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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말_
1부 걸어서 세계 속으로 신나는 글자012 치아는 칙칙폭폭013 케이프스타014 거리의 무법자016 엄마는 5분 미용사018 무거운 엉덩이020 맛집투어022 걸어서 세계 속으로024 포기는 몰라026 뽀로로분식 벽에 붙들려028 염소할아버지 말씀029 비는 선생님030 훌륭한 눈사람032 2부 음메음메 우는 역 대박 사과037 1의 역할038 음메음메 우는 역040 구름은 번쩍, 펑!042 2025년 여름 감독은 레드카드를 만지작거리고044 비잉빙 행성들045 소화제도 없는데046 지팡이가 걷는다048 오프너050 낡은 운동화051 끝까지 봐야 해052 살얼음이 깔렸다054 비 온 후 맑음056 노을058 우리 다 함께059 3부 분꽃이 시를 쓴다 구름 팝콘062 가을 오븐064 분꽃이 시를 쓴다065 느티나무는 그늘을 짠다066 달과 바다068 다림질070 저녁은 오늘도 불장난071 무화과072 통통통074 꿀꺽076 겨울은 아직 웅크리는데, 동백꽃078 봄이 시동을079 무지개081 사람 나이 나무 나이 별 나이082 인증마크084 4부 변압기가 필요해 시골뜨기088 봄 이야기090 물맞이1 092 눈치도 보지 않고093 물맞이2 094 주도권 다툼096 아궁이 앞에서 물든 가을098 솜틀집100 비밀번호102 엄마와 바다는 커플 바지104 변압기가 필요해106 우리 반은 활짝108 아빠도 엄마도 나도 충전하러 간다109 갯마을110 새들의 밥상112 부슬비 편지114 해설_동시야,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니_고형렬 |
서담의 다른 상품
윤광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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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바닥에는
지도가 입력돼 있지 문방구 떡볶이가게 얼굴도 마음도 예쁜 승아네까지 척척 잘도 찾아다니고 새로 다녀온 곳은 바로바로 업그레이드도 되는 발바닥 네비게이션 그러나, 얼마 전 할머니 놀러 간 베트남 하노이는 아무리 찾아도 내 지도에 없네 --- 「걸어서 세계 속으로」 중에서 꼬물꼬물 강아지들아 종종종 병아리들아 엄마를 곁에 두고도 찾고 찾는 나의 어린 것들아 사람들은 시장놀이를 너무너무 좋아한단다 시장놀이가 얼마나 재미있으면 낑낑, 음매, 꿀꿀, 꽥꽥, 삐약삐약 여기 다 있잖니 --- 「염소할아버지 말씀」 중에서 점. 점. 점. 빗방울 떨어진다 줄줄줄 흘러내린다 바닥이 흥건하다 점이 모이면 선 선이 모이면 면 칠판 글씨들 알쏭달쏭했는데 이제 비를 선생님으로 모셔야지 --- 「비는 선생님」 중에서 똑, 물방울 ! 떨어진다 철봉을 붙잡는다 똑, 물방울 2가 떨어진다 1이 자리를 내준다 1은 몰래몰래 무대 뒤로 나가고 대기하던 3 4 5 6 7…… 똑 똑 똑 등장! 기 다 란 고 드 름 --- 「1의 역할」 중에서 어느 날 텅 비어버린 목장 할아버지까지 쓰러뜨린 목장 끝내 자신도 폭삭 주저앉아 버렸지 음메~ 송아지 엄마 옆에서 울부짖는 소리 애써 귀 막고 먼 산만 바라보던 하느님 소 등 만지작만지작 풀로 꽃으로 봉긋 마흔세 마리 구제역 구제역 구제역 새로운 역 망초꽃 음메음메 울고 있다 --- 「음메음메 우는 역」 중에서 지팡이 끝에는 여린 손이 달려 있다 둥근 지팡이 끝에는 초롱초롱한 눈이 바라본다 하얀 지팡이가 눈, 코, 귀, 손을 이끌고 툭 툭 툭 바닥을 치며 한빛 맹인학교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긴다 --- 「지팡이가 걷는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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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숫자 ‘1’이 세상을 움직이는 순간들 - 서담 동시의 확장과 밀도”
『1의 역할』은 동시가 가닿을 수 있는 감각의 범위와 주제의 깊이를 확장한 성취다. 서담 시인은 수많은 사소한 것들-하나의 물방울, 낡은 운동화, 텃밭의 상추, 구겨진 잠, 줄 맞추는 젓가락-에 시선을 멈춘다. 이 일상의 사소한 대상들은 시인의 손끝에서 놀랍도록 생동하는 ‘장면’이자 ‘메타포’로 변모한다. 예컨대, 표제작 「1의 역할」은 고드름이 맺히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1’이라는 숫자가 차지하는 시작의 무게를 말한다. 이는 단지 수학적 상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움직이는 존재’, ‘기회를 내어주는 존재’, ‘자리를 비우는 존재’로서의 윤리적 감수성까지 함의한다. 한 편의 시가 이렇게 압축적이면서도 다의적인 층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이 시집의 전체적 성격을 대변한다. 감각의 전환, 유머와 서정의 병치 서담의 동시는 때로 ‘재치 있는 유머’와 ‘서늘한 서정’이 교차한다. 「엄마는 5분 미용사」에서 시인은 오징어채를 굽는 장면을 ‘파마’라는 언어적 유희로 펼치며, 일상의 노동과 미적 상상력을 가볍게 묶어낸다. 반면 「음메음메 우는 역」은 구제역이라는 재난을 다룬다. 여기서 시인은 감정의 과잉 없이, 슬픔을 ‘낱말의 무게로’ 옮겨 적는 정제된 시적 태도를 보여준다. “하늘나라 가신 할아버지께 보내는 점자 편지”라는 표현(「부슬비 편지」)은 이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감각의 밀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구절이다. 동시의 확장 - 자연·가족·사회로의 감각적 퍼짐 『1의 역할』은 크게 세 방향으로 시의 시야를 확장시킨다. 자연과 우주의 감각: 「느티나무는 그늘을 짠다」, 「분꽃이 시를 쓴다」 같은 시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서 생태적 감수성과 ‘풍경의 언어화’를 시도한다. 세대와 가족의 이야기: 「봄 이야기」, 「시골뜨기」, 「주도권 다툼」에서는 손주와 조부모, 부모 세대 간의 관계와 정서를 촘촘하게 엮는다. 이들 시편은 동시가 단지 어린이의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는 문학 장르임을 증명한다. 사회와 현실을 포착하는 언어: 「2025년 여름 감독은 레드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지팡이가 걷는다」 같은 시들은 사회 현실과 연결된 감수성을 보여준다. 시인은 아이의 말투를 빌리되, 그 시선은 동시가 가닿기 어려운 사회적 현장까지 침투한다. 결론: ‘가볍지 않은 동시, 무겁지 않은 진심’ 『1의 역할』은 ‘동시’라는 장르가 여전히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진화는 언어의 정제, 이미지의 촘촘함, 주제의 확장, 감정의 균형이라는 네 가지 기준에서 이뤄진다. 서담 시인의 시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결코 낮추지 않고, 어른들에게는 무심코 지나쳐온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 시집은 ‘동심의 순수함’과 ‘시인의 숙련’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동시의 본질을 다시 묻는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