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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光洙, 춘원春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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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우리 땅은 날로 아름다워간다. 우리의 연약하던 팔뚝에는 날로 힘이 오르고 우리의 어둡던 정신에는 날로 빛이 난다. 우리는 마침내 남과 같이 번적하게 될 것이로다. 그러할수록에 우리는 더욱 힘을 써야 하겠고, 더욱 큰 인물…… 큰 학자, 큰 교육가, 큰 실업가, 큰 예술가, 큰 발명가, 큰 종교가가 나야 할 터인데, 더욱더욱 나야 할 터인데, 마침 금년 가을에는 사방으로 돌아오는 유학생과 함께 형식, 병욱, 영채, 선형 같은 훌륭한 인물을 맞아들일 것이니 어찌 아니 기쁠까. 해마다 각 전문학교에서는 튼튼한 일꾼이 쏟아져 나오고 해마다 보통학교 문으로는 어여쁘고 기운찬 도련님, 작은아씨들이 들어가는구나. 아니 기쁘고 어찌하랴.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울 것이 아니요, 무정하던 세상이 평생 무정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가멸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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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의 성립을 증명한 이광수의 ‘무정’한 세계, ‘유정’한 꿈
『무정』은 이광수의 대표작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소설로,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모두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다. 한국 현대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되는 이 작품은 지금껏 근대화를 주장한 소설이라 많이 일컬어졌지만, 나아가 탈근대화가 필요함을 주장한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작중 인물 이형식은 어릴 적 미래를 기약했던 영채와 미국 유학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선형 사이에서 누구를 아내로 택할지 고민하는데, 옛정과 신의를 따를 것인가, 부귀와 성공의 길을 갈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는 삶에서 계속되는 난제이기에 『무정』의 현재성이 가로놓여 있다. 이 소설의 감수를 맡은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무정』은 최초의 한국 현대소설로서의 위치뿐만 아니라, 발표 당시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소설의 문제작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방민호 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이 소설의 제목이 ‘무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영채를 향한 형식의 태도가 무정한 사람의 그것이었기 때문이며, 정을 따라 살지 않고 입신출세의 욕망을 따른 형식의 이야기를 썼다는 의미에서 『무정』은 ‘무정’이 되어야 했다”라고 설명하고, 더불어 “『무정』은 형식이 영채를 버리는 것과 같은 ‘무정’한 생존의 논리, 그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세계에 머무르지 말 것을, 그러한 세계로부터 나서서 영채와 같은 구세계의 사람, 헐벗은 사람, 그리고 여성도, 민중도 형식과 선형과 같이 삶의 가능성을 부여받은 사람과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을 꿈꿀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무정』은 이광수라는 천재 지식인 작가가 당대의 첨단 지식들을 자기라는 한 개체 안에 끌어모아 서로 다른 것들을 변형시키고 잇대면서 그의 삶의 경험과 감정과 상상력을 불어넣어 축조한 복잡한 구조물이다. 이 소설은 이형식이라는 한 근대 청년의 고독한 내면세계를 풍부하고도 깊게 묘사해나가면서 당대의 세계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탐색한 이광수 문학의 진미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춘원 이광수 전집’의 특징 첫째, 이광수가 남긴 ‘모든’ 글을 수록한다. 전집은 현재 소설 25권의 목록이 확정된 상태이고, 나머지 목록은 현재 기획 중에 있다. 그 밖의 문학 장르(시, 수필 등)와 일반 산문, 논설, 실용문 등을 감안하면 30여 권으로 완간될 것이다. 춘원의 전집은 해방 후 1962년 삼중당(전 20권)과 1979년 우신사(전 11권)에서 발행된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때 이미 편찬자의 판단에 따라 배제, 누락시킨 것이 많았고, 이후 지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새로이 발굴된 작품과 글도 적지 않았다. 춘원이광수전집발간실무위원장인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새로운 전집에서는 지금까지 누락되어왔던 춘원의 작품은 물론이고, 춘원의 ‘친일’ 작품, 일본어로 씌어진 대일협력 글 등까지 빠짐없이 수록할 예정인데, 이로써 이광수의 진면목과 전체상을 가감없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여, 그의 업적과 과오를 사실대로 보여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송현호 교수도 발간사에서 “춘원연구학회에서는 춘원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춘원학회가 아닌 춘원연구학회라 칭하고 창립대회부터 지금까지 공론의 장을 마련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둘째, 연구와 조사를 통해 작가의 의도가 가장 잘 살아 있는 저본을 선택한다. 춘원 이광수가 소설을 발표하던 당시에는, 관행상 첫 발표는 주로 신문 연재였고 이어서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가 생존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작품마다 다양한 이유에 따라 작품의 일부분이 훼손, 변질, 누락되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전집은, ‘작가 생존 시 발행된 마지막 단행본’을 저본으로 삼는 일반적인 문학출판의 관행에 구애받지 않고, 각권 감수위원의 연구와 조사 결과에 따라 저본을 선정하고 또 그 밖의 여러 판본을 참고함으로써, 각 작품의 정본에 가깝도록 만들고자 한 데에 의미가 있다. 셋째, 오늘의 감각에 맞는 현대어로 펴냄으로써 동시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춘원이 활동하던 때는 한글 사용이 막 정착되기 시작한 때였고, 또 춘원 사후 ‘이광수 전집’이 발간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이었기에, 당시의 한국어 문법이나 표기 등은 지금과 많이 달랐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사실상 독자들이 이광수의 작품을 읽기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감안하여, 작가의 문학적 의도나 표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 표기로 바꿈으로써, 독자들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2020년은 춘원 이광수의 70주기로, 이번 전집은 70주기에 맞추어 완간을 목표로 발간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이후 4권 『일설 춘향전』, 5권 『재생』, 6권 『마의태자』, 7권 『단종애사』, 12권 『유정』, 17권 『사랑』 등 여섯 권을 2차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