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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거울 속에서 1 거울 속에서 2 거울 속에서 3 거울 속에서 4 제2부 시작노트 1 시작노트 2 시작노트 3 시작노트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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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토막을 쪼개 보라. 내가 그곳에 있다. 돌을 들추어
보라. 그러면 그곳에서 너희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도마복음』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다. 그러므로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본다면 여래를 보는 것이다.” ―『금강경』 거울 속의 나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 허공 속, 오래전부터 메아리처럼 살아져온 나 깨끗함도 더러움도 모르고 중심도 없는 훤히 트인 거울 속 참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내가 오랜만에 나를 만나 다시 나를 알아보려는 몸짓이다. 여전히 이 땅위에 있는 한 생명체인가. 이 물건은 어렴풋이 예전의 그인가. 아마 이것은 아득히 먼 은하를 표류하던 어느 희미한 별, 이곳에 도달한 빛은 이미 수억 년 전에 발했던 일, 너는 영원 속에서 희미해졌다가 깜빡거리다가 어느 고혼孤魂의 홀림으로 이렇게 나타나게 된 것인가. --- 「거울 속에서1」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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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나의 무게
시인은 거울 속 ‘나’를 본다. 거울 속 몸이 비어 있음은 인과因果 너머의 선험적인 것이다. 그곳에 몸, 즉 그림자가 허공에 발을 딛고 있다. 거울 속, 나의 무게는 바람처럼 가볍다. 내 몸은 비어 있으므로 꽃밭을 가꿀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광대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가상의 세계에 던져졌기 때문이다. 삶의 주체는 바람이 만드는 문양을 보듯 거울을 보아야 한다. 바람은 스스로 문양을 만들지 않는다. 사물을 흔들어 문양의 거대한 스펙트럼을 연출할 뿐이다. 바람의 문양이 생멸하듯이 거울 속에서 그림자도 생멸한다. 그러므로 거울 속 나의 무게는 계량될 수 없다. 내가, 잘 기억되지 않는다 시적 화자는 “거울 속의 나는 분명 내가 만든 형상인데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나는 수많은 타자와 똑같은 모습으로 복제가 되어 익명의 늪에 빠진다. 나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타자와의 차이는 없다. 희미하게 옛사랑 하나, 울음소리 한 토막, 미소 한 자락이 흔적으로 남아 나를 증명한다. 분명하지 않은 기억에 대해 나는 예를 갖춘다. 나는 사물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거죽이나 핥으며 사랑 따위로 시간을 보냈다. 그 때문에 시인은 별빛이 사라진 어두운 길을 걸으며 허무감에 사로잡힌다. 몸은 언제부터 내 것이었나 신승철 시인은 화자의 입을 빌려 “나는 이 살과 뼈에 대해서도/ 무어라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다.”고 몸에 대해 진술한다. ‘나’를 성찰해 보아도 보잘것없는 나는 그냥 외로운 존재이다. 이 삶 너머 전생에서부터 나는 살아온 것 같다. 행복을 쥐려는 욕망으로 내 몸을 무너뜨리고 뻔뻔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이제 나는 나를 버려야 하리라. 시인은 내 몸의 주인이 되었던 시기가 규명되지 않아 고통스럽다. 현실적 모든 주체는 물컵에 잠긴 튤립처럼 허상이었다. 따라서 견자인 시인은 “나의 몸은 내 것이 아니다.”고 선언한다. 신승철 시인은 화자를 통해 다양한 존재론적 질문을 한다. 이 고요의 세계를 향해 염치도 없이 촉수를 대고 생멸의 꿈을 꾼 자신을 성찰한다. 생은 과거의 나를 불러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완성하려 한다. 전생에 그랬듯이 가슴속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욕망은 성스러운 신의 손길을 갈망한다. 거울 속에서 웃고 떠들고 노래하던 내가 사라지고 없다. 번져오는 적멸의 힘으로 현상을 지우자 세상이 텅 비어 고요하다. 그러므로 신승철 시인의 장시 ??거울 속으로??의 출간은 한국문학의 사유적 공간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광식(시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