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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처럼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늙고 지친 태양신 라는 그만 지상을 떠나 하늘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하늘로 돌아간 후 라는 '수백만 년의 배'를 타고 계속해서 천계를 돌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누 속에서 천계를 향해 배를 출항했다. 배에는 수많은 신들이 동승하여 라를 수호했다. 그러나 하늘에도 무심무시한 적수가 숨어 있었으니 바로 그 아포피스였다. 하늘을 기어다니며 '수백만 년의 배'의 앞길을 막는 아포피스 때문에 천계에서도 싸움은 끊이지 않았다. 아포피스가 배를 삼켜버릴 때는 세상은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나 불사신인 라는 다시 배를 조종하여 아포피스의 뱃속에서 빠져나왔다. 저녁때가 되면 배는 다시 누 속으로 들어가 어둠 속을 여행했다. 이때 지하로 추방된 저승의 마물들이 끊임없이 배를 습격해왔다. 역시 이 어둠 속에서도 아포피스가 잠복하고 있는데, 이때가 라의 항해에서 가장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라의 빛이 죽음의 어둠 속에서 약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배를 지키는 전쟁의 신 세트는 창을 휘둘러 아포피스를 찌른 뒤 쇠사슬로 묶어 심연 속으로 내던졌다. 여러 차례의 위기를 돌파한 배는 마침내 새벽녘에 지평선에 도달하여 다시 천계로 올라갔다. 이 무렵에는 이미 아포피스도 쇠사슬을 끊고 올라와 라를 맞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라는 이처럼 끝없이 하늘을 돌고 있다. 라의 항해가 계속되는 한 태양신과 거대한 뱀의 싸움도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 pp.175~1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