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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정든 유곽에서 봄 밤 또 비가 오고 루우트 기호 속에서 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 口 話 出埃及 移 動 소 풍 自 然 물의 나라에서 돌아오지 않는 江 여름산 편 지 라라를 위하여 금촌 가는 길 꽃 피는 아버지 어떤 싸움의 記錄 家族風景 모래내·1978년 벽 제 세월의 집 앞에서 그 날 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그해 가을 그날 아침 우리들의 팔다리여 그러나 어느날 우연히 人生·1978년 11월 성탄절 제대병 蒙昧日記 사랑日記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아들에게 연애에 대하여 기억에 대하여 밥에 대하여 세월에 대하여 處 刑 눈 다시, 정든 유곽에서 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 ▨해설·幸福 없이 사는 훈련·황동규 |
李晟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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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우리는 아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몸 어딘가가 썩어 들어가는데도 아프지 않다면, 이보다 더 난처한 일이 있을까? 문제는 우리의 아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있다. 오히려 아픔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살아야겠음>의 경보라고나 할 것이다.
정신의 아픔은 육체의 아픔에 비해 잘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은 병들어 있으면서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의 아픔, 그것만 해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병들어 있음을 아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할지라도 치유의 첫 단계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픔만을 강조하게 되면, 그 아픔을 가져오게 한 것들을 은폐하거나 신비화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그 진실 옆에 있다는 확실한 느낌과, 그로부터 언제 떨어져나갈지 모른다는 불안한 느낌의 뒤범벅이 우리의 행복감일 것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 --- 시인의 산문 중에서 |
누이가 듣는 音樂 속으로 늦게 들어오는
男子가 보였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 音樂은 죽음 이상으로 침침해서 발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雜草 돋아나는데, 그 男子는 누구일까 누이의 戀愛는 아름다워도 될까 의심하는 가운데 잠이 들었다. 牧丹이 시드는 가운데 地下의 잠, 韓半島가 소심한 물살에 시달리다가 흘러들었다 伐木 당한 女子의 반복되는 臨終, 病을 돌보던 靑春이 그때마다 나를 흔들어 깨워도 가난한 몸은 고결하였고 그래서 죽은 체했다. 잠자는 동안 내 祖國의 신체를 지키는 자는 누구인가 日本인가, 日蝕인가 나의 헤픈 입에서 욕이 나왔다 누이의 戀愛는 아름다워도 될까 파리가 잉잉거리는 하숙집의 아침에 (p. 14, 정든 유곽에서)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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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가 듣는 음악(音樂) 속으로 늦게 들어오는 男子가 보였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 音樂은 죽음 이상으로 침침해서 발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잡초(雜草) 돋아나는데, 그 男子는 누구일까 누이의 연애(戀愛)는 아름다와도 될까 의심하는 가운데 잠이 들었다 // 목단(牧丹)이 시드는 가운데 지하(地下)의 잠, 한반도(韓半島)가 소심한 물살에 시달리다가 흘러들었다 벌목(伐木) 당한 女子의 반복되는 임종(臨終), 병(病)을 돌보던 청춘(靑春)이 그때마다 나를 흔들어 깨워도 가난한 몸은 고결하였고 그래서 죽은 체했다 잠자는 동안 내 조국(祖國)의 신체를 지키는 者는 누구인가 일본(日本)인가, 일식(日蝕)인가 나의 헤픈 입에서 욕이 나왔다 누이의 연애는 아름다와도 될까 파리가 잉잉거리는 하숙집의 아침에 // 2 엘리, 엘리 죽지 말고 내 목마른 나신(裸身)에 못박혀요 얼마든지 죽을 수 있어요 몸은 하나지만 참한 죽음 하나 당신이 가꾸어 꽃을 보여 주세요 엘리, 엘리 당신이 승천(昇天)하면 나는 죽음으로 월경(越境)할 뿐 더럽힌 몸으로 죽어서도 시집 가는 당신의 딸, 당신의 어머니 // 3 그리고 나의 별이 무겁게 숨 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혈관 마다마다 더욱 붉어지는 신음(呻吟), 어두운 살의 하늘을 날으는 방패연, 눈을 감고 쳐다보는 까마득한 별 // 그리고 나의 별이 파닥거리는 까닭을 말할 수 있다 봄밤의 노곤한 무르팍에 머리를 눕히고 달콤한 노래 부를 때, 전쟁(戰爭)과 굶주림이 아주 멀리 있을 때 유순한 혁명(革命)처럼 깃발 날리며 새벽까지 행진(行進)하는 나의 별 // 그리고 별은 나의 조국에서만 별이라 불릴 것이다 별이라 불리기에 후세(後世) 찬란할 것이다 백설탕과 식빵처럼 구미(口味)를 바꾸고도 광대뼈에 반짝이는 --- p.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