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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명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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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Loc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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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오성론』에서 인간의 지식의 범위, 확실성, 그리고 한계를 규정하고자 했던 로크는 경험의 한계 이전에 먼저 합리주의적 가정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근대 합리주의의 핵심적인 가정은 한마디로 스스로는 그 기원이 설명되지 않는 본유관념과 보편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진리가 존재하고 그것을 인간의 본유관념에 기대어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로크는 이러한 합리주의의 부당한 전제를 비판하면서 경험을 부각시킨다. 이데아, 신, 본유관념, 혹은 증명되지 않은 부당한 전제들도 모두 경험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설령, 보편적 동의가 가능하다고 믿는 수학적 지식조차 시대와 문화마다 수적 체계가 다른 것으로 보아 생득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진법이 있는가 하면 십진법도 있고, 일정 숫자 이상을 세지 못하는 부족도 있지 않은가. 보편성이 없기는 도덕적 지식도 마찬가지다. 전혀 신의 관념이 없는 부족도 있고, 보편적이지 못한 수많은 신이 공존하는 문화도 있다는 것. 따라서 로크는 진리가 있건 없건 그것에 대한 인식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백지 상태로 태어난 인간이 경험을 통해 구성해 나가는 것이란 가정에서 논의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이처럼 그는 비록 생득적 전제들을 부정했지만, 모든 지식을 상대적이고 회의론적으로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구별의 기초를 제공하는 개념이 바로 단순관념과 복합관념, 그리고 그것에 이어지는 사물의 제1성질(사물 그 자체의 속성)과 제2성질(우리가 경험하는 속성)에 관한 논의다. 이어서 언어는 사물에 대한 풍부화가 아니라 단순화라고 지적하면서 로크의 언어관이 펼쳐진다. 개념이란 다른 개체들에서 유사성을 뽑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언어가 사물을 분류하는 방식은 하나의 임의적 분류에 불과하고, 자연 자체는 언제든 이 부류에 맞지 않는 존재들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언어는 화자와 청자 간의 경험과 이해의 차이로 인해 동일한 언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는 것. 언어의 약점에 대한 고찰은 언어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는 지식의 약점에 관한 조명으로 이어진다. 지식은 확실성의 정도에 따라 세 가지-개념을 이해하는 순간에 곧바로 진위 여부를 알 수 있는 직관적 지식, 관념들 사이의 연관을 이해하기 위해 증거를 샅샅이 조사해야 하는 논증적 지식, 그리고 감각에 의존하는 허위 지식-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자연 과학은 감각에 의존한 관찰과 경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학이 문제가 될 때는 결코 확실한 지식을 가질 수 없다. 거의 모든 학문과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은 지식이라기보다는 의견과 판단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는 것. 그러므로 지식은 직관과 논증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판단은 확실성이 아니라 확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로크의 결론이다. 결국 확실성보다는 확률적인 지식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