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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김민하 글그림
브로콜리숲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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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숲 동시집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_둥실둥실 재미난 생각 여행

1부 밤하늘을 먹는 법

사각사각 배추책 읽기
반짝이 못
둥근 테두리 시계
밤하늘을 먹는 법
숟가락의 힘
틀린 그림 찾기
먼지1
먼지2
먼지3

마음 재활용법

2부 꽃 발자국

꽃씨는 1학년
꽃의 위로
풋맛 익히기
봄의 낙서
길모퉁이 아침
사과 벌레
꽃 발자국
비 온 뒤
감자
별자리1
별자리2


3부 햇살 도화지에 그린 그림

공1
공2
못의 마음
빨래1
빨래2
책의 귀
항아리 뚜껑을 열어놓는 까닭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
나는 빨래다
햇살 도화지에 그린 그림
풍선

4부 호수가 잔잔한 까닭

지구
추석 달
신호등
담쟁이

도장
책 읽는 배추벌레
가을
정다운 밥
오솔길
보름달
호수가 잔잔한 까닭

5부 산의 쉼표들

김밥 꽁지
아이스크림 먹는 해
얼음새꽃
나팔꽃
민들레
시계1
버릇 청소
산의 쉼표들
크리스마스

눈 온 날
시계2

해설_실험적이고 개성적인 동시_전병호

저자 소개 1

글그림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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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당선되고, 2012년 《심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즐겨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밥 먹듯이 그림을 그립니다. 안 보이는 마음을 따뜻하게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 작가입니다. 동시집 『기침하는 꽃들』, 시집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아무것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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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5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9쪽 | 148*210*20mm
ISBN13
979119463203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조그만
웅덩이에

참새들
다투지 말고
나눠 먹으라고
띄엄띄엄
빗물 담아놓았다

학교 가는 길
내 운동화 젖지 말라고
발 디딜 곳
남겨놓았다

---「비 온 뒤」중에서

공은
콩닥 어디엔가 부딪치면
팔딱팔딱 가슴이 뛴다

발부리에 닿아 빠르게 날아오르는 축구공
손바닥에서 가뿐히 들어 올려지는 배구공
방망이 맞고 저 멀리 튕겨 나가는 야구공

공은
통탕 부딪치면서 큰다
두근두근 도전하면서 산다

---「공 1」중에서

툭툭, 망치가 칠 때

아프다고 엄살 부리며
얼른 등 구부리는 못이 있다

살살 발끝 넣고 힐끔 눈치 보다가
수건 한 장만 걸어도 톡, 떨어지는 못이 있다

꿋꿋이 참고 어깨까지 잘 박혀
뻐꾸기시계를 들어주는 못이 있다

꼭꼭 안 보이게 온몸 감춰
누군가 쉴 나무 의자를 만드는 못이 있다

다 마음먹은 그대로

---「못의 마음」중에서

놀고 싶어
엉덩이 달싹거려도

숙제하라는 엄마 잔소리에
꼭 붙들려
책상 앞에서 꼼짝 못 하는


햇볕 한 줄 또박또박
바람 두 줄 설렁설렁
나비 날갯짓 삐뚤빼뚤

연필 꾹꾹 눌러
마른 글자를
공책 빈칸에
쓴다

꿉꿉한 마음
뽀송해질 때까지

나는 지금
빨래집게에 꽉 물린
빨랫줄의 빨래다

---「나는 빨래다」중에서

둥근 시계가
피자 한 판이라면

늦잠 자고 싶은 아침 시간은
냉동실에 꽁꽁 얼려둘 테야
5분만 더 분침이 딱 멈춰있도록

눈이 감기는 공부 시간은
세모꼴로 뚝 떼어 냉큼 삼켜버릴까?
책을 펴자마자 끝종이 울리게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흰 구름 접시에 산처럼 담아놓을래
아껴가며 야금야금 먹을래

노릇노릇 구워질 하루의 시간
생각만 해도 사르르 군침이 돈다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중에서

동그란 콩으로 메주를 쑤고
네모난 메주로 장을 담그는
우리 할머니

뚜껑을 열면
장 항아리는 출렁출렁 밤하늘이에요
별 하나 안 보이는

그래선가 봐요
할머니가 가끔
항아리 뚜껑을 열어놓는 건

포롱, 별이 내려와
참방참방 같이 놀아주라고
까만 장 심심하지 말라고

---「항아리 뚜껑을 열어놓는 까닭」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로 차려낸 감각의 밥상, 마음의 도시락

김민하 시인의 동시집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은 삶을 감각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하는 시집이다. 제목부터가 시적 감각의 출발선이다. ‘군침이 돈다’는 말은 단순한 미각적 반응이 아니다. 그건 기대, 흥분, 기다림, 상상력이 함께 섞인 마음의 움직임이다.

시집 속 시들은 이처럼 하루의 모든 순간을 ‘입에 넣어보는 듯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가령 「사각사각 배추책 읽기」는 엄마의 김장을 ‘밑줄 그은 책 읽기’로 그려낸다.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삶이 써놓은 뜨거운 문장, 엄마가 먼저 읽고 넘긴 페이지다. 아이는 그 밑줄을 따라 ‘사각사각’ 곱씹으며 받아들인다. 「숟가락의 힘」은 감정이라는 굳은 문을 여는 가장 다정한 열쇠가 숟가락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울컥한 입, 닫힌 마음도, 따뜻한 밥 한 숟갈 앞에서는 스르르 열린다. 시인은 말한다. ‘밥을 나누는 일은 감정을 나누는 일’이라고.

그리고 「밤하늘을 먹는 법」에서는 시적 상상이 극대화된다. 밤하늘을 가위로 잘라, 햇살로 구워, 김처럼 말아, 별빛을 간장처럼 찍어 삼킨다. 우주는 먹는 것이 되고, 별은 마음의 소화가 된다. 시와 삶, 자연과 감정이 입 안에서 하나가 되는 순간.

이 동시집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가 '어린이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민하 시의 언어는 ‘작고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그 안에 담긴 세계는 깊고 넓고 조용히 흔들린다. ‘책 읽는 배추벌레’도, ‘얄미운 먼지’도, ‘얼굴 없는 숟가락’도 모두 내면의 거울, 또는 우리 안의 또 다른 나다. 그의 시는 늘 일상이라는 평범한 반죽에서 시작해 언어의 온도와 감각의 양념으로 조리되어 나온다.

김민하 시를 먹는 법

첫 줄은 혀끝으로 읽고, 마지막 줄은 가슴으로 삼킨다.
그러고 나면, 어느 틈엔가 마음속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 있다.

『군침 도는 하루의 시간』은 시로 만든 하루치 도시락이다. 그리고 그 도시락은 당신이 기운 없을 때, 말보다 따뜻한 밥 한 숟갈을 내밀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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