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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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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의자에만 앉으면 우는 아이를 위해
이정연 (kafkayeo@yes24.com)
2018.10.25.
처음 파마하던 날의 기분을 기억한다.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변신하고 싶었던 나는 단정한 머리가 최고라던 엄마의 고집을 꺾고 미용실에 갔다. 그러나 막상 낯선 사람이 가위를 들고 머리를 만지기 시작하니 덜컥 겁이 나서 꽤나 울었던 것 같다.
『머리하는 날』 은 어릴 적 나처럼 파마에 겁 먹은 아이가 미용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아이의 시선에서 느낀 미용실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덕분이다. 주인공 아이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아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들어간다. 낯선 곳에서 남에게 머리를 맡기니 긴장한 아이를 달래주는 미용사의 친절한 말도 들리지 않는다. 대신 머리하는 소리만이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머리카락이 잘리는 사각사각 소리에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장면을 떠올리고, 돌돌 만 파마 롤은 뼈다귀가 된다. 뼈다귀를 보고 공룡이 다가오면 어쩌지? 아이는 걱정한다. 머리에 열을 더하는 기계를 쓰자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상상을 펼친다. 상상하다 보니 어느새 파마가 예쁘게 되어, 아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 생일 파티에 간다. 『머리하는 날』은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읽으면 더 좋다. 아이에게는 미용실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어른에게는 미용실을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아이와 함께 미용실에 갈 생각이라면 『머리하는 날』을 재미있게 읽어주자. 그리고 미용실에 가서 겁 먹은 아이에게 책 속의 나뭇잎과 비행기 이야기를 해주자. 울음을 그치고 상상하기 시작한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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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으로 채색된 일상
처음으로 머리를 하는 아이에게 미용실은 어떤 공간일까요? 아마도 신기하면서도 무섭고 두려운 곳이겠지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 받은 아이는 복잡한 마음으로 미용실에 들어서지요. 화려한 미용실 아줌마와 다양한 헤어컷 사진들도 아이의 눈에는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머리하는 과정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으면, 누구든 신경이 바짝 쓰이게 마련이지요. 미용사 아줌마가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말을 걸지만, 이런 상황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긴장한 아이는 작은 소리 하나에 집중합니다. “사각 사각.” 잘려 나가서 바닥에 쌓이는 머리카락 뭉치는 왠지 나뭇잎을 연상시킵니다. 한 번 시작된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지요. 파마 롤을 말려고 종이를 대고 약품을 바른 머리는 새둥지가 되고, 돌돌 말린 파마 롤은 다양한 뼈다귀로 변신해 숲에 사는 공룡의 입맛을 다시게 하지요. 둥근 기계를 쓰고 열처리를 할 때에는 비행기를 타는 상상을 합니다. 상상의 힘으로 버틴 시간 덕일까요, 짜자잔 머리는 마음에 쏙 들게 나왔습니다. 통통 튀는 유쾌한 마음 왜 머리를 했는지, 그 까닭은 뒷이야기로 붙습니다. 아이는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를 하고 생일 파티에 갑니다.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뽀글뽀글 폭탄이래요.” 하고 놀림을 받던 남자 아이입니다. 그 애와 똑같은 머리를 하고 한껏 꾸미고 온 모습만으로도 좋아하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런데 좋아한다는 느낌을 풍기면서도, 말은 무심하게 “안녕! 폭탄 머리!”라고 건넵니다. 아이의 고백은 부담스럽지 않고 깜찍합니다. 알콩달콩한 모습은 뒤표지로 이어지고, 간질간질한 마음은 행복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내 감정으로 같이 호흡하는 이야기 작가는 아이의 일상과 감정을 무심한 듯 툭툭 그려 내면서, 독자에게는 다음 장면을 함께 상상해 볼 틈을 줍니다. 머리하는 과정을 보여 줄 때는 두려움에 찬 아이 얼굴을 집중했다가 상상의 결과를 보여 주는 반복적인 패턴을 활용합니다. 단순한 반복 안에서 작은 단서들을 통해 다음 장면을 상상할 수 있지요. 비슷한 경험이 있든 없든, 그림책 속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고, 재미난 상상 놀이는 독자의 일상에도 톡! 하고 씨를 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