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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부화 한 번도 날개를 빌려 주지 않았다 노숙인의 시간 바람 판화 발인 배 터지는 집 붉은 혈서 선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방 소래생태공원의 저녁 신의 조각 아버지의 의족 2부 아침이 온다 안부 꽃을 베이다 자신감 작은 혀 장미부동산 킬리만자로의 노인 새 발자국 천적 자라지 않은 나무 일자리 장수건강원 3부 불면증 주말농장 요양원의 양철 그릇 소리 어른이 아이가 되다 토막 난 장작 휴식 시작 때론 너는 나에게 큰 힘이다 아침이 오기까지 작은 항아리 꽃무늬 원피스 벽에 걸린 사진 4부 기억해 두십시오 고등어 화덕 놀고 있는 땅 탈출 그대에게 침몰 소래포구 사람들 인감도장 생각 비우기 꽃가루 읽지 못하는 책 이별 금화조 내가 가고 없는 날 해설 / 호모 시시포스쿠스, ‘삶’을 묻다 / 고광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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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세계는, 상처와 고통을 잠재우는 말의 능력이 조용히 침투하는 위안처다. 갈등과 투쟁, 혼돈과 방황의 파편들을 화해시키는 곳에서 서정은 피어난다. 정옥희 시인은 상처로 얼룩진 누군가의 삶에 대해 쓸 때도 폐허나 몰락을 추상하지 않는다. 여기서 미적 사건은, 편협하고 세속적인 인간 본성을 정화하려는 데서 일어난다. 복잡 세계와 상처투성이 삶 속에서도 인간이 아름답다 여기는 가치를 시인은 오래 생각한다. 개념에 묶이지 않는 이미지들, 투명한 상징들로 서정시의 진폭을 한껏 넓혔다. 몇 번 소리내어 읽으면 저절로 입안에서 맴돌 것 같은 아름다운 말들이 이 시집에 가득하다. - 김효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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