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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6-03-15
안녕하세요? 그림책공작소 공작소장입니다.
일본의 아동 문학가 미야자와 겐지는 1933년,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연, 공생, 가치적인 삶 등을 담은 그의 작품들은 계속 세상에 밝은 빛을 내고 있지요. 저한테는 詩 ‘비에도 지지 않고’가 가장 찬란한 빛이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를 알게 된 건 대학생 때입니다. 어느 날 큰비가 와 강의실보다 가까운 도서관으로 뛰었지만 전 이미 젖었습니다. 기왕에 도서관에 온 거 읽을 책을 찾던 중, 누운 책 한 권을 보았습니다. 표지에는 갈색 배경에 중절모를 쓴 남자가 있고, 제목은 일본어(“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쯤이었으리라)였지요. 다시 보니 거기는 일본 문학(원서) 서가였고, 일본어를 모르니 그저 파라라락 넘기는데 반가운 활자가 보였습니다. 누군가 한글로 쓴 첫 줄이 바로 “비에도 지지 않고”였습니다. 이렇게 저는 비를 피하려고 갔던 도서관에서 이 시를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군대에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화가 날 때, 사는 게 지칠 때, 아버지를 보내드릴 때도…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 혼자 어렵사리 출판사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이 시를 그림책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야마무라 코지의 그림으로 더 큰 울림을 받았고, 볼 때마다 감동을 더해 ‘유아용 그림책’, ‘수익’ 같은 말을 이내 잊었지요. 20년 동안 이 시에서 받은 위로와 용기를, 지쳐 있거나 지칠지 모를 모든 분과 그저 나누고 싶었고 여러분도 "비에도 지지 않고"를 보며 저처럼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출간을 결정했습니다. 일본 문학과 일본어 번역의 전문가이신 엄혜숙 선생님께서 고이 옮겨 주셨고, 이런 벅찬 감회를 겐지님께도 전하려고 그가 죽기 이태 전, 이 시를 수첩에 처음 적었던 1931년 11월 3일 날짜를 맞춰 2015년 11월 3일을 발행일로 삼았습니다. 인쇄며 제본에도 그만큼 공들였고요. 이 책이 여러분께 용기와 위로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덧) 이 책은 미국인 일본 문학가, 아서 비나드의 영역에서 비롯되어 그림책 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원서에는 영어 시(Rain won't)가 본문마다 그림 중간에 있고 하단에 일본어가 표기되었지만, 한국어판은 이 멋진 그림을 마음껏 감상하시라고 본문 그림 위에 영어 시구는 모두 빼서 본문 마지막 장에 구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