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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걸. 좀 전에 식탁 이불을 전부 젖혀 놓은 거 같은데, 왜 그대로 덮여 있는 거지? 진짜 이상도 하네…….”
엄마가 고개를 갸웃하며 식탁 이불을 젖혔다. 그랬더니 거기에 떡하니 우리 집 난로가 누워 있는 게 아닌가. “어? 뭐야, 이거!” 세 식구 모두 깜짝 놀랐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야! 어째서 식탁 밑에 난로가 들어가 있냐고!” 아빠가 소리를 질렀다. 다음 순간, 식탁 밑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아이 참, 나 춥단 말이에요. 그 이불 좀 덮어 주면 안 될까요?” --- p.8-9 “그건 안 될 소리. 난로 혼자 집안을 어슬렁거리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해? 게다가 전기 식탁 코드를 계속 꽂아 두면 이번 달은 전기세 폭탄을 맞을 게 뻔하고.” “아, 됐고. 너, 대체 어쩔 생각이야?” 아빠가 다짜고짜 난로에게 물었다. “이런 때 정말 곤란하다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서에 나와 있지 않으니 말이야.” 난로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 이러면 되겠다!” 나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난로도 우리랑 같이 스키 여행 가면 되지 뭐! 엄마 아빠, 난로도 데리고 가.” --- p.16-17 “그건 그렇고, 겐이치. 알프스 산은 언제 볼 수 있어?” 난로가 갑자기 던진 질문에 아빠는 들고 있던 귤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 괜찮으세요?” “어어, 괜찮고말고. 아무것도 아냐.” 귤을 줍고 나서 아빠는 괜히 창밖을 힐끔힐끔 내다보았다. 그러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거 안타깝게도, 오늘은 구름이 끼어서 알프스 산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안 그래, 겐이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더는 아빠에게 맞춰 주면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 그래요? 할 수 없죠, 뭐.” 난로가 아쉬워했다. --- p.28-29 내가 난로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알겠지? 난로야, 내가 가르쳐 주는 대로 이렇게 따라 해 봐.” 그런데 난로는 따라 하기는커녕 지루한 표정으로 그냥 바라보고 있다. “나 이런 거, 하나도 재미없다.” 그 말에 나는 훅 화가 치밀었다. 나도 너한테 일일이 가르쳐 주는 게 얼마나 귀찮은 줄 아니? 나도 아빠랑 위로 올라가 멋지게 타고 내려오고 싶단 말이야. 그래도 널 위해 지금 이렇게 열심히 가르쳐 주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따라 해 보려고도 하지 않는 난로가 얄미웠다. “그러면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타.” 나는 난로를 놔두고 자리를 떠 버렸다. --- p.42-43 “나는 히드라 드래곤이다. 까오!” 그때 갑자기 심술쟁이가 나타나 소리쳤다. “산 따위는 학교 모래밭에서나 만들어. 이제부터 히드라 드래곤의 힘을 보여 주겠다. 캬호!” 그렇게 말하며 심술쟁이가 온몸으로 알프스 산을 밀었다. 알프스 산이 무너졌다. “어떡해, 어떡해.” “뭐야, 너무하잖아!” “다들 애써서 만들었는데…….” 모두 풀이 죽었다 “어떠냐? 너희가 졌지? 졌지?” 심술쟁이는 저 혼자 신이 나 펄쩍거렸다. “야, 너 나 좀 봐!” 그때 난로가 심술쟁이를 불러 세웠다. “누구, 나 불렀어? 나 여기 있다. 어쩔래?” --- p.60-61 나는 난로 손을 살펴봤다. 빨갛게 변해 있었다. “이런! 손이 좀 부어 있네.” 엄마가 말했다 “무슨 말들 하고 있는 거야?” 아빠는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 “아빠, 얘가 동상 걸렸어. 동! 상!” “뭐라고? 동상? 이것 참, 정말 이상한 난로 아냐. 난로가 동상에 걸리다니 말이 돼?” 아빠는 그렇게 말하면서 껄껄 웃었다. 나도 엄마도 웃었다. 가장 많이 웃은 건 난로였다. “그러게요. 태어나 처음으로 추운 데서 너무 신나게 놀았나 봐요.” --- p.7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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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겐이치네 가족이 스키 여행을 떠나는 날. 겐이치와 아빠가 문단속을 하며 이것저것 점검을 하고 있는데 난로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식탁 아래서 소리가 들린다. “아이 참, 나 춥단 말이에요. 그 이불 좀 덮어 주면 안 될까요?” 하면서 돌아누운 건, 어이쿠, 오래 써 온 전기난로가 아닌가. 그런데 난로에 눈과 입과 코가 달려 있는 데다 짧은 팔다리까지 달려 있다. 난로는 겐이치가 오늘부터 겨울방학이니 자기도 겨울방학에 들어가 좀 쉬겠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자기가 집을 보고 있을 테니 가족끼리 스키 여행을 다녀오라고 한다. 하지만 난로 혼자 집에 두고 갈 수가 없어 아빠가 알프스 산을 볼 수 있다는 거짓말로 난로도 스키장에 데려간다.
난로는 가족과 함께 택시를 타고 기차를 갈아탄 후 스키장으로 간다. 겐이치가 어릴 때 입던 작은 옷을 입은 난로는 마치 겐이치 동생 같다. 난로에게 스키를 가르쳐 주는 겐이치도 점점 형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겐이치는 아빠에게 배운 대로 난로에게 스키 타는 법을 기본부터 잘 가르쳐 주려 하지만 난로는 시큰둥하다. 결국 난로는 제멋대로 스키를 타다가 다리를 삐게 되고, 겐이치는 난로를 보살피느라 스키를 타지 못한다. 그러다가 겐이치와 난로는 아이들과 힘을 합해 눈을 뭉쳐 멋진 알프스 산을 만드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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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휴가 시리즈’ 5탄에서는 추운 겨울을 녹여 주는 난로를 의인화하였다.
‘제멋대로 휴가 시리즈’ 5탄 역시 물건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느끼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대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질과잉 시대를 사는 현대 아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이나 고마움을 느끼게 살짝 교훈까지 녹여놓은 것도 이 이야기의 빼어난 점이다. 『냉장고의 여름방학』과 『책가방의 봄 소풍』, 『전기밥솥의 가을 운동회』, 『텔레비전의 꾀병』에 이은 『난로의 겨울방학』도 주인공 겐이치와 난로의 티격태격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통쾌한 웃음이 끝나갈 무렵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져 있는 걸 느끼게 되는 즐거운 동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