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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84g | 133*200*30mm
ISBN13 9791196914868
ISBN10 119691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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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안전하기를 바란다. 처신을 잘하는 법을 배워야 해.” 아버지는 그가 아주 어렸을 때 그렇게 말했다. 이매뉴얼은 긴 나눗셈을 배우기도 전에 자신의 흑색도를 조절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화가 날 때 웃었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 소곤거렸다.
--- p.17

그는 고함치고 소리 지르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치면서, 이번만은 진정한 본모습으로 돌아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예상하는 행동을 그대로 실현하면서. 앞에 있는 커플의 비명. 그 두려움의 정직함이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느꼈다.
--- p.45

그 순간, 마지막 생각과 함께, 세상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마지막 감정들과 함께, 이매뉴얼은 자신의 흑색도가 서서히 내려가다 완전한 무로, 0.0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느꼈다.
--- p.49

사실 땅바라기들은 누구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으며, 단지 사람들에게 자기는 쓸모없는 땅바라기가 아니라는 당당함을 안겨줄 뿐이다.
--- p.67~68

“괜찮아.” 레슬리가 말한다. 예전 사람들이 그랬듯이, 레슬리가 늘 그렇듯이. 그리고 나는 레슬리의 거짓말을 들으니 행복하다.
--- p.90

나는 내가 한 짓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나면 거인이 된 기분이 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그 말을 하고 나니 허약하고 멍청하고 겁에 질린 기분이 들었다.
--- p.112

그녀는 가능하다면 이 모든 게 조금이라도 덜 끔찍한 일이 되게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그리고 나는 아무리 애써도 그녀가 정확히 어떤 기분이었는지 절대로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돌아보며, 아마 이게 다일 거라고, 세상의 종말은 아닐 거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 p.114

나는 마침내 글쓰기를 시도했다. 나는 글을 끄적거리며 뼛속에서 불길이 이는 자유로운 느낌을 음미했다. 내게 통제권이 있고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으로 이동된 채.
--- p.120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더 많은 혀를, 경험할 수 있는 더 많은 새로운 세상을, 내가 속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더 큰 힘을 갈구했다.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아주 외로웠다.
--- p.131

마룻바닥의 구멍 세 개가 열리고 각기 다른 받침대 세 개가 솟아 나온다. 받침대 A에는 경찰이나 가족, 그 외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홀로그램 전화기가 있다. 받침대 B에는 총이 있다. (진짜 총과 소리와 모양이 똑같은 비비탄 총이다.) 받침대 C에는 아무것도 없다. 터프가이 고객을 위해 마련한 선택지다. 거의 모든 고객이 (내가 그 모듈에서 일하는 동안 84퍼센트가) 받침대 B에 놓인 총을 집는다.
--- p.150

그가 내게 권총을 겨눈다. 나는 배역을 상기한다. 너를 알지 못하고 네가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의 손에 네 목숨이 달려 있다.
--- p.153

나는 조용히 죽어 있다. 눈을 뜬 채로 하늘을, 고객의 눈을, 그의 인간성을 똑바로 응시한다.
--- p.154

80명쯤 되는 사람들이 서로 쥐어뜯으며 한데 떠밀려 우르르 몰려온다. 진열대와 서로의 몸을 밀쳐가며. 화재나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을 본 일이 있는지? 딱 그런 식인데, 두려움은 덜하고 갈망이 더 강하다는 점만 다르다.
--- p.182

저게 있으면 외롭지 않을 거야, 그녀가 말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날 좋아할 거야.
--- p.194

“야, 넌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야 해. 눌러앉으면 안 돼.”
케이토가 세탁기 두 대에 눌린 날, 나 역시 그 무엇보다 그곳을 나가고 싶었다.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알았다면, 내가 버는 시급 10달러 10센트가 절실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 일을 그만두었을 것이다.
--- p.204

“당해도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네 마음 알아. 하지만 네가 누려야 마땅한 것도 있잖아. 넌 네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넌 죽지 않았어.”
--- p.244

루프의 사이클 만료 후 비대칭적 기억 보유, 그것이 이케가 우리에게 설명해준 최초의 변칙 현상이었다. 풀이하자면, 우리가 똑같은 하루를 계속 반복해서 살고 있는데, 아직은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이를 자각하게 되었고, 그 자각까지 걸린 시간은 사람마다 달랐다는 뜻이다. 굉장히 두려운 일이었다. 무한한 시간의 덫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는데, 그런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아무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 p.294

오래도록 우리는 몸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루프가 끊긴다면 우리가 사라진 뒤에도 미래 세대가 보고 알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손으로 작은 하트 모양을 만들기도 했고 때로는 우리 모두 서로를 껴안기도 했다. 모든 것을 끝장 낸 전쟁을 통과해 살아간 우리에게도 사랑은 중요했다고 미래 세대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 p.322~323

딱 한 번 일어났으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 사건. 우리 모두 그 광경을 너무 여러 번 봤지만, 그래도 나는 운다. (…) 세계의 파멸도 끝은 아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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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 [피플]
“빠르게 읽히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다.”
- [엘르]
“다크한 유머와 통찰력으로 미국에서 젊은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파고든다. 이 풍자적인 이야기는 잔혹할 만큼 정직하게 폭력, 불평등 그리고 만연한 소비지상주의에 태클을 건다.”
- [시카고 트리뷴]
“이 이야기들은 흥분이고 경이이다. 기괴하고, 격렬하고, 절박하며, 재미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부패, 감정 없는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 분투하는 인간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고전적이기까지 하다. 걷잡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아제-브레냐는 결연하고 진실하며 세상을 축복받은 동시에 저주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 화자들을 통해 이 통렬한 이야기들을 대단히 매력적인 것으로 완성시켰다.”
- 조지 손더스 (2017년 부커상 수상)
“이 책은 행동을 향한 촉구이며, 매서운 비난이다. 이 걸출한 소설집의 문장들은 당신을 아프게 할 것이고, 동시에 당신에게 희망을 요구할 것이다. 이 책을 읽어라. 각 이야기가 품고 있는 지성이 차별주의, 자본주의, 안일주의 그리고 그것들 간의 은밀한 영향력을 드러내는 모습에 감탄하라.”
- 록산 게이
“아제-브레냐는 예상을 부수어버리는 이야기들로 작은 우주를 만들어, 좌절당한 삶들 속으로 우리를 이끄는 작가이다.”
- 버나딘 에바리스토 (2019년 흑인 여성 최초 부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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