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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천하 : 술잔 끝에 만난 세상
양진호
쑬딴스북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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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라오스: 비어라오 잔 속으로 흐르는 시간

Scene #1. 전라도: 시골 소년의 막걸리
Scene #2. 광화문: 와인과 에스카르고, 욕망의 시작
Scene #3. 북태평양: 백야, 지고이네르바이젠 그리고 팩 소주
Scene #4. 호주: 로얄 시드니 요트 클럽
Scene #5. 싱가포르: 탄종파가의 씩스티스와 롱 바의 땅콩
Scene #6. 일본: 야스쿠니의 그림자와 기모노의 품격
Scene #7. 남대문: 남대문 시장의 닭꼬치
Scene #8. 영국: 팍스 브리태니카의 스타우트 헤드
Scene #9. 그리스: 우조, 포세이돈 신전 그리고 아버지
Scene #10. 중국: 호수에 비치는 삶과 사랑

Epilogue. 막걸리와 함께하는 우주여행

저자 소개 1

33년간 해운·항만물류라는 외길을 걸어온 정통 해운인이자 전문경영인이다. 1990년 범양상선(현 팬오션)에서 해운 물류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팬오션의 영업본부장, 해인상선과 대한상선의 사장에 이르기까지 해운 산업의 거친 파고를 온몸으로 겪어냈다. 호주, 싱가포르, 영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에 주재하며 여권에 새긴 520여개의 출입국 도장은 그가 평생을 바쳐 일구어 온 글로벌 감각과 열정의 훈장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그의 경영철학은 현장의 생생한 언어를 넘어 문명사적 성찰로 이어졌다. 북극항로를 경제적 기회의 측면과 인류가 마주한 성찰의 여정이라는 관점에서
33년간 해운·항만물류라는 외길을 걸어온 정통 해운인이자 전문경영인이다. 1990년 범양상선(현 팬오션)에서 해운 물류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팬오션의 영업본부장, 해인상선과 대한상선의 사장에 이르기까지 해운 산업의 거친 파고를 온몸으로 겪어냈다. 호주, 싱가포르, 영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에 주재하며 여권에 새긴 520여개의 출입국 도장은 그가 평생을 바쳐 일구어 온 글로벌 감각과 열정의 훈장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그의 경영철학은 현장의 생생한 언어를 넘어 문명사적 성찰로 이어졌다.

북극항로를 경제적 기회의 측면과 인류가 마주한 성찰의 여정이라는 관점에서 『얼음의 눈물, 황금의 항로』라는 인문 교양서를 집필했다. 중앙대학교에서 후학들에게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국해운신문의 칼럼니스트로 세상과 소통하며 여수광양항만공사의 항만위원과 한국해법학회 부회장으로 삶의 2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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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18쪽 | 111*178*20mm
ISBN13
9791194047506

책 속으로

간단치 않았던 33년 동안 나는 종종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그 논둑 길 위의 소년을 가만히 불러내어 마주하곤 했다. 그 소년은 언제든 주전자 뚜껑을 열어 붉은 저녁하늘을 통째로 들이키며 쉬어 가라는 조언을 준다. 어깨에 얹힌 짐의 무게를 피하지 말고 온전히 받아들이되, 때로는 그 무거운 짐을 길가에 잠시 내려놓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논두렁, 논, 밭, 나무와 바람을 마주하며 쓸쓸하지만 정직한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네기를, 스스로의 심연으로 들어가기를 권해준다.
---p.19

아름다움이란 결코 박물관의 유리창 너머에 정갈하게 전시된 박제된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이토록 황량하고 차가운 북태평양의 절대적 고립 속에서도 자신의 비장함을 온몸으로 토해내는 바이올린의 가느다란 현의 떨림 같은 것이며, 빗물과 소주가 뒤섞인 잔을 들고서도 세상을 향해 뜨겁게 포효할 수 있는 영혼의 기개에 있는 것이었다.
---p.34

그 도시에는 빈틈이 있었다.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싱가포르는 지금처럼 마천루들이 숨 막히게 하늘을 가리고 가쁜 호흡을 몰아쉬는 밀집의 공간이 아니었다. 오차드 로드를 걷든, 센토사의 백사장을 거닐든,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넉넉한 여백이 존재했고 그 빈틈 사이로 늘 화려한 열대
난의 향기와 싱그러운 남중국해의 바다 내음이 유연하게 흘러 다녔다.
---p.47

사랑은 타인을 내 삶에 담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삶은 결국 이 모든 무거운 짐을 하나씩 내려놓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자연이 도도하게 흐르고 인간이 살짝 매만져 완성한 그 거대한 호수가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품격을 간직하게 되었듯, 나의 치열했던 삶도 이제는 그 뾰족했던 모서리들이 부드럽게 깎여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비어라오의 마지막 잔을 비우고 내려놓는다. 메콩강의 물줄기가 하류를 지나 바다로 향하듯, 내 삶의 흐름도 이 너른 평온함 속에 온전히 정박하기를 바라면서…

바다가 없는 라오스에는 메콩강이 바다였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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