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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 시인, 생활 속의 철학과 식탁의 즐거움 선보이는 세 번째 시집 출간
2003년 『시사사(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데뷔한 박수서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을 발간했다. 시단 데뷔 10년 동안 벌써 세 번째 시집을 출간할 정도로 활발하게 시를 쓰고 있는 박수서 시인의 시집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첫 번째 특징은 여러 음식의 이름을 제목으로 차용한 시편들인데, 이승하 선배 시인은 “유쾌함의 수준을 넘어 맛있는 쏘가리탕을 먹은 뒤의 상쾌함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특징은 유행가 제목을 차용한 시편들인데, 박제영 시인은 “「사랑은 눈물의 씨앗」, 「사랑밖엔 난 몰라」와 같은 시들은 아예 곡을 붙이면 당장이라도 트로트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트로트의 서정과 트로트의 운율이 도드라진다고 시집 뒤 발문에 썼다. 우선 첫 번째 음식詩에 대하여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박수서 시인의 시는 특유의 유머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독백조의 시가 난해함의 탈을 쓰고 돌아다니는 시대에 박수서 시인의 시를 읽는 일은 즐겁다. 유쾌함의 수준을 넘어 맛있는 쏘가리탕을 먹은 뒤의 상쾌함을 전해준다. 시집을 읽고 ‘아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 속의 철학과 식탁에서의 즐거운 나눔이란?큰 선물을 받았다”고 시집 뒤표지 소갯글에 썼다. 세월이 바람을 말린다 세상이 쓸쓸함을 말린다 젖지 않은 슬픔은 슬픔이 아니다 마르지 않은 기쁨은 기쁨이 아니다 세상에 목 내어놓은 저 마른 슬픔에 대하여, 고춧가루 몇 숟가락 뿌리고 두부와 숙주를 함께 걷어 올려 주먹손으로 가슴 탕탕 치며 울며불며 한 번 더 찢어 말리는 입안의 덕장 ― 「황태국」 전문 트로트의 서정과 운율이 도드라지는 ‘뽕짝詩’ 유행 예감 박수서 시인과 함께 십수 년 동안 [빈터] 동인에서 함께 활동 중인 인연으로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의 발문을 쓴 박제영 시인은 “서정은 서정이되 트로트만의 서정이 있는 법. 뽕짝이 될 수 있는 서정이 있는 법. 뽕짝이 될 수 있는 운과 율이 있는 법. 묘하게도 박수서의 시편들은 그런 트로트의 서정과 트로트의 운율이 도드라진다. 리듬은 빠르고 단순한데 정서는 느리고 아픈 형식과 내용의 이율배반. 「꽃 젖」, 「원조」, 「아버지의 면도기」와 같은 시편들”이 이에 속한다고 했다. 깨지 마세요 내 사랑새벽 첫차로 떠나는 해장국 같은 사랑아쉬운 미련레일에 뿌려지는벚잎 같은 것달려도 달려도헛바퀴 도는 사람 그리움이 무배치 사랑역에서 무임승차하고사랑도 왕복은 사랑이 아닌 것연무 같은 공기세포를 닮은내 사랑할 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 「사랑밖엔 난 몰라」 전문 그러면서 “대놓고 이것은 뽕짝詩요 라고 하는 것들도 있다. 「해변의 연인」, 「난 널 사랑해」, 「사랑은 눈물의 씨앗」, 「사랑밖엔 난 몰라」와 같은 시편들은 아예 노래 제목을 차용하거나 곡을 붙이면 당장이라도 트로트로 부를 수 있겠다 싶다”며, 박수서 시인이 선보이는 뽕짝詩를 “트로트와 시의 이종교배”라 칭한 뒤 “박수서는 이번 시집을 통해 ‘뽕짝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세상에 내놓다. 아직은 미완의 수준이지만 그가 좀 더 다듬어나가다 보면 먼 훗날 많은 독자들이, 많은 시인들이 그의 뽕짝시를 여기저기서 흥얼거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라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