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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 채소들의 씽씽 달리기 한판!
박형욱 (도서2팀)
2011.10.26.
탱글 통통 토마토와 방금 닦은 당근을 넣고 꿀을 듬뿍 더해 주스를 만듭니다. 어린 시절 저에게 당근을 먹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지요. 지금에 와서 보면 그냥 맛있는 음료입니다만, 당시에는 토마토와 당근의 비율을 지킨다는 전제 하에 큰맘 먹고 엄마를 위해 마셔드렸던 겁니다. 그렇고말고요. 아이들에게는 (생각보다 많은 수의 어른들에게도 역시) 아무리 마음을 꾹꾹 다잡아도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채소'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이지요.
알록달록 그림과 재잘재잘 말놀이 『채소가 최고야』는 그런 채소를 흥미로운 놀이거리로 만들어줍니다. "알고 보니 채소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구나. 이제부터는 매일 채소를 먹고 튼튼해질 테야."를 말하게 하기에 앞서 채소와 친해질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알록달록 싱싱한 채소를 사실감 있게 묘사하면서도 재치 있는 표현으로, 당근, 가지, 양파라고 말하는 순간 웩 소리가 나오는 대신 키득거리게 만들어 주지요. 저 표지의 싱글싱글 웃고 있는 채소들을 보고 어떻게 눈살을 찌푸릴 수 있겠어요. 흠, 이것 또한 어른의 시각일 뿐일까요? 채소들의 달리기 시합이 있는 날. 출전 선수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 들뜬 표정으로 출발선에 서있습니다. 나란히 나란히 누에콩도 준비를 하고, 인기 만점 마늘은 알통이 올통볼통 자신감이 넘칩니다. 파릇파릇 파슬리도 질 수 없지요. 후다닥 달려나갈 채비를 합니다. 네 맞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채소들이 펼치는 스펙터클 레이스의 장면 장면을 입에 착착 붙는 귀여운 말놀이로 중계해줍니다. 등장하는 채소들의 개성을 짧고 간단한 말 속에 십분 담아냈고, 리듬감도 있어 입 밖으로 소리 내 함께 읽기에 좋습니다. 책 구석구석에 채소들의 이야기가 숨어있어요! 하지만 이 시점에 재미있는 말놀이 책, 아기자기한 그림책 한 권 잘 읽었다고 만족하고 덮기엔 아직 이릅니다. 이 얇고, 글이라고는 몇 줄 없는 그림책에는 의외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으니까요. 부지런하고 꼼꼼한 작가는 책 속 곳곳에 등장인물(?)들의 드라마를 숨겨놓았어요. 경기 초반 1등으로 달려 나간 순무는 과연 끝까지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야무지게 다문 입매에서 잘 해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호박은 얼마나 선전할지, 토마토는 출발선에서 달릴 준비는 안하고 왜 두리번거리고 있는지. 궁금하시겠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어야 알 수 있지요. 후후. 또, 지면 관계상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다른 채소들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이 책을 알차게 읽는 방법이 될 겁니다.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랄까요? 아니 그보다는, 항상 낮은 곳에서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주는 땅과 건강한 식재료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소재라고 하면 적당할 듯 합니다. 조금 거창한가요? "꺅 귀여워!"로 시작했는데, 마지막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말았네요. 그래도 읽고 또 읽어도 거부감 들지 않을 책이니 마음 놓고 보셔도 좋습니다! |
아이에게 채소 먹이기 힘드셨죠?
억지로 먹인다고 되나요? 먼저 채소와 친해져야죠. “나물 좀 먹자. 몸에 좋은 거야. 그럼 김치 먹을래?” 채소 반찬은 싫다며 입을 꼭 다문 아이, 제발 좀 먹어 달라며 다그치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는 엄마. 우리 식탁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꼭 필요한 채소를 오물오물 잘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애가타는 엄마들의 고민을 시원스레 덜어줄 책 [채소가 최고야]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채소들의 달리기 대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날마다 식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채소들이 가득하지요. 무, 당근, 배추, 단호박처럼 경주에 참가한 채소들도 있고, 감자, 브로콜리, 가지처럼 응원하는 채소들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오이, 낚시를 하는 고구마도 있고요. 채소들은 힘껏 달리고, 열심히 응원하고, 깜짝 놀랄 사건도 일으키며 달리기 대회를 맘껏 즐깁니다. 마침내 1, 2, 3등 자랑스러운 채소도 가려지고요. 이 책에는‘채소를 많이 먹어야 해. 그래야 건강해져.’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그런 뻔한 훈계는 아이들에게 지루할 뿐입니다. 아이들이 채소를 잘 먹기 위해 필요한 건 먼저 채소가 만나면 반갑고 재미있는 친구가 되는 게 아닐까요? 이 책을 본 아이들은 갖가지 채소들과 함께 달리고 응원하면서 이야기의 재미에 흠뻑 빠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채소를 내 친구로 여기게 됩니다. 엄마가 살짝 거들어 준다면 채소 반찬으로 밥 한 그릇 뚝딱 하는 날도 멀지 않을 거예요. 식탁 위의 채소를 보며 아이와 이야기 나누는 거지요. “어머, 강에 풍덩 빠진 단호박이네. 이제 괜찮니?”하면서 한 입, “아이코, 1등을 하다가 잠깐 부끄러워하는 사이에 3등이 되어버린 배추구나. 속상해하지마. 3등도 참 잘 한 거야.”하면서 또 한 입, 이렇게요. 아이들 입에 착착 붙는 채소 말놀이 한창 말을 배우는 아이들은 말의 소리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아무 의미 없는 소리를 반복하며 재미있다고 까르르 넘어가고, 책을 보다 의성어나 의태어가 나오면 꼭 따라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글은 그 또래 아이들이 다양한 채소들의 이름을 익히며 어휘를 확장하고, 신나게 말놀이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만족스럽습니다. 나란히 나란히 누에콩, 파릇파릇 파슬리, 실룩샐룩 샐러리처럼 글에서 운율과 리듬감이 넘치도록 단어들의 선택 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글이 그 자체로 입에 착착 붙는 말놀이처럼 느껴지도록 한 것이지요. 노래를 하듯 재미있게 따라할 수 있는 글은 아이들이 채소가 가득한 이 책을 더욱 즐겁게 보도록 도와줍니다. 책을 본 뒤, 엄마와 함께 채소 말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간들간들 가지, 북슬북슬 브로콜리처럼 아이가 다양한 표현을 맘껏 써 보도록 한다면 언어력,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채소 그림, 본 적 있으세요? 이 책에 나오는 채소 그림은 아이들이 늘 보는 채소 모양 그대로 아주 사실적입니다. 그러면서도 채소들의 표정이나움직임이 제작기 다 살아 있어 아이들이 그림을 보고 채소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공감하도록 이끕니다. 모양을 바꾸거나 특별한 장치를 쓰지 않고도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채소 캐릭터를 만들어낸 그림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린 야마무라 코지는 세계적으로 이름 난 단편 애니메이션의 거장입니다. 작품이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인 안시, 자그레브, 히로시마,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모두 그랑프리를 휩쓸고, 제75회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정식으로 노미네이트되기도 해 현대 단편 애니메이션의 1인자라 불립니다. 역시 다양한 채소들을 자유자재로 뛰어놀게 만든 그림에서 거장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각 장면에서 주인공이 되어 달리는 채소들뿐만 아니라 배경에서 응원을 하는 채소들도 하나하나 다 찾아보세요. 뒤표지에서 3등 메달을 만지 작거리는 못마땅한 표정의 배추, 혼자서만 뒤돌아선 오이, 그 숨겨진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풍성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한 채소 그림. 책을 보는 누구나 채소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