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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넘어져도 빈손으로는 일어서지 않는 완두콩 쏙 달걀 수프 사건 2장 잉꼬부부의 갈릭 버터 치킨 수프 사건 3장 뜻대로 안 되는 세상의 양파 토마토 수프 사건 4장 수치가 이상한 수준의 건더기 가득한 육개장 수프 사건 5장 악령 퇴치 닭봉 삼계탕풍 수프 사건 6장 모르는 게 약인 완탕 고추장 수프 사건 옮긴이의 말 참고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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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에 남자의 뒷모습, 왼편 안쪽 벽 앞에는 거대한 수직형 업소용 냉장·냉동고, 정면에는 4구 가스레인지, 거대한 철판, 더블 싱크대, 가로형 냉장고 등이 배치된 널찍한 조리 공간, 천장에는 음식점 주방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훌륭한 배연 및 배기 덕트.
그렇다, 여기는 배달 전문점이다. 그것도 조금……, 아니 꽤 특이하고 어쩐지 아주 수상쩍은. 그리고 나는 비버 이츠의 배달기사로 이 ‘가게’에 자주 드나드는 하잘것없는 대학생이다. --- p.11 다른 점은 특정한 상품을 주문하면 ‘가게’에 ‘어떤 의뢰’를 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고등어 된장찜, 팟 카프라오, 치어 덮밥’은 ‘사람 찾기’, ‘매실 절임 연골 무침, 와플, 키마 커리’는 ‘불륜 조사’라는 식으로 몇 가지 ‘비밀 의뢰’가 준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것이 ‘모둠 견과류, 떡국, 똠얌꿍, 콩고물을 묻힌 떡’이라는 음식 조합이었다. 이 네 가지 상품이 의미하는 바는 ‘수수께끼 풀이’, 요컨대 탐정 업무를 의뢰한다는 뜻이다. --- p.24 일단 말은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몇 가지 남지만, 이 상황에서 도출되는 시나리오 중에서는 제일 합리적인 듯도 했다. 문제는 어떻게 증명하느냐인데……. “수고했어. 이걸로 전부 갖추어졌군.” 그날 밤, 세리자와 아카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보고하자마자 사장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렇게 말했다. “어? 정말요?” “응, 정말이지.” 내가 어리둥절해하거나 말거나 사장은 “그러니까” 하고 어디까지나 무덤덤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 p.50 내가 물음표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데도 아랑곳없이 사장은 “그런데” 하고 손바닥에 턱을 괴었다. “결혼은?” 어떤 의도에서 던진 질문인지 긴가민가했다. “그건, 제가 결혼했느냐는 뜻입니까?” “응.” “뭐, 했는데요…….” “그쪽 부인은 반드시 알아차릴 거다?” “제 손가락이 없어졌다고 치고요?” “그리고 그 사실을 부인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치고.” 사람 무시하지 말라고 화내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갑자기 자신이 없어져서다. 사키에는 그런 상황에서 내 손가락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릴까. --- p.74 어쨌거나 범인은 모리야 고토미라는 사람을 노린 게 아니었다. 이 사실을 알면 모리야 고토미도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이걸로 다 해결됐다. 그렇게 생각한 다음 순간이었다. “문제는 여기부터야.” 아직 남았다는 건가. “그게 대체 무슨?” 사장은 내 질문을 무시하고 말을 술술 이었다. --- p.194 흥미진진하다는 듯 맞장구를 치면서도 감시의 시선은 늦추지 않았다. ‘가게’ 영업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5시까지. 그러나 변덕을 부려서 그보다 일찍 영업을 마칠 가능성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대로 5시까지 버틸 각오였다. 왜냐고? 그야 당연히 오늘이야말로 그 남자의 정체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서. --- p.226 “인간 소실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남자가 등을 움찔하며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정말로 듣고 있는 건지 불안해질 만큼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어떻게 말을 꺼내면 흥미를 끌 수 있는지, 어떤 말을 선택하면 귀에 닿는지, 그 비결은 이미 파악했다. --- p.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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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은 작가의 전매특허인 ‘컨템포러리 미스터리’에 팬데믹 이후 일상이 된 비대면 사회를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이야기의 깊이를 더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로 배달업이 성행하게 되었지만 배달기사들에게 상상 이상으로 여러 사연이 있다는 걸 알았다. 수수께끼를 푸는 한편으로 자신의 상황을 호전시키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페이지를 넘기는 원동력인 미스터리의 매력에 더해,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유키 신이치로.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 기묘한 네 가지 음식 조합이 의미하는 것은 ‘수수께끼 풀이’ 실무는 배달기사, 탐정은 배달 전문점 셰프 마침내 미스터리 의뢰도 어플로 주문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음식배달 어플 ‘비버 이츠’의 야간 배달원인 나는 주문을 받고 수상한 가게를 방문한다. 상호명은 서른 개도 넘지만 셰프 한 명이 운영하는 배달 전문점이다. 포장된 물건을 건네받고 막 가게를 떠나려는 나에게 셰프는 짭짤한 수고비를 제시하며 고객에게 음식과 함께 USB 메모리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다. “보수는 현금으로 1만 엔. 물론 수령증을 받아서 여기로 돌아오는 게 조건이지만.” 무미건조하고 무감정. 모든 것을 꿰뚫어 볼 듯하지만 이쪽에서는 아무 감정도 읽어 낼 수 없는 셰프의 매직미러. 실은 눈앞의 돈에 더 마음이 혹해 어느덧 가게의 단골 배달기사가 된 나는 문득 이 가게가 탐정업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셰프와 배달기사가 한 팀이 되어 여러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인물, 손가락 두 개가 없는 교통사고 사체, 혼자 사는 여자의 자취방을 습격하곤 되려 “함정에 빠졌어”라고 말한 남자, 빈집에 계속 쌓이는 택배와 괴상한 배달품들……. 셰프는 배달기사가 가져온 정보만으로 어떤 어려운 문제도 말끔하게 해결한다. 그의 텅 빈 눈동자 저편에 보이는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절대로 남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만약 발설하면…… 목숨은 없다고 생각해.” 셰프는 한마디 경고만 남긴 채 다시 주방으로 사라질 뿐이다. ◆ 완벽한 사건의 진상 이상의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제공하는 새로운 탐정의 탄생 사건 현장에는 얼씬도 안 한 배달 전문점 셰프가 탐정이 되어 온갖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빈틈없이 완벽한 추리를 내놓으면서도 “난 ‘탐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셰프’”라면서 자신은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한다. 목격 증언과 현장 상황 등 객관적 사실이라는 이름의 ‘소재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고객의 ‘취향’에 맞춰 조리하고 양념한다. 이것이 셰프가 말하는 이 레스토랑의 존재의의이자 가치다. 작가는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탐정이 밝힌 진상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범인의 고백이 전부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 차라리 고객이 만족할 만한 해답을 제시하는 걸 최우선으로 하는 탐정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한 비화를 전했다. 김은모 역자는 “탐정이 제시한 해결이 유일한 진실인지를 작품 속에서는 증명할 수 없다는 ‘후기 퀸 문제’에 대한 저자 나름의 해답”일 수 있다고 평한다. 하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복선은 전부 깔끔하게 회수되고, 독자는 셰프가 다다른 해답에 사소한 의문 하나 품지 않고 책을 덮을 수 있다. 이 쾌감이야말로 잘 쓰인 미스터리 소설의 매력이자 유키 신이치로가 인기 작가 대열에 합류하게 된 이유다. 인간의 본성과 독자의 요구를 재빠르게 파악하는 이 영리한 작가는 강력한 반전과 오싹한 공포를 안겨 주는 동시에 한번 시작하면 도무지 멈출 수 없는 뛰어난 재미마저 선사한다.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은 왜 그가 지금 가장 주목받는 미스터리 작가인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걸작이다. ■ 일본 현지 독자평 ★★★★★ 포만감이 느껴진다!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 예측불허의 결말 뒤에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졌다. ★★★★★ 있을 법하면서도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각의 미스터리다. ★★★★★ 수수께끼 풀이도 풀이지만 각각의 에피소드가 저마다의 인상을 남긴다. ★★★★★ 술술 읽히지만 그 안엔 묵직한 한 방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