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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서문 1부 나는 당신이 있어 춥지 않은 겨울을 생각했다 환절기 편지 무풍한송로를 지나며 봄으로 그대에게 닿았으면 모래톱의 오랜 기억 동백 그림엽서 멀리 어둠을 건넌다 영도 바다 바다는 말해 주었네 빈 하늘 같은 시 선술집에서 지나는 바람인 줄 알겠습니다 물빛을 만나 2부 멀리 사람 하나 어둠을 건너고 있다 그리움 선암사에서 산사에 오르며 우담바라꽃 통도사에서 자장매 선운사에서 꽃이 된 사람 풍경 백목련 꽃망울 아래 꽃이 좋지요 떠나가는 날 봄 수인사 가야 연가 홍매화 안부를 묻다 3부 안부를 묻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갓난이이모부 한들아파트 2 4부 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 꽃이 되고 섬이 되었다 낙화 백일홍의 꿈 봄비 꽃잎의 시간 아래 삶의 무게 장승 보수동에서 북문 성터 강을 떠날 수 없었네 아침 햇살 고독 맹금머리등 아낙네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 흔적 모두 아팠지만 설거지 여름 벚꽃이 꿈을 펼칠 무렵 투명하고 밝고 가벼워서 영도 바다 2 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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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비로 내리던 날
낯선 길에서 그대를 떠나보냈다 쏟아지던 슬픔은 꽃이 진 허허한 오후에 묻혀버렸다 떠난 자리에는 며칠째 바람만 불고 아무도 오지 않는 무인도였다 사랑은 한 철 피었다 지는 붉은 꽃잠이라던 너의 말이 흩어지며 구름을 닮아 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시간 속절없이 꽃은 피었다 지고 또 피기를 하염없이 그대가 건네준 말들이 장맛비에 쓸려가고 꽃이 진 화원의 시든 이파리처럼 우두커니 여름을 앓고 서 있다 ---「그대가 건네준 말들」중에서 태종대 두 갈래 길을 보듬고 있다 밤이 오면 바다는 섬을 품고 해안 절벽 거친 나무들 자라고 그리움 젖어들어 깊은 숲이 되었다 숲을 지나는 사람들 가슴 한편에 그리움이 자랐다 외로운 사람들 가슴 속에 섬을 만들었다 섬 모서리 해풍에 검게 닳아 비탈진 돌 언덕이 되어 갔다 짙은 슬픔도 바다를 가린 운무도 다정큰나무 날아든 동박새처럼 흔들리는 날갯짓 아래 순간 지나는 바람 태종대 그리움 안고 사는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와 꽃을 피우며 섬이 되어간다 ---「태종대」중에서 흐르는 시간 얼음이 된다면 냉각된 과거로 돌아가 잠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심장에 드리운 낙엽처럼 책갈피에 고이 접어두고 가슴에 간직하고픈 사람이 있다 얼음 한 켠 뚫린 기억 속으로 몇 낱 가다보면 금새 녹아 버리는 얼음 구멍 안에 꼭 보듬고 함께 눈물 흘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시간」중에서 아무도 오지 않는 밤 차가운 가슴 위로 눈부신 설렘 담아 그대에게 편지를 쓰면 나뭇잎에 스며든 그리움 사랑이 되어 긴 얼음장 견뎌내고 봄으로 그대에게 닿았으면 그대 한번 쯤 강이 되어 나를 꼭 안아 주었으면 ---「봄으로 그대에게 닿았으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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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무엇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참신함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움에 대해 시인은 삶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용한 원동력으로 인식한다. 단순하게 그리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기다리는 일을 통해 지속적인 그리움으로 승화한다. 삶은 무한반복이다. 무슨 일이든 끝이 있다고 인식하지만 그 일의 끝에는 또 다시 다른 일들이 발생한다. 우리들의 일들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통해 한 인간을 인간답게 성숙시켜 나가는 원동력이다. 살면서 흔히 접하는 그리움은 또 다른 그리움을 양산한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아직도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 바로 시인이다. 그러한 시인의 인식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김용철 시인에게 있어서의 그리움은 시를 구성하는 원동력인 동시에 시세계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건이다. 첫 시집에서 보여준 시인의 시 정신이 앞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양혜경 (문학평론가, 신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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