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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단단히 끼였다

아, 단단히 끼였다

: 신입과 꼰대 그 사이 어디쯤

피터 | 책밥 | 2020년 12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9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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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98g | 140*200*15mm
ISBN13 9791190641296
ISBN10 119064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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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줄넘기 종목 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숫자를 세면서 실제로 줄 을 넘는 그 순간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가장 중 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줄의 미묘한 변화에 맞춰 발을 구르는 순간순간은 늘 적응해야 하는 변화의 연속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머신 러닝’도 과거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새로운 데이터를 넣었을 때 그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일의 확률을 예상하는 일이라지. 머신 러닝도 라떼라고 위안 삼으며 오늘도 출근길에 오른다. 컴퓨터를 켜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메일 읽기와 매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여는 것이다. 회사 메신저에서 가장 먼저 말을 거는 대상도 대부분 크게 다르지 않다. 놀라울 만큼 일관된 패턴이 쌓여 있는 셈이다. PPT에 서식 넣는 것부터 보고서 내 특유의 표현까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하는 것처럼 패턴이 그대로 남아있다. 설마 고인물은 아니겠지.
--- 「어느 날 낀대가 되어 있었다」 중에서

입사 첫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입 사원이 왔다고 환영회를 한다는데 말이 환영회였지 그냥 회식을 하고 싶어 명분을 만든 느낌이었다. 〈범죄와의 전쟁〉 같은 영화에 갖다놔도 잘 어울릴 듯한 꼰대 부장님의 축하한다는 한마디와 함께 호구조사 및 본인의 화양연화로 레퍼토리가 이어졌다.
--- 「낀대도 서럽습니다」 중에서서

낀대들은 결코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외롭다. 모든 정상적인 세포를 잃어버리기 전에, 나와 주변을 분리해서 사고하기 전에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말을 걸어주면 좋겠다. 회사에서 다시 꼰대의 보석을 이마에 박고 정신줄을 놓아버리기 전에 말이다. 우리들은 조금 더 솔직하고 열린 조직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
--- 「삡. 꼰대 되기 직전」 중에서

점심 약속을 잡는 게 눈치가 보였다. 당연히 점심은 팀이랑 먹는 것이고 동기나 지인이 불러서 밥을 먹는 일은 사전 결제처럼 미리 말해야 할 정도로 은근히 눈치 보이는 일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밥메이트를 잃지 않기 위해 밥피아를 하고 있었다. 물론 어디로 밥이 넘어가는지 모를 식사도 많았지만 적어도 점심 시간에 누구와 밥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은 머릿속에 없었다.
--- 「끼인 세대의 역할에 대한 성찰」 중에서

코로나19가 터지고 몇 달간 재택 근무를 하면서 연차 사용을 강제하는 일이 있었다. 매일 코로나19 관련 뉴스 기사가 뜰 때마다 기업체에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었는데 회사 메신저나 구전을 통해 재택 기간에 며칠은 연차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지침이 내려왔다. 재택 근무도 근무인데 마치 눈에 안 보인다고 노는 것처럼 생각하는 게 너무 짜증났다. 재택이라는 환경 특성상 일과 삶이 더 구분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결과물이 명확하면 재택 근무는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꼼짝없이 몇 주를 집안에 앉아있어야 하는 게 감사하면서도 힘든 일이었다.
--- 「끼인 세대의 역할에 대한 성찰」 중에서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일하는 것이 부러워보였지만 오늘만 살면 내일부터는 뭐 해먹고 사는지 항상 불안했던 차에 내일은 내가 따로 만들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모습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후배들이 유튜브를 알아보고 선배들이 마냥 술만 마시고 있을 때 회사 밖 내 캐릭터를 마치 부캐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만들어간다.
---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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