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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포레의 ‘비가’를 듣는 밤 에피 브리스트 모놀로그 상대성이론의 견지에서 빌딩 유리벽에 쾌속 투신하는 황조롱이 사자머리 염소몸 뱀꼬리 발푸르기스의 밤 페드르 폭풍우 치는 밤 오 사념이여, 그 어떤 먼 고장을 향하여 그대는 날아가려는가 너무 많은 손가락들을 꺾고 묵시 2중주 뭉크의 방 광인의 肖像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1 푸른 재킷을 걸친 작가 2부 괴목에 괴물들이 무르익어 『정신현상학』을 보다가, tv를 읽다 기호의 힘 응무소주 이생기심 눈 뜬 자들의 도시 약간의 경멸은 많은 것들을 해결해 주지 201호가 대응하는 방식 관계의 메커니즘 환도와 리스 마지막 발라드 카니발리즘, 혹은 사랑의 이면 아이슬란드 존재-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나는 그대들이 아프다 3부 나는 도처에서 나를 쫓아간다 환승역 천년 계단을 내려가는 추상 바닷가 방 피에타 죽은 새들에게 보내는 키스 나의 가슴은 개방된 집이다 아르카디아 푼크툼 이상한 제국 감각의 논리 크림색 차양이 드리워진 호텔 테라스 도플갱어 모두가 다 혼자다 4부 비극의 탄생 사라방드 너는 반박하지 않는다 분기를 거듭하는 점 x 빈사의 열대 The Artist is Present 조지아 오키프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2 망각 로렌스의 뱀 사피엔스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3 게쉬탈트 쉬프트 우리는 타인의 얼굴에서 어떻게 격정의 감정을 읽어내는가 호모 사케르 해설 / 통과 의례의 마취제―시의 소마soma주 / 김백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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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이 펼쳐지는
시간의 미로에서 너무 많은 내가 너무 많은 그대들에게 ---「시인의 말」중에서 허공을 부여잡은 열 개의 손가락에 붉은 꽃잎이 피어나는 밤, 글라디올러스 글라디올러스, 뒤엉킨 사념이 급류를 이루는 밤 ---「포레의 비가를 듣는 밤」중에서 너를 벗어버린 살에서 검은 깃털이 자라는 밤 뇌세포 하나하나, 신경 한 올 한 올, 근육 켜켜로 퍼져가는 탄력감 이 생소한 가벼움을 경멸하지 마라 네 축축한 탄식으로, 빙벽의 침묵으로 나를 길들이지 마라 ---「페드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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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지상주의는 목적이 없다. 이른바 목적합리주의(Zweckrationalismus)에서 자유롭다. 목적 달성에 수단이 필요하고, 그것은 대개 부르주아 혁명 이후 합리주의의 외양을 썼다. 합리주의 효율주의 최대이윤의 법칙이 ‘그것’의 이데올로기들이다. 허정애의 시편들은 목적 없음으로 해서 무목적적 합목적성의 순수예술이고, 따라서 예술지상주의 유미주의, 나아가 ‘예술을 위한 예술’의 범주에 있다. ‘허정애 시인’이 그 이상인 것은 ‘무목적성’으로 목적(문학)을 우회적으로 비판 및 점검하게 하는 점이다. 효율주의 합리주의에 대한 맹신을 새삼 돌아보게 하고, 그것에 거리를 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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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자신에 주어진 한정 시간 속에서 사물의 변화와 리듬을 자신만의 언어―시와 음악 그림으로 드러낸다. 예술가의 환상을 개인의 사적 환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일상적 삶의 태도와 미적 삶의 태도가 다른데 미적 태도는 폭풍우 치는 밤의 풍경처럼 수단과 목적이 뒤집혀서 현상 자체가 예술가의 직관에 의해 드러나는 상태이다. 허정애 시인의 미적 직관은 폭풍의 실용으로부터 벗어나 “창검을 낚아채고 말달리는 비의 군단들”이 좋고 “격류에 휩쓸리는 부유물들 인류의 고통―절망”도 좋다고 말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매혹과 도취를 예술의 본성으로 본 니체의 입장과 같다. - 김백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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