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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동인 - 감자
2. 현진건 - 불 3. 채만식 - 레디 메이드 인생 4. 김유정 - 금 따는 콩밭 5. 송영 - 노인부 6. 이기영 - 민촌 7. 한설야 - 씨름 8. 김승옥 - 서울 1964년 겨울 9. 이청준 - 병신과 머저리 10. 황석영 - 탑 11.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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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수록한 '탑'은 작가가 직접 참전했던 월남전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으로 월남전의 의미와 함께 그 전쟁에 끌려들어갔던 우리나라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탑은 문화적 동질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나 월남에게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문화가 다른 미국인에게는 단지 하나의 미신 덩어리이며 골치아픈 물건일 뿐이다. <중략> 그들에게는 불교와 월남 주민의 관계라는 것이 아무 의미도 없으며 탑은 단지 하나의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월남전에서의 미국의 인식이었음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합리성만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 골치 아픈 것은 없애버려야지. 미합중국의 군대는 언제 어디서나 변화시키고 새롭게 할 수가 있네. 세계의 도처에서 말이지.' --- p.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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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김 일병에게 보았던 것은 김 일병이 눈빛이었다. 허리 아래에서 타격이 있을 때마다 김 일병의 눈에서는 <파란 불꽃>같은 것이 반짝이고 지나갔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형은 그 눈빛에 관해서 상당히 길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미심했던지 형은 원고지를 두 장이나 여분으로 남기고 지나갔다. 혹은 그 눈빛에 관해서 좀 더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바꾸어 보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떻든지 형은 그 순간에 적어도 그 파란 눈빛의 환각에 빠졌을 만큼 강렬한 경험을 견디고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형의 소설적 상상력은 절대로 그런 것을 상정해 낼 수 있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일병은 그 눈을 무섭게 까뒤집으며 으으으 하는 신음과 함께 몸을 비틀어 버렸다. 관모가 울상이 되어 김 일병에게 달려들어 그 꿈틀거리는 육신을 타고 앉아서 미친 듯이 굴러댔다.> <나>는 다음에도 여러 번 그 기이한 싸움을 구경했다. 그때마다 <나>는 김 일병의 <파란빛>이 지나가는 눈을 지키면서 속으로 관모의 매질에 힘을 주고 있었다. 그런 때 <나>는 그 눈빛을 보면서 이상한 흥분과 초조감에 몸을 떨면서 더 세게, 더 세게 하고 관모의 매질을 재촉하는 것이었다. --- p.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