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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가엾은 비눗갑들
이선영
세계사 199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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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시인선

책소개

저자 소개 1

1964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이화여대 국문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90년 『현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오, 가엾은 비눗갑들』(세계사, 1992) 『글자 속에 나를 구겨 넣는다』(문학과지성사, 1996) 『평범에 바치다』(문학과지성사, 1999) 『일찍 늙으매 꽃꿈』(창비, 2003) 『포도알이 남기는 미래』(창비, 2009) 『하우부리 쇠똥구리』(서정시학, 2011), 편저로 『박용래 시선』(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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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3810248

책 속으로

즐거운 아침을!

아침이 와도 방바닥에서 쉽사리 등이 떼지지 않는 까닭이 있다
아무렇게나 개켜져서 또다시 장 구석에 처박히는 이 하릴없는 되풀이의 운명이 싫기 때문이다
내 생은 왜 확연히 보이는 저 벽 높이까지 일어서지 못하는가
미안하다 생의, 떠맡겨진, 너무 안락한 이불들을 걷어내야 한다
나의 온갖 체액을 부볐던 베개 철부지 적 내 오랜 정든 이여,
언제까지 나를 붙박아 두려 할 텐가, 만번째의 아침이다, 아쉽지만
푸근한 옛정에 젖어 있기엔 나의 짧은 젊음이 모자르다
아침엔 내 방의 전등 스위치를 가볍게 위쪽으로 치켜올리고 싶다
다음엔 한껏 기지개를 켜고
경쾌하게 내 방의 미닫이 문을 열어젖히고 싶다

--요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되는 요라 할지라도--
즐거운 매일의 아침을 맞이할 권리는, 당신 뜻대로 나를 만들어 놓은 조물주여, 나에게도 배당돼 있지 않은가

--- p.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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