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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한 거미가 파리에게 말했습니다.
“사랑스런 아가씨, 어떻게 하면 아가씨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내 식품 창고에는 진짜로 멋진 것들이 너무너무 많거든. 아가씨라면 진심으로 대환영이지. 자, 이 요리 좀 맛보지 않겠어?” “아, 싫어 싫어요.”파리가 말했습니다. “친절한 거미 아저씨, 그럴 수 없어요.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벌써 들었거든요. 전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요!” “사랑스런 아가씨!” 거미가 말했습니다. “슬기롭고 똑똑한 파리 아가씨, 망사 같은 날개가 너무 멋져! 눈은 또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지! 응접실에 가면 선반에 작은 거울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잠깐 들어오면, 아가씨, 거울에 비친 고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점잖은 아저씨, 칭찬의 말씀 고마워요.” 파리가 말했습니다. “이제 아침이 됐으니 작별 인사를 해야겠네요. 다음에 또 올 게요.” --- pp.1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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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이 좁은 종 모양의 클로시 모자를 쓰고, 작은 손가방을 팔에 걸치고, 20년대에 유행한 플래퍼 원피스를 차려입은 파리 아가씨의 모습은 어여쁘고 우아합니다. 이 예쁜 파리 아가씨를 꾀어 잡아먹은 거미 아저씨의 말을 들어볼까요? 거미는 교묘한 책략을 감추고 많은 벌레들을 자신의 거미줄로 끌어들인다고 해요. 하지만 세상에는 거미만이 사냥꾼이 아니고 벌레만이 희생자가 아니라고 하네요. 거미처럼 다른 이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파리처럼 그런 함정에 빠지는 사람들도 항상 있지요. 메리 호위트 역시 그런 점 때문에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이 시를 썼겠지요? 나쁜 계략이 숨어 있는 말에 속지 말라는 충고로요.
토니 디터리지는 아서 래캄을 비롯한 여러 예술가들과 헐리우드 공포 영화에서 이 그림책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림책의 배경은 연극의 무대 혹은 영화의 세트장처럼 보입니다. 덕분에「거미와 파리」라는 고전적인 영문시는 한 편의 멋진 영화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죠. 능글맞은 거미의 대사와 표정에 아첨을 경계하라는 충고마저 누그러집니다. 파리를 잡아먹고 능청스럽게 조언을 하는 거미처럼, 짐짓 교훈이 아닌 척 교훈을 전하는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노련한 거미와 순진한 파리가 옥신각신 주고받는 대화, 유령이 되어 경고하러 나선 워터하우스 귀뚜라미와 나비 부인이 주는 즐거움, 고전적인 헐리우드 공포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흑백 그림의 독특함을 함께 즐겨 보세요. 은과 먹으로 인쇄한 은은한 질감의 장면들을 즐기다 보면 파리 날개에서 은가루가 떨어질 것만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