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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 만지는 시간
양장
이기철
민음사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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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속옷처럼 희망이 13
시간 15
시인이 걷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16
모르는 사람의 손이 더 따뜻하리라 17
아름다움 한 송이 부쳐 주세요 18
스무 번째 별 이름 20
레몬나무보다 굴참나무가 아름다울 때 21
나의 조용한 이웃들 22
내가 만지는 영원 24
흰 종이 위에 25
집이라는 명사 26
그리움 한 벌로 나는 일생을 버텼다 27
봉숭아와 나만의 저녁 28
아름다운 옷 29
새를 만나려고 숲으로 갔다 30
우리가 좋아하는 것 32
길은 나비를 기다리는 표정이다 33
나의 말에는 새싹이 자란다 34
삼월 36
저 식물에게도 수요일이 온다 37
생활이라는 미명 38
인공누액 40
머리카락에는 별빛이 42
그땐 시를 읽는다 43
봄아, 넌 올해 몇 살이냐 44
백지 위에 · 을 찍듯이 45
아름다운 사람이 잡아당기면 46
흰 꽃 만지는 시간 48
사랑에 대한 귀띔들 49
시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말 50

2부
기슭에서의 사색 53
베라 피그넬의 봄날 55
돌을 사랑하는 다섯 가지 이유 56
내가 만일 상인이라면 58
나비 60
가슴 공원 61
들판 정원 62
명멸(明滅) 64
고요의 극지 66
작은 바람 67
금계국 사전 68
시 쓰는 일 69
시욕은 물욕보다 한 단계 아래다 70
내 정든 계절들 71
아름다움 제조법 72
풀밭 73
낙랑(樂浪) 74
산새가 사는 마을 75
애잔 76
새털귀밑구름을 칭송함 77
12월 답장 78
목백일홍 옛집 80
후포 통신 81
나무를 눕히는 방법 82

3부
불행에겐 이런 말을 85
그때 흰나비가 날아왔다 87
오해 88
사과나무는 나보다 키가 크다 89
남원(南原) 90
마음이 출렁일 때마다 91
하루에 생각한 것들 92
채송화 수첩 94
꽃자리에 나도 앉아 96
유리잔 같은 아침 97
미미(微微) 98
내일은 영원 100
삭거(索居) 102
행화원기 103
햇빛에 신발을 말리는 풀잎들 104
깨끗한 슬픔 105
햇빛의 독촉들 106
오전의 기분 107
나무 108

작품해설│유성호 109

저자 소개 1

李起哲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영남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3년 경북대학교 주최 전국대학생 문예작품 현상모집에서 시 「여백시초」가 당선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춘수 시인과 만났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1974년 첫 시집 『낱말추적』을 시작으로 『청산행』, 『전쟁과 평화』,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흰 꽃 만지는 시간』, 『산산수수화화초초』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소설집으로 『땅 위의 날들』, 에세이집으로 『손수건에 싼 편지』, 『쓸쓸한 곳에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영남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3년 경북대학교 주최 전국대학생 문예작품 현상모집에서 시 「여백시초」가 당선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춘수 시인과 만났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1974년 첫 시집 『낱말추적』을 시작으로 『청산행』, 『전쟁과 평화』,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흰 꽃 만지는 시간』, 『산산수수화화초초』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소설집으로 『땅 위의 날들』, 에세이집으로 『손수건에 싼 편지』, 『쓸쓸한 곳에는 시인이 있다』, 『영국문학의 숲을 거닐다』 등을 펴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청도 낙산에서 ‘시 가꾸는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문학상, 후광문학상, 김수영문학상, 금복문화예술상, 도천문학상, 시와시학상, 최계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1972년 『현대문학』 등단
1976년부터 「자유시」동인
1993-4년 대구시인협회 회장
2007년: 한국어문학회 회장, 한민족어문학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2011-12년: 대구예술가곡회 회장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여향예원, 시 가꾸는 마을』 운영

* 수상 경력
1960년, 아림예술상
1963년, 전국대학생문예작품현상모집에 당선
1982년, 대구문학상 수상
1992년 후광문학상(제1회)수상
1993년 김수영문학상 수상
1998년, 시와시학상 수상
2000년, 대구시 문화상 수상
2001년, 최계락문학상 수상
2022년, 박목월문학상, 문덕수문학상 수상

* 발행시집
1974년 낱말추적, 중외출판사
1982년 청산행, 민음사(시집 중 『청산행』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1985년 전쟁과 평화, 문학과 지성사
1988년 우수의 이불을 덮고, 민음사
1989년 내 사랑은 해지는 영토에, 문학과 비평사
1991년 시민일기(장시집), 우리문학사
1993년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문학과 지성사
1995년 열하를 향하여, 민음사
1998년 유리의 나날, 문학과 지성사
2000년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이 시집 중 『네 켤레의 신발』이 중학 국어교과서 수록)
2004년 스무 살에게, 수밀원
2005년 가장 따뜻한 책, 민음사
(시집 중 『따뜻한 책』 중학 국어교과서 수록)
2006년 정오의 순례, 애지
2007년 동시집 나무는 즐거워, 비룡소
(시집 중 『허수아비』초등국정국어교과서수록)
2008년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서정시학
2011년 잎 잎 잎, 서정시학
2012년 나무, 나의 모국어, 민음사
2014년 꽃들의 화장시간, 서정시학
2017년 흰 꽃 만지는 시간, 민음사
(시집 중 『내일은 영원』 중학 국어교과서수록)
2018년 단행시집 풀잎에 쓴 시, 시선사
2019년 『산산수수화화초초』 서정시학, 이 시집으로 전국시 낭송회 『서정시삼천리』 창설
2019년 영역시선집, Birds, Flowers and Man, 영남대출판부(노저용 역)
2021년 영원 아래서 잠시, 민음사
2024년 오늘 햇살은 순금, 서울셀렉션

* 시 선집
1998년 가혹하게 그리운 이름, 좋은 날
2012년 별까지는 가야한다(육필시선집),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13년 노래마다 눈물이 묻어있다, 시인생각
2021년 저 꽃이 지는데 왜 내가 아픈지, 문예바다

* 에세이집
1998년 손수건에 싼 편지, 모아드림. 작가
1998년 인간주의 비평을 위하여(비평서), 좋은 날
2005년 쓸쓸한 곳에는 시인이 있다(에세이집), 문학동네
2011년 영국문학의 숲을 거닐다(기행문집), 푸른사상
2021년 김춘수의 풍경, 문학사상사
2021년 우리 집으로 건너온 장미꽃처럼(에세이집) 문학사상사
2023년 책갈피에 내리는 저녁(에세이집), 솔과학
2024년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것네, 이상화기념사업회

* 소설집
땅 위의 날들(소설집) 민음사
리다에서 만난 사람(소설집) 좋은날출판사

* 동시집
2007년 나무는 즐거워, 비룡소
(시집 중 『허수아비』 초등 2학년 국어교과서 수록)

이기철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2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282g | 124*210*20mm
ISBN13
9788937408540

책 속으로

흰 종이 위에

나는 쓴다 흰 종이 위에
내가 지나온 마을 이름을
마을이 내어놓은 가르맛길을
흰 종이 위에 나는 쓴다
내가 읽은 책을
김소월 로세티 릴케 쉼보르스카를
연필심이 다 닳도록 나는 쓴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덧저고리를
저고리 깃에 반짝이는 하얀 동정을
망개나무 만나러 오르막길 가는
신발 소리 유난한 자드락길과
낮에 나온 반달의 흰 눈썹을
연필심을 깎아 다시 쓴다
오래 전 앓다 나은 따스한 병을
내 전부를 다 던지지 못한 젊은 날의 사랑을
물방울꽃을 데리고 왔다 저 혼자 가 버리는
내 땅의 봄날을
‘사’만 쓰고 ‘랑’을 못 쓴 미완의 시를!


시 쓰는 일

시 쓰는 일은 나를 조금씩 베어 내는 일
면도날로 맨살을 쬐끔씩 깎아 내는 일
입천장, 겨드랑이, 사타구니, 항문까지
쬐끔씩 발라내는 일
부끄러움도 아픔도 쬐끔씩 참는 일
누추를 환부로 녹여 머큐로크롬을 바르며
낫지 않아서 더 아끼는 병(病)
병에서 돋는 새파란 싹을 기르는 일
평범을 다져 비범으로
깨소금 마늘 양념을 버무리는 일
주검까지 가다가 죽지는 않고
절뚝이며 휘청이며 돌아오는 일
시 쓰는 일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꽃이 뿌려진 순례길

나는 쓴다 흰 종이 위에
내가 지나온 마을의 이름을
-「흰 종이 위에」에서

이기철에게 시를 쓰는 행위는 끝나지 않는 수행이자, 아름다움을 향한 순례이다. 수행과 순례에 있어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시인에게 시 쓰는 일은 결국 “나를 조금씩 베어내는 일”이고 “면도날로 맨살을 쬐끔씩 깎아 내는”일이 된다. 수행과 순례의 종착점은 “낱장들에 내가 쓰고 싶었던 말”이겠지만, 도착지는 시의 완강함에 의해 끝없이 유예되거나, 시인의 의지에 의해 연착된다. “주검까지 가다가 죽지는 않고/ 절뚝이며 휘청이며 돌아오는 일”에 시인은 오체투지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시인은 아름다움이 있음을 믿는다. “시인이 걷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소 긴 시의 제목은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을 관통하는 세계를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아름다운 길은 이른바 꽃길이 아닌, 고통과 고난의 순례인 것이다.

너른 서정의 존재론

고요는 새들이 제 소리를 거두어 간 빈자리다
새가 아니라면 누가 노래를 만들 수 있나?
-「고요의 극지」에서

흰 종이에 발자국을 찍어야 하는 고통 끝에 시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아름다움의 원형이다. 이기철이 보여 주는 인간 보편의 꿈과 기품은 색깔도 무게도 손도 발도 없는 것, 오늘과 내일과 영원을 만들어 간다. 이는 서정시가 갖는 원초적 특성, 즉 통일성을 회복하려는 시인의 근원적 노력이라 할 것이다. 이기철의 서정은 자아와 세계를 동일화하려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세례를 향해 열린 정신, 꽃과 풀잎, 강물과 단풍을 쉽게 은유하지 않고, 쉬이 단정 짓지 않으려는 섬세한 시심에서에야 가능하다. 모두가 각자의 소리를 내지만 모두가 크게 소리 내지는 않는 세계, 그것이 극지의 고독이며 이기철 시인의 찾는 서정의 존재론이다.

추천의 말

이기철 시인은 존재론적 기억과 시간에 바쳐진 총체로서의 시를 써 간다. 우리는 그의 시편을 통해 서정시가 개인적 경험의 산물이자 동시에 보편적 삶의 이치를 노래하는 양식임을 깨닫는다. 지나온 날들에 대한 그리움에서 촉발하면서도 삶의 보편적 이치에 이르려는 그의 상상력은 매우 견고하고 풍요롭다.
-유성호(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출생, 등단, 직업, 주소, 이 이종의 성분들이 생애의 디딤돌이자 고삐였다. 현실 너머로 가려는 타래 많은 꿈은 언제나 이런 고삐와 길항했다. 미지에 사로잡힌 영혼을 붙들고 이 시대의 빈혈인 아름다움 몇 포기 꽃 피우려 시간을 쓰다듬으며 시를 썼다. 내 노래이고 내 비탄인, 내 고백이고 내 앙탈인 시편들, 그 낟가리들이 내 걸어온 날의 지울 수 없는 비망(備忘)이다. 햇빛 밝은 날은 옷소매에 꽃 향이 묻기도 했고 맨 땅을 가다가 취우(驟雨)를 만나기도 했지만 그리움 한 벌로 나는 일생을 버텼다. 숨은 차지만 시인이 걷는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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