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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자 시집
시인의 말 제1부 기억을 우려내다 달다, 귤이 기억은 열 살이다 밥을 벌다 죽도시장 어울려서 산다 처음 운전 꼬투리 속 시간 화손대에 앉아 이랑 끝에서 나를 위하여 수산 오일장 내 탓 파프리카 마을 가불로 산다 보이지 않는 손 제2부 꽃이 환하다 바람만 남아 있네 이곳은 삶의 이력이 보인다 소나기처럼 고구마 줄기를 다듬으며 방아잎 좋아 하나 기러기 떼 날아오르다 꽃길을 가다 엄마의 노래 불을 지피다가 기억을 벗다 또 다른 나의 얼굴 실로암에서 그립다는 것은 제3부 봄밤에 젖다 그때는 아침 산책길에서 길곡 가는 길 봄비가 슬픈 날 가을 끝에는 편백 숲에서 봄은 또 오고 우도에서 올레 15 대지포 전복죽 사천 무지개 목도마을 한재마실 통영포구에서 남해로 가는 길 제4부 가슴에 피는 꽃 전나무 숲을 걷다 나전역에서 오늘 밥이 버거울 때 물고기 반지 옹이로 남다 같이 보고 물들이다 내 나이 예순 문을 열고 나서다 시간의 흔적 시간을 떠올리다 불이 켜진다 혼자 되내는 말 쉬다 염치가 없네, 잡풀 바람이 거칠 때 해설: 존재의 자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길의 언어-김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