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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면의 힘
양장
서동욱
민음사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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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보온 11
겨울 12
감전 14
감기 16
곡면의 힘 -레인스뷔르흐의 철도 18
미인 22
맥주잔 속의 겨울 마을 24
그리고 인생이 자나가도록 나둬야겠다 26
신호등의 운율 28
탄력 30
연필이야기 32
물 죽음 34
센다이의 수상 대학 36
무게 38
태양의 위험한 각도 -키스 41
생각 42
눈의 적응 45
빛의 무덤 46
새로운 시작 48
모기 51
영하(零下) 52
삶이 기록되는 방식 55
이별의 복기 56
채석장 59
비 오는 성탄절 60
브람 스토커의 손님이 말하는 육아기 -또는 백작의 안간힘을 쓰는 기술 62
편의점의 정신 64
공정한 마음 -하느님 67
선물의 하루 68
생활 70
별 사탕 73
지구의 조명 -천문학자의 메모와 그 밖의 이야기들 74
물의 증인 77
손님 78
화성(火星) 80
피에타 82
기내식 84
시계 밥 87
외국 음식으로서 양파 88
덤블링 90
피시볼 92
남십자성 94
혈압이 강도 96
집중력 98
저녁 100
한밤중 102
여행지에서의 죽음 104
별사(別辭) 106
우리 107
스피노자 108

시인의 글
시 111

저자 소개 1

벨기에 루뱅대 철학과에서 들뢰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계간 《세계의 문학》 등에 시와 비평을 발표하면서 시인·문학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저서로 『차이와 타자』, 『들뢰즈의 철학』, 『일상의 모험』, 『철학연습』, 『생활의 사상』, 『타자철학』, 비평집으로 『익명의 밤』, 엮은 책으로 『싸우는 인문학』,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한 평생의 지식』(공편), 『스피노자의 귀환』(공편), 시집으로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곡면의 힘』, 엮은 시집으로 『거대한 뿌리여, 괴기한 청년들이여
벨기에 루뱅대 철학과에서 들뢰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계간 《세계의 문학》 등에 시와 비평을 발표하면서 시인·문학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저서로 『차이와 타자』, 『들뢰즈의 철학』, 『일상의 모험』, 『철학연습』, 『생활의 사상』, 『타자철학』, 비평집으로 『익명의 밤』, 엮은 책으로 『싸우는 인문학』,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철학의 욕조를 떠도는 과학의 오리 인형』, 『한 평생의 지식』(공편), 『스피노자의 귀환』(공편), 시집으로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곡면의 힘』, 엮은 시집으로 『거대한 뿌리여, 괴기한 청년들이여』(공편), 『별은 시를 찾아온다』(공편),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공편), 역서로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공역), 레비나스의 『존재에서 존재자로』 등이 있다. 루뱅대학, 어바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에서 방문 교수를 지냈으며, 오하이오 주립대학 방문 작가를 지냈다. 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 역임했다. 서강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계간 《철학과 현실》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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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278g | 124*210*20mm
ISBN13
9788937408434

책 속으로

펑 펑 눈처럼 기억이 내리고
다 덮어 버려 아예 하루의 바깥으로 사라진 저녁
너는 입을 크게 열고 뭔가 거대한 것을 만드는 것 같지만
지구가 방음벽 사이로 들어갈 때
소리는 표백제 속에서 깨끗해져 버렸다
---「맥주잔 속 겨울 마을」중에서

절망의 느낌이 몸을
오래 마른 코르크처럼 두 동강이 낸다
과오는 부스러기를 치워 내도 늘 꽃병 주위에 남아 있고
원인에 따른 결과는 조절할 수 없다
그러니 과오는 굉장히 광학적인 것
렌즈처럼 정직한 것
---「새로운 시작」중에서

지구의 삶을 자연사(自然死)로 맺으려면
저녁만 견디면 된다
후회가 쌓인다는 소린가?
저녁은 가족끼리 정확히 나누어 없애야 하는
오래된 배달 음식 같은 것

---「저녁」중에서

출판사 리뷰

■ 곡면을 다듬는 스피노자의 기하학

곡면을 통해 빛을 휘어지게 만드는 게 직업이지만
중력과 대결하는 살덩어리의 노력이야말로
곡면의 힘
-「곡면의 힘 -레인스뷔르흐의 철도」에서

1995년 《세계의 문학》으로 데뷔한 이래 시인이자 철학연구자로 활동해 온 서동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이 출간되었다. 서동욱은 개성 있는 시인이자 다수의 철학서와 평론집을 낸 저술가이며, 서양철학과 미학에 있어 단단한 성과를 쌓아 온 철학연구자이기도 하다. 시인이 쌓은 성과의 블록을 더욱 단단히 지탱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시이고, 그의 정신을 가장 또렷이 보여주는 작업 또한 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한데 모아 놓은 시집, 『곡면의 힘』이 민음의 시 223번째 책으로 독자를 찾는다.

서동욱의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각계의 영역에서 그가 보여준 사유의 깊이를 체험하고 그 기저의 무늬를 어루만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다.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은 렌즈의 곡면을 다듬어 빛을 휘어지게 하는 일에 골몰하던 스피노자의 기하학을 한국어로 재현한다. 일견 드러나는 그의 태도는 “인생이 지나가도록 나둬야겠다”는 식이다. 이렇듯 무심해 보이지만 “아임 유어 파더”라고 말하며 남은 “광선 섬”을 챙기는 유머도 부릴 줄 안다.

『곡면의 힘』에서 ‘무심’과 ‘유머’는 매끄러운 곡면을 따라 서로 몸을 섞는다. 정신과 물체가 반복되며 어떤 일의성을 실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시는 무심과 유머를 반복하며 곡면으로서의 힘을 키운다. 어쩌면 시인의 기하학은 밝힐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또한 시인의 렌즈는 볼 수 없는 게 아무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한 고독조차 근본적으로는 공동체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 하도록 되어 있어 할 수밖에 없는 ‘시 지음’

글을 쓴다는 것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기대 없이,
하도록 돼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스피노자」에서

서동욱 시집 『곡면의 힘』은 작품 해설의 자리에 시인의 글(「시」)이 위치한다. 우리는 작품 개개별의 의미를 따로 곁들이거나 시집의 문학적 위치를 조망하는 대신, 시에 대한 시인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짧은 산문을 읽을 수 있다. 시에 대한 진지하고 담백한 한편의 산문은 서동욱이 개성 있는 시인임은 물론, 뛰어난 산문가이기도 함을 자연스레 증명한다.

시인의 글은 작품 해설과는 달리 시집에 실린 시를 구태여 해석하거나 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집 『곡면의 힘』에 대한 이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한국시 전반의 여러 논의들에 대한 시인의 논리가 완곡한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어, 시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한다. 서동욱은 시는 공동체의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현대시의 소통불능에 대한 부정적 논거, 시의 해석에 대한 강박, 시의 효용성에 대한 의심을 적절히 차단하고 시를 완전한 개방성으로 해방시킨다.

서동욱에 따르면 공동체를 인식하기 전에 우리는 이미 공동체로 열려 있으며, 이러한 개방성은 공동체를 향한 영원한 운동으로 표현된다. 시의 표면이 어떤 질감이든 상관없이 그것은 공동체를 감싸는 곡면이며, 그것을 주관하는 근본적인 화자는 결국 ‘우리’라는 시인의 글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의 일상과는 하등 상관이 없어 보이던 ‘지금 여기의 한국시’가 사실 우리를 향해 완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이러한 개방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시인의 확언은 우리에게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우리는 우리를 알기 위하여 시를 읽을 수밖에 없고, 시인은 그 무엇도 아닌 우리의 이야기와 감각을 쓸 수밖에 없다.

이제 서동욱의 시를 읽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 우리에게 당도했다. 우리 앞에서 아스라이 휘어지는 이 곡면이 바로 시의 다른 이름이라면 그것을 낚아채 삶의 다른 양태를 발견하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서동욱의 세 번째 시집 『곡면의 힘』은 그 힘이 펼쳐지는 열린 장소가 되고 있다.


■ 추천의 말

유머와 아이러니로 감싸인 문장의 피부를 뒤집어보면 그의 ‘철학하기’와 ‘시하기’가 마치 옷장 안의 정전기처럼, 유희와 노동처럼 이별의 이 세상에서 서로를 맞물고 잉태한 채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며 혀로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김혜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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