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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떡잎]
알람 봄 개기 월식 행복 꽃씨 떡잎 겨울 무 팥배씨 비 온 뒤 나팔꽃 [2부 책장을 넘기며] 나무들이 충전한다 책장을 넘기며 소금 한 톨 속에 분꽃 이팝나무 가을 하늘 실도랑 뒤에 기다림 달 뜨는 밤 아빠와 사랑나무 [3부 달팽이의 뿔] 해 질 무렵 망고 서랍 보름달 늙은 호박 달팽이의 뿔 눈 오는 날 이를 던지다 땅콩 그믐밤 [4부 병아리 한 놈] 병아리 한 놈 귀 접힌 책장 언제부터였을까 늦가을 아는 체 이 녀석은 누굴까 엄마한테 잘해 보렴 개울가 모랫벌에서 오동나무의 비밀 그것만 해도 놀라운 일 [5부 배고픈 날] 시간 배고픈 날 부엉이 방귀 아, 창피해! 이름을 붙여 주었다 사과 쪼개기 그러느라 뭐라 뭐라 연필 새가 없는 하늘이라면 [6부 감잎 손금] 사랑 엄마가 없는 밤에 다음에 감잎 손금 저수지 물은 눈 내린 날 밤 할아버지 떠나신 날 쌀뜨물 엄마의 낮잠 나만 몰랐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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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건져 올린 낯설고 새로운 세상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음과 눈을 갖게 된다면,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공부에 매달려 사는 아이들은 자신만의 자그마한 쉼터 안에서 회복되고 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지루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도 새롭게 보이고, 어제와 같은 오늘도 특별한 하루가 되고, 일상에서 보물찾기 놀이를 하며 시간을 견디는 힘을 기르고, 나의 역사를 새로이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산비둘기 배고픈가 봐. 국! 국! 국! 국! 국을 달래. 뻐꾸기도 배고픈가 봐. 밥국! 밥국! 밥국! 밥을 달래. 국을 달래. _「배고픈 날」 전문 시인이 되어 바라본 세상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선물한다. 달님이 눈을 꼭 감은 그믐밤, 갑자기 나에게 혀를 쏙 내미는 책상 서랍, 깊고 푸른 하늘을 헤엄쳐 오는 혹등고래, 아들 밥걱정하는 이팝나무, 출렁출렁 지구를 한 바퀴 빙 돌아보고 나에게 온 소금 한 톨, 내게 쥐여사는 동안 몰라볼 만큼 키가 작아진 연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문을 열기만 하면 언제든 내게로 와 맘을 제일 잘 알아주는 다정한 친구가 되어 준다. 또한 다 깨닫지 못했던 부모님의 사랑도 넌지시 알려 준다. 아빠는 나를 나무라 부르지. 사랑나무. 나는 몰랐는데 아빠는 내게도 파란 새잎이 피고 달콤한 열매가 열린다 했지. 아빠는 그런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 죽겠다나 뭐라나. [중략] 사랑나무야! 아빠가 나를 ‘사랑나무야!’ 하고 부를 때 나는 몰랐는데 아빠는 그 말에 아빠의 마음이란 마음을 다 얹고 사랑이란 사랑을 다 실어 불러 주신다나 뭐라나. _「아빠와 사랑나무」 중에서 시 한편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담겨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경쟁하고 이기고 얻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 마음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시 한 편 들어 있다면 모든 일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을 품고 있는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