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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슬픈 자장가 피에타 1 슬픈 자장가 죽었다 그리고 미쳤다 자리 아픈 벚꽃시절 누군가 나비야 부르네 2부 게 운다 재미없게 살았지요 부질없는 옛 노래 임종 나리또와 불뚜쟁이 게 운다 피에타 2 그라는 환자 곱꾸메꽃 청천벽력의 허공냄새 별의별 일도 다 있다 은둔 소꼽친구들 3부 독주 흙빛 메콩강 그래도 괜찮겠다 느릿느릿 삼드락하다 독주 못된 엉겅퀴 까막새의 노래 4부 집 집 심심하면 조용한 시험 이중주 알콜중독자 벨베데레 연가 미리 크리스마스송 5부 저 혼자 논다 떠도는 몸 난 시 안 쓴다 빼뿌쟁이 죽은 개에게 먹이를 준다 저 혼자 논다 아는 척한다 다 나보고 아는 척한다 빈 종이책 속의 상형문자 불쌍한 비둘기 천사 소란한 개미들의 일요일 관상쟁이 소견 6부 상형문자 추억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바람길 묵상 고독을 운명처럼 1 하릴없는 어부 상형문자 구름 짬뽕 슬픈 수묵화 빗속의 춤 고독을 운명처럼 2 벙어리 사랑꽃 멍든 풍경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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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없다 / 여기 앉았다 / 저기 앉았다 한다 /여기도 내 집이고 / 저기도 내 집이다 / 떠나온 집은 늘 그립다 / 집은 늘 빈 집이다 / 앉는 자리는 늘 빈자리다 / 빈자리에 나 몰래 텅 빈 술잔이 앉는다 / 반갑다, 안녕 나는 인사한다 / 빈 잔을 나는 가득 채운다 / 한 잔 들이키면 / 참 많은 사람과 사람의 / 표정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
--- 「추억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중에서 잘자라 너미야 / 잘자라 너미야 / 옛날에 너는 나하고 살았다 / 옛날에 너는 나하고 살았다 // 자꾸 부르고 싶은 옛날 노래처럼 / 불러도 소용없는 그 구슬픈 노래처럼 / 잘자라 너미야 / 잘자라 너미야 --- 「슬픈 자장가」중에서 외롭다 / 자꾸 외롭다 / 채워도, 채워도 자꾸 비는 / 술잔처럼 외롭다 / 쫓아낼수록 입에 달라붙는 / 유행가처럼 외롭다 (…) 누군가 / 안 보이는 / 저 먼 데서 누군가 / 견딜 수 없는 제 외로움에 독毒을 탄다 / 그의 독은 달콤하다 그의 독은 향기롭다 / 온몸에 퍼지는 독, 고독 / 고독은 스물스물 / 황혼의 노을빛처럼 퍼져간다 --- 「고독을 운명처럼 1」중에서 (…) 혼자서 저 보고, 찾아도 없는 저 보고 / 고래고래 고함친다는 것이다 /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 마침내 고결한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 쓰레기통 속의 아름다운 아름다운 / 너무 아름다운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 그런 다음 황홀한, 절정의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이다 --- 「은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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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스스로 “치벽의 독거성獨居性”(『한숨짓는 버릇』, 시작노트)으로 오롯이 자신 안에 홀로 있음을 추구하는 경향을 드러내 보인 바 있듯이 고독은 시인의 삶의 에토스이자 시적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시인의 고독은 소외와 고립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 안에 머무름을 누리려는 의지의 소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이승욱 시인은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며 고유한 고독 안으로 들어가 “영혼의 울림 또는 존재의 울림”으로 직조된 시 세계를 세우며, 실존적 존재의 비의성秘意性을 드러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시적 창조성의 근원이 되는 고독에서 비롯된 외로움의 정서는 시집 전반을 짙게 채색하며 신비로운 황홀함의 경지로 상승하는 비경境을 이루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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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숙명으로 주어진 절대적인 고독 안에서 “무주고혼無主孤魂”의 심정으로 생자필멸生者必滅의 필연성과 실존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적 사유는 존재의 창발創發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적 장소로서 ‘토폴로지Topologie’의 지평을 열어 보인다. 이렇듯 존재의 깊은 시원始原에서 길어 올린 고적한 언어를 경이로운 방식으로 직조하고 있는 이승욱 시인은 “위대한 내면의 고독”을 탁월한 기질로 가지고 있는 고아한 영혼의 방랑자라고 부를 수 있다. - 이미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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