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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리브에 부는 바람
2. 바람의 아이 3. 누가 누가 버티나 4. 빛과 그림자 5. 푸른 하늘 6. 거북이가 온 날 7. 자몽하고 주전자하고 8. 생일 9. 연기가 흘러가는 곳 10. 보리 추수 유치원 11. 엄마 없는 아이와 엄마 없는 엄마와 12. 열 일고여덟이 다시 오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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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토나이카이 동쪽 고개 숙여 밥 먹는 강아지 모양의 작은 섬 쇼도시마. 이 곳은 지중해 연안에서 자리는 올리브가 열리는 따뜻한 고장. 때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친척 집 광을 얻어 약을 팔며 혼자 사는 오토라 아줌마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한다. 외아들 시시오는 소년 항공병으로 나가 비행기 사고로 죽고 남편마저 폭격으로 잃었다. 그래서 열쇠집 시로와 두부집 쿤이 등 동네 아이들은 아줌마의 귀한 친구다. 이 오토라 아줌마에게 어느 날 부양 가족이 생긴다. 어렸을 적 한 집에서 살다시피한 친척 스테오 씨네가 쇼도시마로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스테오 씨는 본래 옆 마을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징용되어 나간 뒤로 소식이 없다. 사망 통보가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소련 지구에 포로로 가 있지 않나 짐작할 뿐이다. 스테오 씨의 아내는 몸이 약한 데다가 친정 식구마저 히로시마 원폭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아 상심이 크다. 이 집의 큰 아들인 이치로(치로)는 어린 나이에도 의젓하고 심지가 굳다. 둘째 아들이자 막내인 시로(욘)는 이제 막 돌이 지난 갓난쟁이다. 아버지의 고향이라는 사실 말고는 마음 붙일 곳 하나 없던 이 곳에 세 가족이 왔던 것은 그래도 오토라 아줌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치로네 엄마는 결국 병이 심해 죽게 되고 이치로 형제는 오토라 아줌마네로 와서 살게 된다. 동네 아이들은 말수가 적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치로를 끼워 주지 않고 그런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는 아줌마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이치로는 열쇠집 시로와 가까워지고 그러면서 곧 다른 아이들과도 친구가 된다. 이치로 형제가 쇼도시마에서 두 번째 보리 추수를 맞이할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이치로는 엄마 잃은 상처도 아물고 낯설고 외진 이 섬마을을 조금씩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밤, 이치로는 욘이를 무등 태우고 아이들이 노래 부르는 것을 곁에서 보고 있다. 그 때 처마 밑에 서서 두 아이를 바라보고 있던 검은 그림자가 바짝 다가선다. 포로로 잡혀있던 아버지가 풀려나서 돌아온 것이다. 이치로네 가족과 오토라 아줌마는 기쁨에 들뜨지만, 아버지가 전사한 동네 아이들은 이치로 아버지의 무사귀향에 되려 눈물이 난다. 그러나 돌아온 기쁨도 잠시, 소련에 있다가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이치로 아버지에게 일자리도 주지 않고 도외시한다. 다행히 농업학교에 들어가 농림기사가 되고 싶은 이치로의 꿈을 잘 알고 있던 열쇠집 시로 할아버지가 이치로 아버지에게 함께 농사를 짓지 않겠느냐는 고마운 제안을 한다. 그리고 또 오토라 아줌마와 살림을 합치라고 말까지 놓아 준다. 결국 9월 중순경 새롭게 식구가 된 네 사람은 부산히 살림을 옮기며 함께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