다고요. (중략) 아무튼 이슬람교도들은 우리한테 안 와요. 이슬람교에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거든요.”
“그럼 그 성스러운 문을 지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라니?”
“주로 백인이면서 불가지론자. 경제 수준은 중상위 계층.”
“그럼 다른 사람들은? 나머지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니? 이 불쌍한 여자가 그 마법의 단어를 입에 올린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고통 속에서 죽어야 하는 거야? 이런 엉터리.”
--- p.118~119

“죽음이란 이래야죠. 내 남편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은 건 아니었어요. 심장마비였거든요. 병원에서는 그를 살려내지도 못하면서 30분을 넘게 응급처치를 계속하더군요. 나는 그가 죽어가고 있고, 그 사람 역시 그만 멈추길 바란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마침내 의사들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더군요. 그가 평화롭게 떠나도록 내버려두었으면 좋았을걸.”
내가 시신을 닦는 내내 그녀는 평화로운 죽음의 과정에 대해 계속해서 감동했다.
“너무 간단하면서도 멋진 방법이었어요. 정말 간단하군요.”
--- p.176

여자의 시신을 두고 떠나며 약간의 의식을 덧붙이고 싶은 충동도 일었다. 따뜻한 작별인사를 전하고 쿠키를 대접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생을 벗어나는 출구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문을 닫았고 그걸로 끝이었다.
--- p.280

커플과 잠자리를 할 때는 성적인 균형을 맞추기가 꽤 까다로웠다. 특히 각각의 스킬과 힘이 어떤지 이미 알고 익숙해져 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오늘 밤은 호텔 방에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훨씬 생기가 넘쳤고, 처음으로 무제한 자유경쟁 상태에 돌입한 듯 우리는 서로를 애무했다.
--- p.306

“사랑해.” (중략) 안락사가 이루어지던 진료실에서 그 말은 단순히 ‘안녕, 그리고 행운을 빌어’의 의미이기도 했다. 세상 그 어떤 말보다 만트라에 가까운 말이었고, 듣는 사람보다는 말하는 사람에게 더욱 그랬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겁을 먹었을 때 부르는 노래와도 같았다.
--- p.399

“저를 용서해주시겠어요?”
어머니는 용서하겠다는 뜻인지, 못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저 눈이 뻑뻑한 건지 눈을 깜빡거렸다. (중략) 나는 새 빨대를 꽂아 빨대 끝을 어머니 입 앞에 가져갔다. 어머니는 집중하느라 눈을 감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입술을 앙다물고 힘껏 빨대를 빨았다.
--- p.44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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