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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하나에 사체가 올려져 있었다. 똑바로 누운 채. 담청색 터틀넥 스웨터와 속옷 차림. 양팔은 밖으로 뻗었고, 다리는 한데 모아져 있었다. 통조림공장의 어둠침침한 공간에 푸른빛을 띤 뽀얀 피부를 드러낸 채. 스웨터의 목 부분은 비어 있었다. 옷감은 푹 꺼져 있고. 검붉은색으로. 목에서 분리된 머리는 3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누군가의 발길에 걷어차인 것처럼 얼굴이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매트리스와 마루청에 피가 약간 묻어 있었다. 낡은 갈색 나무판 위에 찍힌 자줏빛 나는 검정색. 닉의 예상과 달리 많은 양은 아니다.
닉이 경관들을 지나 걸어가자 앤디가 가까이 따라붙었다. 닉은 무릎을 꿇고 지저분한 바닥에 놓인 여자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맙소사.”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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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소개되는 제퍼슨 파커의 최신작.
제퍼슨 파커는 2002년, 2005년에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황금단도상과 함께 영미권 양대 추리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 상. 이 상을 생애 두 번 이상 받아 본 사람은 1954년 이후 지금까지 몇 명 되지 않는다. 수상작은 2002년《Silent Joe》, 2005년은 본 작품《캘리포니아 걸》이다. 원초적이되 추하지않은 감성에 직접 호소하는 작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불행해 보인다. 별 문제 없이 즐겁게 사는 사람은 보이지 않으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어두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인물들은 각자 비밀을 지니고 있는데, 범인을 쫓는 닉 베커 형사와 그의 동생이자 신문기자인 앤디도 예외는 아니다. 닉은 사건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생각에서 오는 고민을 아내 아닌 다른 여자의 품에서 해결해 버리고, 앤디는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 때문에 임신까지 한 애인이 자기를 떠나게 방치한다. 이 두 사람뿐 아니라 그들 주위에 있는 가족, 형제, 목사, 정치인 등 혐의를 두기에는 너무 가깝고도 고매한 사람들의 고민과 죄악, 그리고 그들의 감춰진 비밀이 폭로되고 단죄된다는 점에서 어두움이 배어나온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인간의 어두움을 깊이 파헤쳤음에도 불구하고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점과, 인간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인다는 점, 그리고 단죄 받는 사람의 내면까지도 풍성하게 묘사해 냈다는 면에서 아름답고도 품격 높은 추리소설의 위치에 올라섰다. 급변하던 1960년대를 추억하게 해주는 작품. 급격한 변화를 겪던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을 치르고, 케네디는 암살당하며, 영국 본토를 점령한 비틀스는 미국을 넘보고, 자유로운 마약 사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던 때였다. 요지경 속처럼 혼란스러운 시대. 그러나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대. 반항과 저항이 태동되던 시대. 작가는 실존 인물들을 작품에 등장시켜 그 시대를 사실적으로 살려낸다. 부통령 리처드 닉슨. 희대의 살인마였던 찰스 맨슨. 자유로운 마약 사용을 주장한 하버드대 교수 리어리 등.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의 터스틴 마을도 변화를 겪는다. 하원의원 스톨츠는 터스틴 마을의 오렌지 나무를 모조리 뽑아버리곤 오렌지로 방향제를 만드는 공장을 세운다. 미스 터스틴에 선발된 자넬은 LSD에 빠지기도 하고,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로 나가기도 한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변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두 세력 또는 두 세대의 갈등 사이에 낀 60년대는 그 시대 사람들에겐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