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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반가사유상이 개 달력을 읽다 죽여주는 여자, 성업중 날파리 그렇게 물방울의 방어운전 허깨비 반가사유상이 개 달력을 읽다 외나무다리 멧돼지 연기 젖은 땅 낚시질 물의 무게 산바람 터널 완벽이다 제2부 민주공화국 겨울 포위망 뽀샾 민주공화국 겨울 전지전능하신 터널 비전 초록 낙엽 버림받은 채석장採石場님께 오토바이 소리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 까닭 먼지 CCTV 얼굴 확인함 이모님 세 분 미끼를 물다 제3부 낙엽의 울음소리 비밀 할미꽃 낙엽의 울음소리 스톤피시 숲 왕방산 진달래 합창 미친 계절 기다림 아침의 어울림 봉의산鳳儀山 일출 바람의 손 물오리의 집 비둘기의 구애 스스로 제4부 저 너머 편의점 난센스의 지각 각주 번호 먼지 밟기 그믐달 고양이 발자국 수다 좀 떨어도 될까요 저 너머 편의점 눈을 감고 등산 리포트 섬 속의 섬 국화도나무 회춘기回春期 산소통의 독백 투 버튼 스위치 행운의 도시 포천Fortune city Pocheon에 있는 24시 사우나 남탕 벽 콜라주 작품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제5부 검은등뻐꾸기 소리를 베끼다 혹 빠지다 검은등뻐꾸기의 소리를 베끼다 못 간다 첫눈의 무게 한강뷰는 못 보고 신용비어천가 변화에 관한 놀라움에 대한 놀라움 턱걸이 동해 투자 냉이꽃 버력 길게 보면 시집 해설 | 남승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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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석 시인의 시집 『난센스의 지각』은 인과론적 사유가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유쾌한 반란이다. 그의 시편들은 인식 주체의 강제된 명명법과 불합리한 합리성으로 재편된 “엉켜버린 세상”을 향해 풍자와 역설의 언어를 의뭉스럽게 쏟아낸다. 새 시집에 “각자의 주장을 비논리로 펼치는” 채석장 “봄꽃들”의 아침 표정과 “아버지처럼” “이름만 남아 있는 바람이” “온 산 가득히/풀과 나무와 새와 벌레들을 흔드”는 넉넉한 풍경, 죽음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자유와 평화와 중도와 사랑의 “완벽”한 세상이 중첩되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뿐만 아니라 “파고다 공원 근처에서 소문난 여자”의 불편한 진실과 “겨울에는 언제나 눈이 온다”라는 자연의 자명한 법칙이 모나지 않게 공존하는 사정도 이 부근에서 멀지 않다. 이 시집은 평범하면서도 눅진한 세계의 형상에서 대자연의 이치와 생의 비의를 재치 있게 포착하고 진중하게 견인한 예술적 사유의 집적물인 것이다.
“서다말다 잡다말다 보다말다 뛰다말다 잡다말다” “죽다말다 사는” 기우뚱한 “허깨비 같은 세상. 그곳의 현실 논리에 갇혀 있으면서도 ”갇힌 줄 모르“(「시인의 말」)는 무수한 ‘나’들의 난센스에 대한 자각, 지각! - 이성천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