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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꼬리 내린 개

그러다보면
구멍을 지운다
어머니
똥개
금하라고 한다
오래된 골목
모래
중생
돌아간다

벌레
경주
눈이 오더라
동굴은
달맞이꽃
생각없이
관악산
지유
지민
고백

근린공원
개미


치고 오르다 보면


반려통증
이팝나무
안전 안내 문자
똥파리
김포한강 조류 생태공원

감악산
갈라진 목소리
노래
소리 없는
그냥
여름밤
요리
싸하다
주검
당신은
몰라요 몰라
멋대로 돌아간다
좋아 좋아
반려자
남는者를 위하여
남는者를 위하여 ­보스니아
껌을 씹는다

풀숲 밖을 엿본다

가다보면 나온다
가시나무
오르고 내리고
무탈
유기견
안개
강변길을 걷는다
상자
등산
보기만 하면
바람 불고
할 말이 없다
그대로
그래 그래서
5월
어제는
매일 매일
연인산
열대야
말을 하자면
넌 어떠니?
졸리면 자야지

구멍의 일

빈 가방을 지고

손이 시리다
복근

일요일 오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어
오를 때는 언제나 설렌다
동틀 무렵


빈 가방
그리고
가슴이 시리다
무작정
파도는
모르겠다
소주
바람이 분다
카톡
파리 목숨
이름
아우성
낙서
지렁이
없다

중얼중얼

돌리고 돌리다가
개똥
때가 되면
날마다 좋은 날
인연
뒷말
밥 잘 먹는다
중얼거림
비 오는 날
순리
평일의 행복
각양각색
어느 겨울날
머물지 않는다
꿈산책

시쓰기
다시 처음
안녕

유전
눈꽃
종이배
낡은 선풍기

산과 산 사이

국밥
인생

불 꺼진 집
만보
그곳
나이가 있으니까
엘리베이터
불이문
왜 그럴까
하늘
그럼 뭐해
어쩌다가
왜냐하면
그림자가 없다
사춘기
중앙시장
심심한 방
사이
연기

무상
사랑나무
겨울잠

동막해변

나오시마
국가공무원

부록

고락
두두물물 1
두두물물 2
두두물물 3
두두물물 4
두두물물 5
두두물물 6
두두물물 7

저자 소개 1

198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내 아랫도리를 환히 밝히는 달』, 『돌속의 바다』, 『다시 하얀방』, 『미안해 서정아』, 『폭설』, 『망상망상』이 있다.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30*210*20mm
ISBN13
9791187081371

책 속으로

망상망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되도록 주관적 요소를 제거하고 관념?상상?해석?진술?정서?단정?수사 등을 배제하고, 동시다발적이고 사건과 사건이 서로 무관하게 얽히는 삶을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삶을 읽기 쉽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묶는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살아갈 날보다 지난날이 더 생각나는 요즈음 기억의 끝은 광장 끝 휘어진 골목으로 사라진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구멍이 차고 넘친다, 구멍 안에 있자니 죽을 것 같고 구멍 밖에 있자니 미칠 것 같아 구멍을 지운다,
--- 「구멍을 지운다」 중에서

마당 가득 고요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보이던 가을밤의 달무리가 내 몸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바다가 생각나고 그때 보이는 아이는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고 꿈을 꾸는 나는 나도 모르게 꿈속의 나를 나로 착각하고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꿈을 꾸는지 모르겠고,// 달을 따라 몸을 뒤척이는 꽃/ 가슴 속 작은 돌 하나/ 들어내기 힘든 몸부림,
--- 「이팝나무」 중에서

하늘이 무거운지 어깨가 아프다, 가는 나뭇가지에 맺힌 물방울들이 빛난다, 자유로를 달리는 자동차 불빛이 보인다, 이어폰으로 「Piano Man」(Billy Joel)을 들으며 걷는다, 산수유 꽃봉오리가 터지려고 한다, 사는 것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걷기만 한다,// 지난밤 꿈에는 청춘이었는지 단단했다,
--- 「강변길을 걷는다」 중에서

한 가지 꺾어와 식탁 위에 놓았더니 식탁에서도 향이 난다, 밥에서 국에서 반찬에서 달고 새큼한 향이 난다, 분분히 흩어지는 보라 향을 따라 떠다니는 여자,// 미스 김이 꿈속까지 따라온다,
--- 「그대로」 중에서

‘없다고 나무도 없고 구름도 없고 달도 없다고 나도 없고 당신도 없다’라는 식상하고 아리송한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불현듯 바람이 잦아든다,// 별 하나가 보인다, 자세히 보니 하나 더 보인다, 더 자세히 보니 하나 더 보인다, 희미한 별빛이 사라져 간다, 철조망 뒤 초소 밑은 어둡다,
--- 「동틀 무렵」 중에서

‘달을 보니 원이다, 태양을 보니 원이다, 지구도 원이다, 원 속에서 나도 원이고 너도 원이다, 우주도 원이다,’ 이렇게 쓰는 것은 내 말이 아니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 같은데 어딘지 모르겠고, 대부분 남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고 쓰면서 살다가 죽는다,// 부패한 고깃덩어리가 많을수록 파리는 번성한다,
--- 「뒷말」 중에서

유령이 번성한 집에 들어설 때,// 익숙하게 문고리를 잡고 안방 문을 열 때 방은 헐렁하고 공기는 수축한다, 창문을 힘주어 열고 창밖 마른 나뭇잎의 부스럭거림을 느낀다, 까치가 날아간 둥지는 비어 있다,// 지겹게 제 살을 뜯어 먹고 살며 버틴 기둥은 아래부터 썩고 있다,
--- 「집」 중에서

청평사를 오르는 숲길 중간쯤 단단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구성폭포, 오봉산을 오르며 마주한 폭포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그 시절의 폭포는 지금도 구성구성 떨어지는데 ‘그때의 나나 지금의 나는 같은 나이다’라는 생각은 생각뿐이고 변하는 내가 있어 어느덧 칠순이 되었다, 그렇게 우기고 버티며 살아보니 살아지는데 애를 키우는 대신 개 고양이를 키우는 세상이 되었다,

--- 「국가공무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낙봉은 이번 시집에서도 시적 긴장도를 늦추지 않았다. 물론 보다 성숙한 의미의 서정성도 보이지만 그 서정성도 실험성에 물들었다.

넓은 의미에서 김춘수 이승훈의 계보를 잇는 시인이다, 이낙봉 시인은.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 시와 시 사이 상호연결관계가 느슨하다. 상호독립적이고 상호병렬적이다. 바흐친대로는 이질적 목소리 heteroglossia의 융성이고, 다양한 목소리의 잠입이다.

추천평

산소원자 하나와 수소원자 두 개인 물분자 H2O를 산소원자나 수소원자로 해체할 때 여기에 물이 없다. 물은 환원불가능하다. 수소원자와 산소원자 각각의 관계항relata이 물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물은 물로 환원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이낙봉의 시들, 시연들, 시행들은 어느 시 하나로, 어느 시연 하나로, 어느 시행 하나로 환원불가능하다.

물론 화이트헤드 용어로서 다수many에서 일자one로의 과정, 그 쉼없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이낙봉의 시는 느낌feeling을 요구하는 그 쉼없는 과정process의 시이다. 김춘수와 이승훈은 각각 리듬과 추상성을 요구했다. 이른바 무의미시와 비대상시이다. 이낙봉의 시는 느낌이 있는 ‘물질시’다. 물질적 시다. - 박찬일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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