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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는 들고 있던 일기장을 던지듯 내려놓았어. 창밖으로 펼쳐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았지. 두 팔을 뻗으며 간절히 빌었어.
“저도 슈퍼 쏘니처럼 축구 좀 잘하게 해 주세요. 황금발이 되게 해 주세요. 맨날 저만 진단 말이에요. 제발요!” --- p.7 넓고 넓은 삼신관에 이렇게 소문이 쫙 퍼진 건 처음 있는 일이야. 한복을 색색으로 차려입고 쪽 찐 머리를 한 삼신들이 삼신관 마당에 모여들었지. 자손들을 위한 축복 기도를 끝내고 나오던 참이었어. “누가 곧 천 번을 채운다고? 뉘 집 아이래?” “그러게. 누가 그렇게 소원을 빈대?” --- p.9 할머니의 목소리가 동굴 속에 있는 것처럼 웅웅 울려 퍼졌어.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면서 수첩이 팔랑팔랑 넘어갔어. 수첩을 뺀 나머지 세상이 온통 일그러지며 뒤죽박죽 뒤섞이지 뭐야. 별안간 수첩에서 황금빛이 흘러나와 찬이의 발을 부드럽게 감싸는 게 아니겠어. 찬이는 너무 눈이 부셔 두 눈을 질끈 감았어. 그러자 검은 물감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 세상이 캄캄해졌지. --- p.28 “우아, 마법이라도 부렸어?” “마법? 하하, 이게 바로 천 번 마법이다.” “천 번 마법? 멋지다!” 찬이는 누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어. 아침이면 사라지는 찬이의 마법과 다르게 누나의 천 번 마법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야. --- p.62 찬이는 이를 악물고 다시 공을 가져왔어.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언젠간 될 거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면서 말이야. 누구보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이기고 지는 것만 생각하느라 제대로 연습해 본 적이 없잖아. 이번만큼은 제대로 연습해서 슈퍼 쏘니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지. 그렇게 찬이는 천 번을 채웠어. --- p.70 |
맨날 누나한테 축구를 져서 서러운 찬이는 하늘을 향해 제발 축구 좀 잘하게 해 달라고, 슈퍼 쏘니처럼 황금발이 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빈다. 천 번째 소원을 빈 순간, 찬이 앞에 삼신할머니가 나타나 하루 동안 소원을 이뤄 주겠다고 한다. 찬이는 황금발로 맘껏 축구 실력을 뽐내며 학교를 누빈다. 그러던 중, 스포츠 유튜버인 이기자의 눈에 띈 찬이는 슈퍼 쏘니 앞에서 축구 시합을 하는 ‘리틀 쏘니를 찾아라!’ 이벤트에 얼떨결에 초대된다. 슈퍼 쏘니를 만나는 날이면 사라질 황금발을 되찾기 위해 찬이는 삼신할머니를 찾아다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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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의 선물이다. 네가 소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니라.”
삼신할머니가 천 번째 소원을 들어주는 독특한 판타지! 찬이가 990번째로 소원을 빌었을 때, 저 먼 하늘나라 위 삼신관에선 난리가 난다. 누군가 곧 천 번째 소원을 빌 것 같다는 소문이 퍼져 마당에 삼신할머니들이 잔뜩 모인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백 번 정도 소원을 빌면 소원이 바뀌는데, 찬이는 진득하니 같은 소원만 몇백 번이고 쭉 빈 것이다. 마침내 찬이가 천 번을 채웠을 때 삼신할머니는 골목에서 울고 있던 찬이 앞에 나타나, 내일 아침까지 축구를 잘할 수 있는 황금발을 선물해 준다. 《천 번 마법》은 천 번째 소원을 빌었을 때 삼신할머니가 나타나 하루 동안 소원을 이뤄 준다는 독특한 판타지를 선보인다. 아이의 건강과 앞날을 보살피는 ‘삼신할머니’라는 우리나라 옛이야기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해 현대 이야기로 재밌게 녹여 냈다. 노랑, 파랑, 초록 등 선명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삼신할머니의 마법을 생생하게 표현한 한호진 화가의 삽화는 이 판타지 세계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리프팅 왼발 오백 번, 오른발 오백 번!”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진짜 천 번 마법 삼신할머니 덕에 황금발을 얻은 찬이는 6학년 축구부 형들의 코도 눌러 주고, 누나한테서 공을 빼앗아 골을 넣는 것까지 성공한다. 그렇게 축구 천재가 되어 기뻐하는 것도 잠시! 내일이 되면 사라질 황금발 때문에 애가 탄 찬이는 삼신할머니를 다시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런 찬이 앞에 나타난 것은 삼신할머니가 아닌 누나였다. 자신한테 축구를 져서 약 올랐을 거라 생각한 것과 달리, 누나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다가와 특급 기술 ‘마르세유 턴’ 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찬이는 대충 리프팅 왼발 오백 번, 오른발 오백 번씩 연습하고 오라고 하는데 웬걸! 누나가 진짜로 천 번을 채워서 연습하더니 바로 이어서 마르세유 턴 연습까지 천 번씩 해서 기술을 성공해 내고 만다. 땀을 흘려가며 연습에 매진하는 누나를 보자니 찬이는 머리가 불꽃 슛을 맞은 것처럼 얼얼하다. 천 번 소원을 빈 자신과 달리 누나는 천 번 연습을 해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마법을 이뤄낸 것이다. 찬이는 자기도 소원을 비는 대신, 누나처럼 직접 천 번 부딪쳐 보고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새벽에 홀로 공원에서 천 번씩 마르세유 턴을 연습하며, 슈퍼 쏘니 앞에서 축구 실력을 뽐내는 ‘리틀 쏘니를 찾아라!’ 이벤트에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마침내 축구 영웅 슈퍼 쏘니 앞에 선 찬이는 비록 황금발은 사라졌어도, 슈퍼 쏘니와 같은 경기장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함을 느끼며 힘차게 달린다. 결국 찬이는 경기에서 지지만, 마지막에 슈퍼 쏘니가 다가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닮았다’는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하고 간다. 축구를 잘하고 못하는 것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던 찬이의 모습이 슈퍼 쏘니에게도 큰 울림을 준 것이 아닐까. 만약 찬이처럼 진짜 좋아하는 것이 있지만 도전해 볼 엄두가 안 났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자.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스스로 천 번 마법을 이루리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