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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어떠한고
양장
보리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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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고전문학선집

책소개

목차

· 겨레고전문학선집을 펴내며

홍진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어떠한고
상춘곡
목동문답가
강촌별곡
향산
향산록
관동별곡

어화 벗님네야 이내 말씀 들어 보소
별사미인곡
속사미인곡
만언사
북천가

만리장성 끄트머리 망해정 구경 가자
표해가
연행가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희설가
백구사
유산가
용부가
우부가
백발탄
농가월령가

석 달을 잠을 자고 석 달을 놀아 보세
봉선화가
화전가
규원가
사찬가
교녀사

전차 나고 마차 나니 인력거가 세월없소
동점별곡
병문 수작
춘성 유람
한탄 세계
필하 단평
송병준아
괴뢰 세계
농가
인력거꾼

· 가사에 대하여 - 현종호

저자 소개

편자 : 현종호
북의 국문학자로, 우리 고전을 오늘날의 독자에게 전하는 일을 한다. 북 문예 출판사에서 1990년에 낸 《류충렬전》을 엮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03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76쪽 | 818g | 145*215*35mm
ISBN13
9788984285736

책 속으로

철없는 어린아이 소 같은 젊은 계집
손가락질하여 가며 귀양다리 온다 하니
어와 괴이하다 다리 지칭 괴이하다.
구름다리 징검다리 돌다리 토다리라.
춘정월 십오야 대보름 밤 밝은 달에
장안 시장 열두 다리 다리마다 바람 불어
옥병과 금동이는 다리다리 술상이요
여러 사람 노랫소리 다리다리 풍류로다.
윗다리 아랫다리 썩은 다리 헛다리
철물다리 판자다리 두 다리 돌아들어
중촌中村을 올라 광통다리 굽은다리 수표다리
효경다리 마전다리 아량위 곁다리라
도로 올라 중학다리 다리 내려 향다리요
동대문 안 첫다리며 서대문 안 학다리
남대문 안 수각다리 모든 다리 밝은 다리
이 다리 저 다리 금시초문 귀양다리
수종다리 습증다린가 천생이 병신인가.
아마도 이 다리는 헛디디어 병든 다리
두 손길 느려 치면 다리에 가까우니
손과 다리 멀다 한들 그 사이가 얼마이랴.
한 층을 조금 높여 손님이라 하여 주렴.
--- p.114 ‘만언사’에서

네가 떠난 지 어느덧 한 달이라.
무심한 아비나 아주야 잊을쏘냐.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
문밖을 나서면 그곳으로 눈이 가고
집으로 돌아오면 네 생각이 더 나누나.
아비의 솔직한 심정 옛사람의 마음이라
인정 없는 이 세상에 옛사람이 어이 살리.
재산을 탕진하니 늘그막에 가난이라
죄 없는 너희들이 따라 고생하는구나.
너희 남매 네 사람 중 네가 제일 막내라
막내 자식 사랑함은 사람의 정이라.
마음대로 한다면 잘 입히고 잘 먹이고
좋은 교훈 잘 가르쳐 시집살이 보내고저.
가난이 앞을 서고 흉년이 뒤를 따라
예절을 잘 모르고 혼인치레 못 갖추고
잔치를 치르고는 그날로 보내니
정신을 차릴쏘냐 두서가 있을쏘냐.
--- p.528 ‘교녀사敎女詞’에서

이월은 중춘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엿새날 좀생이별로 풍년 흉년 안다 하며
스무날 날씨로도 대강은 짐작하네.
반갑다 봄바람이 정답게 문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속잎이 싹이 튼다.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산비둘기 소리 나니 버들빛 새로워라.
보습 쟁기 차려 놓고 봄갈이를 하오리라.
살진 밭 골라서 봄보리를 많이 갈고
면화밭 되우 갈아 제때를 기다리소.
담뱃모 잇꽃 심기 이를수록 좋으니라.
원림을 가꾸니 이문 남겨 좋다.
과일나무 조금 심고 뽕나무는 많이 심어
뿌리 다치지 않게 비 오는 날 심으리라.
솔가지 찍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담장도 덧쌓고 개천도 쳐 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깨끗이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리라.
양과 돼지 못 길러도 소 말 닭 개 기르리라.
씨암탉 두세 마리 알 안겨 깨어 보자.
산나물 이르니 들나물 깨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요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약초책을 보아가며 약재를 캐오리라.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낱낱이 기록하여 그때그때 캐어 두소.
농촌 집에 쥔 것 없어 값진 약 어이 쓰리.
--- p.439 ‘농가월령가’ 이월령에서

부모처자 다 버리고 고진동을 찾았으니
제발 덕분 그리 마소 그 형상을 돌아보세.
수백 장 깊은 굴에 땅속으로 기어들어
동서사방 두루 파니 만여 장이 한심하다.
산상의 모진 이깔 갖추 들어 꾸밀 적에
곧은 동방 내동방의 삼사 층을 꾸며 내니
구군, 반수, 역사군과 매철 장수, 수운군이
지동 치듯 무너지니 혼비백산 가련토다.
시신인들 온전하며 백골인들 성할쏘냐.

--- p.553 동점별곡 원문에서

출판사 리뷰

북의 학자들이 현대 우리 말로 다시 쓴 가사 문학의 정수
가사는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국문 문학이다. 사음보로 이어지는 형식말고는 주제, 소재, 구성, 표현 방식에 제약이 없어, 매우 다양한 내용들을 폭넓게 담아내었다. 유장한 감흥을 읊조리거나 생각을 풀어내고 복잡한 경험을 서술하거나 교훈을 펴기에 좋은 갈래였다.
교과서에서 본 가사들은 중국 고사와 한자어와 고어 때문에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북녘 학자들은 읽기 어려운 가사들을, 뜻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지금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풀어서 다시 썼다. 그리고 원문도 함께 실어 놓았다.
가사 문학의 효시로 알려진 정극인의 ‘상춘곡’을 비롯해, 장편 가사로 이름난 ‘만언사’, ‘북천가’, ‘표해가’, ‘연행가’를 온전하게 볼 수 있다. 허난설헌의 ‘규원가’로 시작되는 규방가사 가운데 ‘교녀사敎女詞’는 서술자가 여인이 아닌, 막내딸을 여의는 아버지인 점이 이채로운 작품이다.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농가월령가’는 가사로 씌인 작품으로, 조선 후기 농촌 풍속을 아름다운 우리 말로 만날 수 있다. 외세의 침략과 부패한 현실을 비판, 풍자하면서 거듭 변모한 개화기 가사들까지, 이 책을 통해 가사 문학의 처음과 끝의 다양한 변주를 살펴볼 수 있다.

‘동점별곡銅店別曲’-19세기 후반 광산 노동자들의 삶과 언어
북에서 새로이 발굴하여 우리 학계에도 소개된 바 있는 동점별곡은 19세기 말엽 광산노동자들의 삶과 언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1885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가사는 작가 이용식이 직접 겪은 일로, 갑산의 구리광산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참한 생활을 재현하여 전에 볼 수 없던 노동 현장의 절박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 가사가 새 시대의 문학으로 거듭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곧은 동방(수직갱)’ ‘내동방(수평갱)’ 같은 광산에서 쓰는 말들이며, ‘구군’, ‘반수’, ‘역사군’, ‘매철장수’, ‘수운군’ 같은 당시 일꾼들의 명칭이 그대로 나와 문학사뿐 아니라 언어학, 사회학사에서 볼 때도 중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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