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 문 연 놈이 문 닫는다
잠을 자야 꿈을 꾸지 화약을 지고 불로 뛰어가는 꼴 더워서 못 먹고 식어서 못 먹고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 하루 물림이 열흘 간다 재앙은 눈썹에서 떨어진다 밤비에 자란 사람 서른세 해 만에 꿈 이야기한다 단풍도 떨어질 때 떨어진다 솔방울이 울거든 야단났다 야단났다 하면 정말 야단만 난다 놀기 좋아 넉동치기 달걀 같은 세상 호박같이 살랬다 길에 돌도 연분이 있어야 찬다 재주가 메주다 속 각각 말 각각 바람 먹고 구름 똥 싼다 희고 곰팡 슨 소리 알을 두고 온 새의 마음 나가며: 어둑서니는 쳐다볼수록 커 보인다 |
|
갈등이라는 명사는 ‘葛(칡 갈)’과 ‘藤(등나무 등)’이 만난 단어입니다. 칡도, 등나무도 덩굴식물입니다. 얽히고설켰다는 말을 가장 잘 묘사하는 나무가 아닐까요? 사람은 때로 칡과 등나무가 얽히고설킨 것처럼 갈등하며 삽니다. 밥을 먹을까, 빵을 먹을까. 약속을 깰까, 말까. 이 글을 쓸까, 말까. 쓰고 보니 매 순간이네요. 오늘도 저는 반대되는 두 가지 생각이 만드는 충돌에서 결국 한 가지를 선택하고야 맙니다. 쓰는 쪽으로요. 나의 선택이 훗날 어느 곳과 연결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쓰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것은 칡일까요. 등나무일까요.
--- pp.19-20 「잠을 자야 꿈을 꾸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