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8월 12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48쪽 | 540g | 135*197*25mm |
ISBN13 | 9791189995997 |
ISBN10 | 1189995999 |
발행일 | 2020년 08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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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48쪽 | 540g | 135*197*25mm |
ISBN13 | 9791189995997 |
ISBN10 | 1189995999 |
MD 한마디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신작. 다양한 독자 7인과의 문답들을 모았다. 수, 공식의 역사부터 알고리즘, 대수 기하학, 상대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언어가 쉽고 폭넓게 펼쳐진다. 친절한 저자와 함께 질문을 찾다 보면, ‘수포자’마저도 수학적 사고로 자신의 세계가 물들어가는 경험을 할 것이다. - 김유리 자연과학 MD
이 책을 펴내며 서문 세미나를 시작하며 : 수학이란 무엇인가 간단한 수학 활동으로 시작해봅시다 | 모양을 계산하기│수학에 증명이 꼭 필요할까?│수학일까, 물리학일까 1부 | 수학의 토대 제1강 수 체계에 찾아온 위기 수의 발견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키, 지능, 주소, 위도 경도, 기온과 습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 수입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에게 기하학보다 수를 이용한 수학이 더 익숙한 것을 보면, 우리의 사고는 점점 컴퓨터화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수학의 전통을 만든 어느 수학자들│피타고라스와 수의 발견│수의 위기│적분의 기원│현대판 제논의 역설│다시 기하로 제2강 본질을 향한 길고 긴 생각 ‘X는 무엇이다’처럼 정의를 내리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불확실한 세계에 수학만큼은 확실하기를 바랐던 19세기의 수학자들은 수학의 모든 개체를 하나하나 정의함으로써, 무너뜨릴 수 없는 토대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수학은 명료한 사고다?│수에 관한 극단적인 원론│확실한 것에 대한 집착 제3강 답을 찾는 기계 만들기 문명의 발전은 아무 생각 없이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의 수를 늘려 가면서 일어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은 수학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방정식의 답을 기계적으로 찾는 알고리즘도 만들 수 있을까요?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세상을 뒤흔든 수학의 난제│모든 계산이 가능한 알고리즘│그런 알고리즘은 없다│질문을 찾기 위한 질문 제4강 논리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 “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 이 문장은 참입니까 거짓입니까? 맞고 틀리다는 판단은 무엇에 근거하며, 논리적으로 올바른 사고란 무엇일까요? 명제의 참·거짓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정확한 추론을 하는 실력은 수학적 사고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대화로 하는 수학│이 문장이 참이면 김민형은 억만장자다│논리란 무엇인가│이상한 나라의 대화법 제5강 세상을 이루는 함수들 함수에 관한 기초 개념 몇 개를 복습해봅니다. 수학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체계적 언어와 개념적 도구가 축적된 수천 년의 산물입니다. 그러한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우리는 수학적 사고에 한 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함수란 무엇인가│좌표란 무엇인가│사인과 코사인 정복하기 2부 | 수학의 모험 제6강 수 없이 계산하기 수가 없이도 A와 B의 합을 구할 수 있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수 대신 기하학과 비율을 이용해 연산을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기하로 구축한 수 체계를 완성했다면 훨씬 더 일찍 수학이 발전했을지도 모릅니다. 고대 그리스식으로 계산한다면│평면에서 계산하기│증명, 그리고 더 좋은 증명│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수학 이론│관점들 사이의 관계 제7강 차원이 다른 정보들 무한해 보이는 정보 사이에 상관관계를 가능한 한 많이 발견하면, 정보의 ‘차원’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AI가 주도하는 정보과학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정보의 기저에 있는 ‘다차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감각이 될 것입니다. 추상적인 공간을 상상하기│정보의 차원│무한 차원!│소리의 ‘정보’│근본 주파수와 기본 입자 제8강 우주의 모양을 찾는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우주의 깊은 현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과학의 조류를 뒤바꿨습니다.‘ 시간이 상대적이다’,‘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와 같은 말은 구체적인 수학을 모르더라도 당대 예술가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로저 펜로즈의 거시적인 마음│우주의 모양│음악과 수학, 그리고 현대주의│선형함수│시간의 선형성│법칙과 방정식 제9강 수학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본다는 것’은 모양과 실체를 파악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빛이나 초음파, 그리고 중력 등과의 상호 작용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수학적 문명 역시 세상의 실체를 보기 위해 기하 뒤의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일 것입니다. 다시 공리로│우주의 모양을 볼 수 있는가│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세상을 ‘본다’는 것│기하 뒤에 대수 뒤에 기하 뒤에 대수… 세미나를 마치며 특강 : 실수의 파운데이션 세미나에 함께한 사람들 추천사 |
돌이켜 보건대, 10대 시절의 수학에 대한 기억이란 지독히 나쁜 추억뿐이다. 수학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학생이 문제풀이를 틀리면 갖은 체벌로 공포를 조장하는 분들이었다. 손바닥 매질은 기본이고, 엎드려 뻗치게 해서 매로 곤장을 치다시피 하고, 책상 위에 단체로 무릎 꿇고 앉게 해서 허벅지를 매질하고, 출석부로 머리를 내려치고, 팔뚝 안쪽의 여린 피부 가죽을 오색찬란한 멍이 들도록 비틀어 꼬집고. 지금 떠올려도 헉-소리가 절로 난다. 때때로 아직도 꿈속에서 그 장면들이 소환되는 악몽을 꾼다.(거의 트라우마 수준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그 시절에 수학 시험을 백 점 맞는다 한들 수학을 좋아서 했을 리 없다. 입시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학창 시절 자체가 수학 시간에 선생님의 압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수학이었고, 울며 겨자 먹기였다. 대학에 가서 가장 좋았던 점은 과의 특성상 수학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일 정도로. 이러니 나는 오랜 시간을 수학과 내외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까지만 해도 '나란 인간은 뼛속까지 문과형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수학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 건 30대를 통과하면서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폭발적인 독서 시기를 30대에 거쳤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물리나 수학으로 조금씩 독서의 저변을 넓히면서 흥미가 생겼다. 독서를 통해 접하는 물리나 수학은 학교에서 배울 때와 달라서 (한 마디로 인간미와 스토리가 넘쳤다!) 둘 다 점점 좋아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뼛속까지 문과형이던 나는 40대에 이르러서는 골수에서 이과형도 얼마간 조혈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이론이나 공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수준은 못 되지만, 다양한 개념과 법칙을 알게 되면서 세상을 해석하는 시각이 깊어지는 경험을 얻는 기쁨이 너무나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것을 나이 들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경험의 예로 최근에는 독서모임에서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중 하나인 [우리들]을 읽다가 허수와 무리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 뉴턴 하이라이트의 [허수란 무엇인가?]까지 찾아본 적이 있다. [우리들]에 나오는 ‘Χ와 루트 -2와 전락으로 가득 찬 이 삶’이라는 문장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있다. 김상근 교수님의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를 읽고 EBS 다큐로 제작된 방송분을 보다가 리만 가설 설명에 흥미를 느껴서 [리만 가설] 책까지 구입을 했다. 그러다 보니 김민형 교수님의 책도 관심의 연장 선상에 들어왔고, 최근에야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을 생각이 들어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는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 구입을 했다. 때마침 신간도 출간된 터라 바로 2권 격인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기 시작했다.
2권에 대한 첫 소감은, 솔직히 1권보다 어려웠다. 출판사 편집부도 책머리에 “이 책의 내용이 쉽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했고, 김민형 교수님도 서문에서 독자들의 반응을 예측하여 “특히 7장은 한탄이 나올 것이다. ‘이제 계산은 그만 좀 하시오.’”라고 언급하셨으니 나도 대놓고 솔직하게 말하련다. 2권은 1권의 심화 과정 같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1권으로 입문을 뗐으니 더 발전적인 심화로 가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독자의 입장에서는 입문만 계속 나오면 안 되나 싶을 정도로 두 권 간의 난이도 차가 크게 느껴졌다. 나는 여기까지인가, 내 문과형 본성은 숨길 수 없는 것인가, 좌절감이 다시 밀려와 수학이 필요 없는 순간들이 나를 유혹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심히 고민이었다. 1권보다 못하다, 어렵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서 주구장창 맴돌 때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에 김민형 교수님께서 강연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의 이해에 도움이 될까 하여 리뷰쓰기를 멈추고 방송을 손꼽아 기다렸다. 본방 사수로 김민형 교수님이 출연하시는 회차(172회)를 시청했고, 방송이 기대 이상으로 재밌고 즐거워서 내친김에 지난 회차 강연(77회)도 찾아보았다. 태도가 마음의 자세까지 바꾸었다. 그 후에 책을 재독하니 집중이 더 쉬웠다. 오호라, 처음 읽을 때는 공회전하듯 헛돌던 문장들이 제법 명징하게 이해가 되었다. 아이고나 세상에나. 내가 이해 못 한다고 평가절하의 리뷰를 쓸 뻔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조금 나아졌을 뿐 어려움은 여전히 느낀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수학이 사랑스러워지니까 어려움이 흥미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리뷰이지만 책 내용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무슨 재주로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도 못하고 요약한단 말인가. 괜히 더 어렵고 헛갈리게 써서 책을 읽고 싶지 않게 부추기면 안 되기도 하고. (체르멜로 순서수, 디오판토스 방정식, 튜링 프로그램, 급수 함수, 아인슈타인 방정식 등등에 집착하지 않고 공식 너머의 중요한 의미만 캐치하는 걸로 만족하자!) 난 그저 감상만 쓸 수 있을 뿐이다. 동기 부여는 요약이 아니라 감상이 한다고 믿는다.
여기가 이 독서의 끝이 아니다. 누군가는 수학의 매력은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정답을 찾지 못한 수학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수학도, 삶도, 세상에 대한 이해도 정답을 향해 수렴하는 과정에서 정답 못지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 책의 내용을 더 이해하고픈 욕심에 인터넷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검색해보았다. 네이버 지식라이브ON과 edwith, 카오스재단과 아터앤스터디에도 강의가 올라와 있었다. 이 강연들 모두 듣고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어보려 한다. 몇 번이고 다시여도 좋을 것 같다.
♥ 김민형 교수님, [또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도 출간해주실 거죠? 순간이 영원이 될 만큼 오래오래 강연해주시고 책도 계속 내어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수이다." 피타고라스의 말입니다. 기온, 습도, 시간, 공간, 키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것들이 수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말로 들립니다. 당연히 그는 수를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겠지요. 직각삼각형을 이용한 피타고라스 정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피타고라스는 변의 길이가 1인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가 √2라는 사실을 발견한 제자를 살해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유리수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그에게 무리수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은 세상을 위기에 빠트리는 발칙한 행위를 한 제자를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 책은 인간 문명과 함께 발전되어 온 수학적 사고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수학 전문서라기보다는 인문학서, 철학서, 수학역사서에 가깝다고 할까요? 수학의 거장인 저자 김민형 교수와 수학에 관심이 있는 7명의 독자가 한여름밤에 만나 일상적 대화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수학적 이슈에 대한 사색과 토론을 하는 독특한 형식의 세미나를 9회에 걸쳐 진행합니다.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 책이 쓰여졌다고 합니다. 기초적인 수의 개념에서부터 학창시절에 잠깐 본 적이 있는 많은 수학적 이슈들, 인공지능과 프로그래밍 이슈들, 나아가 자연과 우주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의 본질적 문제들을 천착합니다. 수학적 측면에서 인류 문명의 긴 여정을 돌아본다고 하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계를 졸업했지만 학창 시절에 미적분을 포함해 대수, 벡터, 집합, 통계 등 기본적인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수포자도 아니고요. 그래서 이야기 내용의 흐름을 대충 따라잡을 수는 있습니다. 수식을 이용한 설명은 익숙해서인지 오히려 쉬운데 근본이 되는 개념이나 철학적 이야기와 같이 인간의 사고가 수학적 분야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가끔씩 좌절했는지 설명하는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습니다.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세상을 보다 정확하고 엄밀하게 이해하기 위해 논리적 언어와 사고체계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증명방법을 익히고 문제풀이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요. 이제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온다고 합니다. AI시대에는 어떤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것일까요? 알고리즘 이야기도 나오고 튜링 프로그램도 나옵니다. 저자는 수학적 사고가 논리적 사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하나의 예로서 소리와 주파수 분석을 수학적 모델로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정말 신기롭게 느끼지기도 합니다. 수학이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됨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이 보고 듣는 것은 물질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수학적 문명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기하 뒤에 숨어있는 대수, 그 뒤의 기하, 그 뒤의 대수를 끊임없이 발견해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뉴턴물리학이 양자물리학으로 이어지면서 우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듯이, 그 기반이 되는 수학적 사고에 있어서도 열린 자세로 세상의 실체를 제대로 보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으로 들립니다. 무리수의 발견이 소크라테스에게는 세상을 위기에 빠트리는 큰 사건이었을지 모르지만, 사실 무리수의 발견으로 인류의 사고는 확장되고 이를 통해 발전을 이루었듯이 말입니다. 과학 분야의 전공자가 아닌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을 가제본을 통해 먼저 만났다. 가제본의 인상과 이렇게 산뜻하게 출판된 책의 인상은 사뭇 다르다. 뭐랄까, 가제본이 강의의 생생한 느낌을 전한다면, 이 출판된 책은 훨씬 완결된 느낌을 준다(당연한 느낌의 변화이지만, 그 느낌의 인상은 매우 분명해서 상당히 인상 깊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사고를 요구하고 있고, 또 그 사고가 수학에 기초하기를 바라고 있다. 수학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교양수학도서가 이렇게 수식을 잔뜩 적어놓아도 되는 건지 싶을 정도로 많은 공식과 계산식을 쓰고 있다. 어쩌면 김민형 교수는 이 책의 전작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성공에 고무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김민형 교수도 세미나 참여자나 독자들이 그 공식과 계산을 모두 완벽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듯 하고, 또 그걸 기대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다만 그런 수식을 통해서 수학이 다가가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깨닫기를 바랐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 없다. 결국 수학은 쉽지 않은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수학의 접근법을 한번이라도 곰곰이 따져보고 그 끝자락이라도 잡아보는 것이 훨신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이 책은 질문에 관한 책이다. 세미나에 참여했던 이들의 말을 빌어서 질문이 던져지고 있지만, 김민형 교수는 수학이라고 분명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무척 많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독자들에게도 질문을 요구한다. 질문은 수학에 관한 질문일수도 있지만, 결국은 세상을 바라보는 질문이 된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알아야 한다. 아는 게 많을수록 질문은 많아지며 또 고급스러워지고, 또 본질적이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저 논리적으로, 혹은 수치를 따져 가며 생각하는 게 수학적인 생각이 아니라는 것. 김민형 교수는 우리 뇌의 작용을 계산, 그리고 대수라는 것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뇌 속에 있는 뇌세포, 뉴런이란 전류가 흐르거나 흐르지 않는 상태, 다시 말해 켜진 상태와 꺼진 상태로 작용합니다. ... 뇌를 이와 같이 생각할 때 우리가 기억하거나 인식하거나 눈으로 보는 것이 다 컴퓨터처럼 일종의 계산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게 된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컴퓨터가 하는 것이 계산이라면 우리 뇌의 작용도 분명히 계산이라는 것이죠.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논리를 전개하는 것도 일종의 대수라는 점입니다.“ (398쪽)
이게 그저 숫자를 가지고, 혹은 도형을 가지고 하는 일만이 수학적 사고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수학이라는 얘기라 받아들이다.
그리고 현대 수학이 접근법이 어떤 것인지, 한 자락을 본 듯 하다. 인상 깊은 것은 아인슈타인이의 논문이나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의 논문을 통해서 현대의 기하학이 그림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의 논문은 우주의 모양을 다루고 있는데, 논문을 보면 눈에 보이는 기하학은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온통 대수뿐이죠. 20세기 이후 기하를 수로 바꿔서 표현하는 것, 모든 기하학적인 양이나 관계를 대숮거으로 바꿔 생각하는 게 일상화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현대 기하학에는 그림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던 수학과 진짜 수학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