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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15
해설_ 봄날의 산행| 강영숙(소설가) 436 나쓰메 소세키 연보 446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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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오는 자신을 위해 하는 사랑을 안다. 남을 위해 하는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시적 정취는 있다. 도의는 없다. 사랑의 대상은 장난감이다. 보통의 장난감은 가지고 노는 것만이 능사다. 사랑의 장난감은 서로 가지고 노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후지오는 남자를 가지고 논다. 남자에게는 털끝만큼도 희롱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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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의 주머니에 대고 문명을 체로 치면 박람회가 된다.” 이런 문장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소세키는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했을까? 고노일까, 오노일까, 아무래도 오노일 것만 같다. 아니,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다. 저런 문장 하나만 있으면. 우린 무네치카와 같은 삶을 꿈꾸지만 고노와 오노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닐는지.
_옮긴이의 말에서 ‘소세키표’ 삼각관계 『우미인초』에는 남자와 여자, 과거와 현재, 사랑과 분노, 삶과 죽음이 봄에서 여름으로 흐르는 계절에 함께 녹아 있다. 시(詩)의 세계에서 사는 오노가 물밑의 수초 같은 과거에서 물 위로 떠올라 꽃 피우고자 발버둥치는 성장소설과 매혹적인 칼날을 지닌 자줏빛 후지오의 차가운 사랑 놀음. 여기에 오노의 과거에서 따라온 여자인 “달밤에 태어난” 사요코가 있다. 그리고 강단 있는 “네모나게 각진” 무네치카가 중심을 잡은 얽히고설킨 ‘삼각, 사각관계’다. 오노, 후지오, 사요코, 무네치카 그리고 여기에 청년 철학자 고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번민이 더해진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오노와 후지오, 후지오와 무네치카, 오노와 사요코를 이었다 뗐다 하는 연애소설로 읽어도 좋고, 끊임없이 불운한 과거의 그물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남기 위해 사랑과 돈에 고개 숙이는 한 시인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좋다. 아니면 철학자 고노의 삶과 죽음과 고독과 번민을 함께 나누어도 이 소설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어떻게 읽어도 고집스럽게 섬세한 문장은 그대로 시가 되고, 자줏빛 꽃이 어우러진 한 폭의 병풍이 된다. 자존심이 사납게 인다, 무심코 검은 머리를 물결치게 한다 “잠들어 있는 천지에 봄에서 뽑아낸 진한 자줏빛 한 점을 선명하게 떨어뜨려놓은 것 같은 여자, 봄을 제압하는 깊은 눈의 여자, 조용한 봄바람을 섬뜩하게 가르는 여자, 아름답고 상냥한 눈썹으로 맹렬히 싸우는 불꽃의 여자, 털끝만큼도 남자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여왕.”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진짜’ 고양이를 집요하게 그려냈다면, 『우미인초』의 자줏빛 후지오는 소세키의 그야말로 신경증적인 관찰력으로 형상화된, 백 년을 훌쩍 뛰어넘은 매혹적인 ‘진짜’ 여자의 몸짓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미인초』는 《아사히 신문》에 1907년에 폭발적인 인기 속에 연재된 소설이다. 당시 미쓰코시 백화점에서는 ‘우미인초 오비’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후지오 기모노가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 대유행이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