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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나타내는 말도 우리 한국말이 가장 육감적이고 아름답다. 영어의 '립(lip)'은 기름덩이란 뜻이라 한다. 두 개의 빨간 기름덩이……. 아름답다고 느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한문으로는 '순(脣)'이라 하는데 떨리는 <辰> 입이란 뜻이다. 놀라거나 두려워서 바들바들 떠는 입술도 수염난 입술만큼 섬뜩하다. 진(辰)에는 겹친다는 뜻도 있어 겹치는 입이란 뜻으로 풀이하는 이도 있는데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서가 결여돼 있는 순(脣)이다.
한데 '입술'이라는 우리말은 화심(花心)을 꽃술이라 하듯이 구심(口心)이란 뜻이다. 술이라는 말에는 중심 · 핵심이라는 뜻이 있다. 쟁깃술…… 하면 쟁기의 보습을 끼우는 중심을 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꽃술에 암술 · 수술이 있고 그 두 술의 포옹으로 열매가 맺어지듯이 술에는 암수간에 인력(引力)을 갖는 사랑도 있고 창조도 있다. 한국의 입술은 그런 입술이다. --- p.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