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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VOSTOK 보스토크 매거진 (격월) : 40호 [2023]
Urban Space : 도시를 만든 풍경들
편집부
보스토크프레스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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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2023. 7-8월호 | VOL. 40
특집 | Urban Space: 도시를 만드는 풍경

001? Alone Together _ Aristotle Roufanis
014? Inside Views _ Floriane De Lasse?e
028? Eyes Floating in the City _ Eason Tsang Ka Wai
042? Cross Road Blues _ Oli Kellett
066? 그 안에서 아이들도 열심히 자라고 있다 _ 오지은
072? 레몬이 알전구처럼 총총한 도시 _ 윤고은
078? 두 도시 이야기 _ 허연
084? 도시의 진경 _ 이혁진
090? 헤매도 길을 잃지 않는 _ 안윤
098? Location / Element _ 최용준
114? Photocopy / This Year’s Model?_ Go Itami
128? Proposal for a City _ Johann Husser
142? Hive _ Andrea Grutzner
156? [연재: 영화의 장소] 영화의 집을 떠나며? _ 유운성
164? [연재: 일시 정지] 이미지 생성 AI의 사진적 리얼리즘 _ 서동진
170? Ghost Witness _ Ma?rten Lange
184? Controls / Security Questions _ Daniel Everett
198? Masse / Seoul _ Michael Gessner
212? Eunma Town _ Sebastien Cuv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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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70*240*20mm
ISBN13
9791170370543

책 속으로

도시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외롭다고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외로움을 느낄지라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p.3 「아리스토텔레스 루파니스, 작가의 말」 중에서

어린 시절의 아파트는 전부 재개발이 되었다. 5층짜리 단지도 12층짜리 단지도 그렇게 되었다. 슬쩍 찾아가 본 적이 있고 뻔한 섭섭한 마음이 잠시 들었다가 아니다 싶었다. 내가 무슨 권리로 어릴 적 살던 곳이 기억 그대로 남아있길 바란단 말인가. 평생 한두 번이나 갈까 말까 한 주제에. 여기가 내가 빙글빙글 돌던 곳이야, 이 정도 말밖에 못 할 주제에. 위로 솟구치고 싶어 하는 도시의 본능에 무슨 권리로 냉소를 보낸단 말인가. 얄팍한 냉소는 오히려 재개발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청소년 시절의 아파트를 향한다. 가장 커다란 가치가 가장 높은 재건축 분 양가를 향해있는 곳. 쥐가 나와도, 7중 주차를 해야 해도, 집값을 위해 쉬 쉬한다는 나의 고향.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12동과 16동 사이에 있었던 일과 마음을 실제의 장소와 분리하기로 했다.
---p.70 오지은, 「그 안에서 아이들도 열심히 자라고 있다」 중에서

한 도시에 내 몸이 닿기 전에 그곳의 공기와 햇빛을 책으로 먼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도시를 잘 구운 크루아상처럼 겹겹이 맛보기 원한다면 책 속 활자로 그 도시를 먼저 더듬어 보는 게 좋다. 아마 그런 이유로 나는 유럽의 남부 도시들을 오래 흠모하다가 마침내 그곳으로 내 몸을 옮겨놓기에 이르렀는데, 직접 마주한 도시의 풍경이 책으로 봤을 때와 조금 다르다고 해도 그건 또 그것대로 매력적인 덧칠이었다.
---p.74 윤고은, 「레몬이 알전구처럼 총총한 도시」 중에서

도시는 인간의 몸이 만들었다. 인간의 일반적인 키가 건물 한 층의 높이를 결정했을 것이고, 인간의 몸 두께가 마차나 자동차의 크기를 결정했고 그 것이 한 차선 도로 크기를 정했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과 꿈 그리고 상처 와 좌절이 뒤엉켜 도시는 완성됐다. 도시에는 인간의 역사가 있고 인간의 환희와 눈물이 있다.
---p.79 허연, 「두 도시 이야기」 중에서

독일에서 이 교회는 전쟁의 흉터이고 도시의 흉터였다. 다른 건물로 덮어 지우거나 치워서 추모공원 정도를 조성하는 게 일반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대로, 매일매일 살아가는 자기들의 도시에 흉터로 남겨놓았다. 다른 어떤 것보다 그 감각이 무척 낯설었다. 이들에게 도시란 그야말로 시민들이, 자신들을 위해 살아가는 곳이었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곳, 타인이 어떻게 볼지가 먼저인 곳이 아니었다. (…) 흉터가 도시의 풍경일 수 있다. 어쩌면 흉터가 도시 풍경의 일부일 때 도시는 더욱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자기 몸의 흉터를 창피해하지 않는 사람이 매력적인 것처럼.
---p.85 이혁진, 「도시의 진경」 중에서

도시에는 시간의 흐름을 목격할 수 있고 불분명하고 정체된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는 장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생하는 미지의 생태계가 있는 곳,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 자연의 일부라는 자각을 일깨워주는 곳, 소유하지는 못해도 공평하게 누릴 수 있고 각자 자신 만의 고유한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재앙과 고통이 이 세계를 흠집 내고 할퀴어도 희망이 멸종위기의 감정으로 여겨진다 해도 그런 장소 가까이에 있다면 사람은 일종의 견인력을 얻을 수 있다. 삶을 환한 빛 가까이로 끌어당기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힘을.
---p.93 안윤, 「헤매도 길을 잃지 않는」 중에서

최용준의 사진은 부분과 부분을 더해도, 파사드와 파사드를 연결해도 한 건물이나 도시의 시공간이 특정되지 않는다. 프레임 밖의 세계와 연결되지 않는 정교한 프레임, 현실감과 생활감의 흔적이 표백된 파스텔톤 색감은 사진 속의 건물과 도시를 무국적, 무장소, 무시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그 안의 모든 대상들은 실시간 피드만 소비되는 SNS 공간처럼 선형적인 역사를 잃어버린 채 표면의 디테일만 빛날 뿐이다. 그 반짝임에서 어떤 건물이나 한 도시의 이력과 문맥과 의미를 읽어낼 수 있을까, 그 시공간을 특정해낼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읽을 만한 이력과 문맥과 의미가 없음, 하나로 특정되는 시공간이 아님, 그것은 우리가 지금 생활하고 살아가는 건물과 도시의 가장 뚜렷한 특성이 아닐까.
---p.106 박지수, 「최용준, 로케이션 / 엘레먼트」 중에서

이 이미지를 보면서 왜 마음이 흔들릴까? 무엇이 마음을 건드리는 걸까? 이러한 현상에서 일어나는 힘의 행방을 탐구하고 싶다.
---p.121 「이타미 고, 작가의 말」 중에서

차이밍량과 봉준호는 모두 이와 관련해 동일한 메타포에 매달리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건 바로 집이다. 가옥으로서의 집(house)과 가정으로서의 집(home)이라는 뜻을 모두 고려해서 말이다. 영화의 가족, 영화의 거처, 영화의 집이라는 것이 대체 오늘날 어떻게 가능한가? 혹은 과연 가능한가? 차이밍량과 봉준호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문제에 집착하고 있다.
---p.158 유운성, 「영화의 집을 떠나며」 중에서

인물 사진이 할 수 있는 말은 많다. 인물사진은 증명, 분류, 기록, 보고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셀피’가 입증하듯 완벽히 물화된 페르소나 같은 것을 말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오랜 동안 인물사진에서 기대했던 것은 여기에 없는 인물이 내 눈앞에 현존함으로써 발생하는 그 인물에 대한 기억이다. 그것은 내가 인물사진 속의 그/그녀를 직접 만나고 겪지 않았더라도 완강히 내 시선을 파고들게 한다. 인물사진 속의 인물은 짐작 못 한 방식으로, 그를 보는 내게 자신의 삶에 관해 진술한다.

---p.165 서동진, 「이미지 생성 AI의 사진적 리얼리즘」 중에서

출판사 리뷰

도시는 모두의 집이 될 수 있는가
시각적인 물음과 그 대답들

지난해 영화나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도시로 향하며, 또는 도시를 떠나며 시작되거나 끝을 맺는 서사 구조는 여전히 자주 등장합니다. 도시로 향하는 것, 또는 도시를 떠나는 것만으로도 기대와 불안, 설렘과 걱정,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새로운/괴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결국 낙관적인 결말과 비관적인 파국 중 과연 어느 쪽에 이를까요? 왜 도시로 향하고, 또 도시를 떠나는 이야기에는 언제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을까요?

도시는 인간이 만든 발명품 중에서 가장 크고 넓고 깊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어쩌면 가장 단순한 물음과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비롯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 단순히 오늘 거주하는 생활공간뿐만 아니라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집을 희망하면서 도시가 탄생했을 겁니다. 만약 도시가 나의 집이 될 수 있다면,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그 모든 변화들을 경험으로 또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끝내 도시가 나의 집이 될 수 없다면 그 모든 변화들은 폭력과 소외로 각인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긍정과 부정이 공존할 때 그 가능성을 향한 물음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도시는 모두의 집이 될 수 있는가?’

그 물음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보스토크 매거진은 이번호에서 지금 여기의 도시를 바라보는 여러 사진가들의 다양한 작업들을 선별했습니다. 카메라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진가들은 그 누구보다 도시를 시각화하는데 몰두해 왔습니다. ‘가장 크고 넓고 깊고 복잡한’ 도시는 그 어떤 피사체보다 사진가들에게 승부욕을 일으키는 도전의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끝없이 생성과 소멸을 되풀이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를 기록하기에는 그 어떤 매체보다 사진이 가장 적합했습니다.

최근 사진가들은 ‘가장 크고 넓고 복잡한’ 건축물이나 도시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기록하거나 재현하는 데에만 몰입하지 않습니다. 이제 도시의 복잡한 윤곽은 한눈에 조망할 수 없고, 도시 속 삶의 다양한 양상은 단번에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진가들의 도시 작업들이 점점 여러 레이어가 겹쳐지거나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다층적으로 결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거대한 건축물과 복잡한 대도시의 가시적인 영역을 넘어 건물과 건물 사이, 도시와 도시 사이에 보이지 않게 연결된 여러 시스템과 네트워크까지 탐색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그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것인지 시각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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