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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디에서 핼리 혜성을 볼까
엄세원
상상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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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루시드 드림
미용 다윈주의
우린, 어디에서 핼리 혜성을 볼까
다초점을 주세요
달의 맛
봄을 물었는데 말이야
관觀 시視 찰察
리바운드에 관하여
해금
금강굴에 거울 있다
중세로 가는 문
은빛64GB
빛의 수몰지구
불의 고리 한가운데에서 음악회가

2부

핑크뮬리를 넘겨보는 마당
음의 페달을 돌리다
개벚나무잎은 팔랑귀
직립으로 한 움큼
홍연
통증, 가시는 방법
꿈 냉장고
모과를 한아름 안고서
봄이 스위치를 켠다
바야흐로 심사 중
밤의 시선
이 시간이면 사람을 놓치고
벌써 꼬리가 생겼다

3부

이념의 표지석
등감
아라가야 낙타
눈빛을 출토하다
복숭아 삼백사십 개의 영원이 있다
공갈못 출사出寫
키오스크
판갑옷과 투구
인회석이라는 계보
끝나지 않는 노래
물이 입어본 맥락

4부

물 위의 집
어디에도 없는 쇼핑 목록
바닥은 육식성
전입
해킹
붉은 가임기
십 년은 물결무늬 소인
일 년에 한 번 그날
항아리 전언
내게 옮아오는 그때
먼 곳에 온 이야기
의외의 화해법
동침
둑방 서랍

해설 _ 다르게 보기와 다른 것 되기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202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2014 강원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숨, 들고나는 내력』, 『우린, 어디에서 핼리 혜성을 볼까』가 있다. 한국소비자연합 문화예술부 시문회 사임당문학상, 홍성군 문화.관광 디카시 공모전 대상, 강원시니어 문학상 대상, 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우수상. 제2회 이충이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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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128*205*20mm
ISBN13
9791193093344

책 속으로

부릅뜬 홍채를 스쳐 가며 비춰보는 등대
관觀의 번짐이다
어쩌면 사내의 몽환인지도

다음, 그다음 또 그다음의 물결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

솟아 있는 바위는 시視다
어쩌면 사내의 내세인지도

머리카락이 파도에 흐물거리면
뒤이어 포말이 핥는다
모래 알갱이들 입과 귀와 코를 드나든다
밀물에 팔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달그락 덜그럭 조가비가 끼어온다

...(중략)...

죽음은 둥글다 둥긂,
몸을 떠나 다시 둥긂으로 박동하리란 것을
알고 있다 박혀 있는 닻이 찰察이다
제 모서리를 버리며 마모되는 필연
...(중략)...

찢어진 틈 속 우둘투둘한 뒷등 위로
뚜뚜뚜 뚜 뚜 뚜 뚜뚜뚜
일제히 별들의 일상이 시작된다

여기 좀 비춰봐, 플래시가 내 동공을 조이고 있다
---「관觀 시視 찰察」중에서

교차로 너머에서 시위가 한창인지 북 치고 장구 치고 확성기 소리가 파편처럼 흩어져 온다 먹먹한 귀에 손을 포개고 걷는다 구호의 매질媒質에서 전파되는 애국가, 나도 모르게 오른손이 가슴으로 향하다 움찔 멈춘다

,,,(중략)...

공갈빵 노점 앞으로 그릇에 연대한 머리띠처럼 사람들이 줄 서 있다 속이 빈 빵일 뿐일 텐데 저들은 무엇에 열중해 있는 걸까 빵 속에 담긴 지긋한 열기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밤하늘은 텅 비고 달만 부풀어 있다

안경을 이리저리 살피는 안경사가 눈을 다치지 않아 다행이네요, 말끝 살짝 올리며 새로운 금테를 내민다 안경과 세상 사이에 놓여 있다 나는 주문한다 세상 바라보는 초점을 다중으로 맞춰 주세요!
---「다초점을 주세요」중에서

목 안쪽의 혹
내 안 보이지 않는 응어리
온몸 웅크린 울음

백보드의 날들
나는 절벽에서 튕겨졌고
링에서 빙빙 돌다 밖으로 밀려나갔다

내면의 세계에서도 승리와 패배
점수가 생겨났지
내 안 수많은 모서리를 다독이며

공은 아무리 공들여도 공空이다
---「리바운드에 관하여」중에서

번쩍, 몇 번째 번개가 그의 따귀를 갈기고 사라졌다
방범등이 휘청거렸다

빛이 라이터를 켤 때
번쩍 눈꺼풀이 열리고 검은자 속으로 번개 들어갔다
홀딱 젖은 담배가 고꾸라지고 담벼락이 그를 덮쳤다

---「밤의 시선」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생각을 앓는 밤마다
잠이 떠돌았다

아무도 기웃거리지 않는 새벽
나는 숨 쉬고 있다

다짐을 여미는 가슴으로
포기조차 버린 권리로
바닥을 읽어내는 일

내가 있음을 다독이게 된다

2023년 12월
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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