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도시는 인류의 대부분이 삶을 영위하는 장소가 될 곳이다. 따라서 도시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미래사회의 핵심적 과제다. 도시 공동체는 생활을 영위할 거주지 이상을 의미한다. 도시는 독특한 역사와 다양한 연령, 배경,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공통의 관심을 바탕으로 견고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곳이며, 그곳으로부터 사람들은 일과 휴식, 건강과 안전, 문화 생활, 그리고 적절한 주택에 대한 기회를 얻는다. 잘 만들어진 도시에서는 생명력이 있는 삶의 방식, 말하자면 자발적이고 기동성과 융통성이 있고, 쾌활하며, 무엇보다도 열려 있는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가는 도시는 일상생활에 생기가 넘치고, 정의와 생태적 균형이 실현되는 조건이 될 것이며 진정으로 건강한 신문명 도시의 기반이 될 것이다.
--- p.10 「도시는 바뀌어야 한다: 팬데믹을 예방하는 도시」 중에서
미래 도시는 이와 같은 의료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건강 도시여야 한다. 건강이 중심이 되지
않은 스마트 도시는 신문명을 이끌어가는 도시일 수 없다. 스마트 도시의 개념이 사물이 자동화되는 도시의 개념에서 시민의 건강이 중심이 되는 활력 있는 도시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생산과 소비가 적정한 선에서 이루어지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자족적이고 분산형 시스템을 갖춘 효율적인 도시, 취약 인구를 포용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도시, 그리고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중심이 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돌봄의 체계를 갖춘 도시가 스마트 건강 도시다.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가는 신문명 도시는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 체계 등 도시 인프라를 분산형으로 새롭게 갖추어갈 뿐 아니라 도시민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체계와 프로그램, 즉 스마트 건강 도시를 위한 시스템을 갖춘 도시일 것이다.
--- p.16 「도시는 바뀌어야 한다: 팬데믹을 예방하는 도시」 중에서
현대인들이 겪는 만성 스트레스는 아마도 문명 전 수렵채집 시기에는 없었을 것이다. 갑자기 맹수가 나타나서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면서 달려드는 위험과 같은 급성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이 드물게 있기는 했겠지만, 오늘날의 현대인들처럼 일상생활에서 끊임없는 경쟁에 시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은 사실 거리가 있어 보이는 관계다. 그러나 스트레스란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응 반응이고 염증 반응은 이러한 대응 반응에서 발전한 것이므로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염증 반응 물질과 염증 세포들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염증 반응의 증가는 동맥경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현대인의 스트레스 증가는 심혈관질환 증가를 가져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p.103 「도시가 만성질환의 온상이 되다」 중에서
건강은 대개 자기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금연과 절주, 그리고 식이 관리와 운동으로 충분히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건강은 소득이나 교육 수준과 같은 사회적 결정 요인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회적 결정 요인들이 각 개인의 건강관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들의 영향을 분리해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더 나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더 부유하고,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흡연할 가능성이 더 적기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에 비하여 보다 나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소득이나 교육 수준의 차이에 의해서 생기는 건강 불평등은 생애 전체에 걸쳐 그리고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어서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180 「미래사회와 의료」 중에서
이와 같이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시계획과 주거환경계획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계획들이 도시민의 건강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이 지역사회 안에 있는 기업, 학교, 병원, 그리고 녹지 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조성한 주거환경은 도시민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시민의 건강, 그리고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 보호 같은 기본적인 사회의 건강과 안전 서비스와도 연결된다. 특히 녹지 공간이 도시의 주거지 근처에 있으면 정서행동발달, 기억력, 주의력이 좋아지고,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줄어든다. 아마도 공원과 같은 녹지 공간이 있으면 걷기와 조깅 등 신체활동이 많아지는 한편, 대기오염과 소음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도시와 주변 지역 간 대중교통 연결, 적절한 보행 환경 조성, 자전거 이용의 편의성 등을 잘 계획하면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를 저감하면서 도시민의 건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도시화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지만 잘 계획된 건물배치와 주거환경은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pp.201~202 「도시를 계획하다」 중에서
도시가 만들어내는 다양성은 무척 많은 사람들이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하며 서로 다른 취향과 기술, 욕구, 생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의존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상점들이 있는 도시지구에는 다양한 문화적 기회나 풍경, 사람들 간의 교류를 통해 다양성을 발견하기 쉽다. 도시가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양한 용도를 효율적으로 모아놓기 때문이다. 다양한 용도를 만들어내는 바로 그 물리적?경제적 조건이 도시의 활력을 만들어낸다. 작은 지리적 범위에 집중된 인구, 즉 고밀도로 집중된 인구는 또 다른 활력의 원천이다. 다양성을 가진 고밀도 도시는 자발적이고, 융통성 있고, 쾌활하며 또한, 기동력 있는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다. 고밀도 인구와 복합주거단지는 일상생활이 자발적이고 쾌활해지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적절하게 운영되고 관리된다면 개발에 의해 주변 자연환경이 훼손되지도 않기 때문에 생태적 균형이 실현되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 p.225 「건강한 신문명 도시」 중에서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도시는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하여 재해나 재난과 같은 사회적 역경에 직면했을 때, 보다 탄력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 이러한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자본 기반이 되어 도시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풀뿌리 차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건강한 환경과 활발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다.
--- p.249 「건강한 신문명 도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