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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 열어젖힌 새로운 전망 :
나를 넘어서 너에게 닿고, 너를 넘어서 세상과 맞선다 남과 북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열녀춘향수절가>를 북의 시인이 다시 쓴 것으로 읽는다. 조선 시대 백성들 말이 이토록 생기 넘치고 발랄하다니, 옛사람이 그리워진다. 맛깔스러운 말로 춘향이와 이 도령이 노는 모양을 그리고, 발칙하게도 양반을 조롱하고, 농부며 상사람들의 삶을 구석구석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그러면서 자기 삶에서 주인 되고자 하는 열망, 진실한 사랑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당대 사람들의 소박하고도 끈질긴 열망을 담아냈다. 우리 고전 중 가장 빼어난 소설 <열녀춘향수절가>는 나를 넘어서 너에게 닿고 다시 너를 넘어서 세상과 맞서는 아주 새로운 사랑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라는 근대 소설의 지평을 당당하게 열었다. <열녀춘향수절가>가 보여주는 세계는 ‘이광수의 근대 소설’보다 진보해 있다. 원문의 맛깔스러운 사설, 생동감 있는 행동 묘사, 고전에서 살아 있는 말을 건졌구나 이 책은 원문의 주제와 문체를 충실하게 살리면서도 새 세대도 읽도록 만든 우리 시대의 춘향이 이야기이다. <열녀춘향수절가>는 수백 년 전의 소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지금도 배를 잡고 웃으며 함빡 빨려 들어갈 만큼 표현이 생생하고 참신하다. 그동안 춘향전을 출판해 온 역사를 보면, 대개가 ‘열녀춘향수절가’ 원문에 바탕을 두었다고는 하나, 양을 줄이거나, 외설스러운 대목을 없애면서 본디의 명성에 견주면 퍽 빈약한 춘향전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그대로 두어서 읽기 힘들었다. 북의 조령출 선생이 고쳐 쓴 ‘열녀춘향수절가’는 고전 소설을 되살릴 때 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천자풀이, 사랑가, 십장가, 농부가, 백발가 같은 노래들도 다 살려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